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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리카르디 팔라초 들여다보기

| 조회수 : 1,455 | 추천수 : 27
작성일 : 2011-01-27 15:21:55

메디치 리카르디 팔라초에서 물론 가장 관심갖고 간 것은 동방박사의 행렬이었지만 그 곳에서 꼭

그 작품만을 만나는 것은 아니란 점, 늘 의외성에서 진짜 선물이 생기는 법이란 점은 이 곳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일층을 돌아다니다가 이 얼굴을 자주 만났지요. 당연히 궁금해서 물어보니 이탈리아의 시인이라고 하네요.

어떤 시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단눈치오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가물가물 떠오르네요.



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정원이 눈길을 끌더군요.



그렇다면 이 정원이 미켈란젤로가  들어와서 살았던 집의 정원인가, 갑자기 생각은 엉뚱한 곳으로 비약을 하고



당시에 신플라톤주의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했다는 곳도 여기일까, 아니면 다른 곳일까 역사적인 장소에

들어와 있다는 실감을 하게 되더라고요.



유리너머로 안에 뭔가 진열된 것이 보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잠깐 들러가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옛 작품들을 원작은 아니지만 여러 점 볼 수 있었습니다.






뒤에 붙어 있는 피아노 치는 남자의 사진에 관심이 가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지요.



같은 조각이라도 어떤 배경으로 놓여 있는가에 따라서 느낌이 사뭇 다른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한 사회에 풍미한 사상이라는 것은 그것이 종교이건 사상이건 단순히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끝나는

법은 없겠지요? 개인이 내밀하게 사용하는 물건에 조차 그 흔적은 강하게 남아 있게 마련이란 것을

강렬하게 느끼게 되는 것, 그래서 다시 그 시대를 들여다보고 지금과 어떻게 다른가, 나는 어떤 영향하에서

살아가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도 여행이 주는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오랜 기간 한 가문 혹은 다른 가문이 살아온 흔적이 여러가지로 겹쳐서 남아있는 공간이라 박물관이

주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었지요.



앞으로 천사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되면 이 이미지도 역시 함께 떠오를 것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여기서 저기서 자주 만나니 공연히 친숙한 기분이 드는 묘한 날이기도 했네요.





이 공간에서 시인, 이사도라 덩컨을 포함한 예술가들,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흔적, 그리고 단테에 관한

기록을 만난 것, 이런 것은 전혀 예상밖의 일이어서 오히려 더 흥미를 느끼는 시간이 되었지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20세기 초에 발간된 잡지라고 하네요.





이런 기록을 보고 있자니 시대마다 그 인물이 어떻게 수용되고 변용되는가를 보여주는 전시가 있다면

도움이 크게 되련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지만 단테를 비롯한 그 시기의 문학인들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물론 현장에서 느낀 강렬함이 그 곳을 떠나면 점점 희미해져서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가끔은 남아 있던 불씨가 다른 상황에서 자극을 만나 확 타오로는 경우도 있다는 것,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요.





잡지가 전시된 방에서 만난 장면입니다.





시간여유가 있다면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질문에 간간히 대답해주는 그 공간을 지키고 있던

사람과 더 대화를 나누면서 20세기의 이탈리아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지만 그것은 다음의 과제로 미루고

아쉬운 마음을 담고 그 곳을 나왔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1.1.27 6:15 PM

    레나토 라누치//로마여 안녕(Arrivederci Roma) - 클라우디오 빌

  • 2. coco
    '11.1.28 4:19 AM

    가브리엘 다눈치오, 뭐라 설명을 몇마디로 붙여야 할까요. 이태리 세기말 가장 훌륭한 시인의 한명이었고 소설가, 극작가로 전유럽에 이름을 남겼고, 라이트 형제와 사귀면서 비행기를 몰았고
    제 일차 대전중에 이태리의 전투조종사로 날렸고, 그렇지만 이태리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파시즘의 체제를 창조하고 의식과 제복을 창조하고 그 정신을 창조한 지극한 문제의 개인이자 그 르네상스적 천재의 재능을 끔찍한 파시즘의 길을 닦는데 썩힌 역사적인 재앙이었던 인물이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대단한 재능이 있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대단한 사람들의 영감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대문호, 제임스 조이스가 가장 좋아하던 시인이자 작가였어요. 물론, 그가 좋아했을때 다눈쵸는
    파시즘 정치행동을 시작하기 전이라 문학적인 이유로 그에게 빠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요.
    생테쥐베리와 같이 비행기를 모는 시인이자 작가지만 개인의 철학과 행보는 극도의 차가 있죠.

    제가 좋아하는 칠레의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소설, 칠레의 밤에, 란 소설에 파시스트인, 칠레에선 피노체 군사주의 체제의
    공군 조정사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는 시인이기도 한데 공중에 비행기를 몰고 그 연기로 시를 써요. 지상의 사람들은 그 연기를 보며 그의 시를 읽습니다. 생각해보면 다눈쵸의 삶이 볼라뇨 소설의 주인공을 창조하는데 영감이 되지 않았겠나 합니다. 그외에도 여기저기 다눈쵸의 이미지는 부딪치는 경험을 해요.

    아브르죠에서 태어났지만 피렌쩨 가까운 프라토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인지 피렌쩨를 잘 알았나봐요. 어디서보면 앙드레지드가 피렌쩨에 같을때, 물론 다눈쵸가 워낙 유명하니까 이미 그가 누군지 알죠. 카페에서 다눈쵸가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고 있는 것을 봤다고 흥분하기도 하고요.ㅎㅎ

    한국의 단편소설,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보면 다눈쵸의 소설 이야기도 섞여 나와요.
    제가 그걸 기억하는게 아니고 누군가가 한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일제시대, 그의 소설과 시들이 많이 읽혔다는 얘기겠죠.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졌던 이태리 당시 최고의 문인이자 정치가입니다. 워낙 그의 삶의 반경이 넓어서 엄청난 이야기가 많지만 약간의 소개를
    시도해 봅니다. 예술가들의 영감이 제대로 생각되지 않으면 그 정열과 힘으로 엄청난 정치적 비극을 부를 수 있는 예의 결정적인 예일 수도 있고요.

  • 3. coco
    '11.1.29 8:34 AM

    인투님, 기회가 닿으면 포스팅을 배워볼께요. 다시 댓글을 쓰는 이유는 위의 댓글에서 쓴 내용중에 볼라뇨의 칠레의 밤에 란 소설에 조종사 시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는데 그 소설이 아니고 먼별에 나옵니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라 책제목을 헷갈렸어요. 혹시나해서 구글링을 해보았더니
    다행스럽게 2010년 볼라뇨 책들의 한글번역이 나와 있었습니다. 열린책들에서 제가 언급한 먼별, 칠레의 밤등이 번역되었네요. 야만의 탐정과 2666등의 멋진 장편들도 곧 번역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그의 책들이 많이 번역되면 한국 문학지평에 큰 도약이 예고된다고 보여요. 그만큼 더없이 훌륭한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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