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한 몇가지 충격을 받은 후에 채식으로 돌아서면서
우리 아이에게도 고기와 우유 및 유제품을 끊었는데 그 덕분에 주위에서 걱정을 좀 많이 들었다.
"그냥 용감해져 보려한다."는 나의 말에
"그건 용감한게 아니라 무지하고 무식한 짓이야."라고 친구가 말했다.
후배 하나는 "세살 이전에 아이들의 성장판이 다 결정이 되니 다시 생각해봐."라고 조언해주었고,
다른 후배는 우리 보리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소아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을때 우리보리는 평균 아이들에 비해 키가 좀 작았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보리가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키가 너무 큰 것이다.
얼마전에 접했던 뉴스에서 요즘 아이들의 성장호르몬이 급격하게 발달해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아이가 생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하니
아이의 키가 큰 것만을 반가워 할일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의 키가 큰 것은 마트에 범람하는 음식들 속에 곳곳이 숨어있는 성장호르몬 덕분이다.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바로 육류와 우유 및 유제품이다.
어서어서 살찌우고 키워서 좋은돈을 받고 팔아야하니 성장촉진제가 안들어갈 수 없는 일이다.
성장 촉진제 뿐이 아니라 항생제투여 역시 마찬가지인데
한국채식연합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게 되면 어째서 동물들에게 그같이 많은
항생제를 투여할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그 동영상을 보고도 자신의 아이한테 고기를 먹일 수 있는 엄마라면
그 동물들에게 투여된 항생제가 고스란히 자신의 아이한테 들어와도 좋냐고
그 고통의 에너지가 아이의 몸에 축적되어도 좋으냐고 다시 되묻고 싶어진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들의 항생제 내성수치가
이미 세계보건기구에서 기준을 삼은 항생제수치를 훌쩍 뛰어넘어,
이제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세계기준이 되는 정도의 약을 투여해서는
말을 듣지않아 점점 투여되는 약의 수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아이에게 고기를 먹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친구가 걱정하면서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아서
"콩을 먹인다."고 했다.
"칼슘은?" 다시 물어보아서
"아이를 키워줄만큼의 칼슘은 채소와 곡식과 과일에도 얼마든지 있어."
"철분은?"
"철분도 마찬가지."
전화기 너머 친구의 걱정스런 한숨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친구의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다.
사실은, 나로서도 처음엔 너무 막연했고, 두려웠다,
나의 결정이 아이에게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기 전까진 나는 아이에게 채식이 옳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다만, 내가 차려주는 밥상에서 동물성 식단을 빼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하지만, 나도 한때는 못말리는 고기매니아였고 패스트푸드에 열광했었다.
내가 할줄 아는 음식들은 대체로, 고기와, 계란과 생선, 혹은 멸치라도 반드시
들어갔던 메뉴얼들이라서 새로 레시피를 만들어 음식을 하자니
다채로움을 포기해야 하는 면이 생겼고,
일반적으로 통상 맛있다고 말하는 음식이라고 하기엔 좀 어려운 음식들이었다.
만든 사람으로서 나야 맛이 있었지만
같이 밥을 먹어주는 시어머니나 남편, 그리고 20개월된 우리 아기한텐
좀 미안한 식탁이기도 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김현경의<참좋은 채식밥상> 을 읽고 나서 좀 흐뭇해지는 느낌이랄까.
일단, 달걀, 육류 생선 없이 100% 채소들만으로 준비되어있으면서도
재료가 늘 가까운 곳에서 접하던 일상적인 재료라는 것이 마음에 들고
요리의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단아하면서도
본래 재료의 맛을 잘 살려주는 레시피였다는 것,
아이들이 자라면서 과자없이도 건강한 주전부리를 할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멋진 주전부리 레시피가 들어있었던 것,
그리고, 채식으로 돌아서면서 가장 난감했던 빵부분....
지방이라 채식베이커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손쉽게 채식베이킹을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준비가 되어있다.
그 과정이 놀랍도록 단순하고 재료가 가까워서
누구라도 용기를 내볼만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의 편집이 맘에 들었다.
작가의 에피소드와 식재료에 대한 설명, 아름다운 사진, 가벼운 제본 등
늘 가까이 두고 보기 쉽게 만들었다는 것
사실, 요리책은 어쩐지 책장에 꽂아두긴 좀 민망한 편집들이 많은데
이 책은 같이 꽂아두어도 손색없을만큼 책이 참 정갈하고 예뻤다.
아이에게 좀 더 다채로운 채식을 준비해주면서
아기가 쉽고 당연하게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게 도와줄 것 같아.
이 책이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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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쉬운 요리 <참좋은 채식밥상>
보리수네집 |
조회수 : 1,884 |
추천수 : 51
작성일 : 2011-01-27 02: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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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예쁜솔
'11.1.27 3:45 AM이런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생각을 많이 바꾸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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