베네치아하면 리알토 다리가 워낙 유명해서 아무리 페기 구겐하임 가는 길이라도 일단 그 다리부터
보자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실제로 보면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해도 명성의 위력은 대단한 것인 경우가 많더군요.
아무튼 그 다리에는 여행객들이 많았는데요 다리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그 주변의 상점에 진열된
뮬품들이었습니다.


진열장에 걸려있는 아주 어린 아이들의 하얀 옷이 마음에 들어서 외손녀를 생각하면서 들어가게 된 친구가
있어서 우리들도 덩달아 들어갔지요. 그런데 홍은이는 가면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써보기도 했지만
값이 생각보다 비싸서 그저 써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버스도 택시도 다 수상이란 말이 붙는 곳, 베네치아가 그런 곳이란 것을 다리에서 바라보니 실감하겠더군요.


1월 1일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문을 닫으니 무라노,부라노 섬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다음 날이면
이런 유리공예를 실컷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우선 눈요기를 먼저 했지요.




서로 스치고 지나가는 곤돌라 너머에 보이는 세월의 흔적이 뚜렷하네요.
과일을 사려고 들른 시장,그런데 제 눈길을 먼저 끈 것은 역시 음악회 포스터였습니다.
어라, 내일 밤이네, 시간을 알아두고 장소도 알아두었는데요 알고 보니 여기가 바로 비발디와 관련된
성당이라고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더니 (이탈리아 말을 알 수 없어서요 )
할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연령대에 따라서 어린아이와 노인의 경우 할인이 적용된다고요
그런데 안에 진열된 다양한 씨디들이 있어서 그것도 마저 물어보니 바로 내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많은 음반을 녹음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믿을만하겠네 ,내일 밤을 기대해보자 마음을 정했습니다.


피렌체에서도 두 번이나 밤에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이번 여행에서는 음악과도 인연이 깊다는 것이 뭔가 더 즐거운 기분을 북돋아주엇지만 문제는 기침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


드디어 페기 구겐하임으로 가기 위해 올라탄 수상 버스, 그 안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승객의 어깨너머로
튀니지에서 일어난 소요가 확 눈에 들어옵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우리는 그저 구경꾼에 불과한 것일까요?
수상 버스에서 내려 미술관에 가는 길, 길거리에서 베네치아 사진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요
사진뿐만이 아니라 달력으로도 팔고 있더군요. 달력 하나를 구하면 일년이 즐거워서 하나를 구한 다음
혹시나 해서 하나를 더 사면 할인이 되는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당연히 그렇다면 뒤에 말한 값으로 두 개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돈을 냈더니 그게 아니고
처음 달력은 원래 값으로 그 다음 것은 뒤에 말한 값으로라고 하더라고요. 아하, 그런 계산법도 있구나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선물 받은 사람이 기뻐했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지만 그 때 당시는 어리둥절했었거든요.


여기가 어디길래 이렇게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 있나 궁금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가 바로
아카데미아 미술관앞이었습니다.



드디어 목적지 페기 구겐하임 뮤지움에 도착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