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조토에서 세잔까지란 미술사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왜 저자는 조토에서 세잔까지로
미술사를 한정해서 썼을까? 하는 호기심을 안고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여기서 조토는 화가로
선정된 인물이지요.
땅바닥에 양을 그리고 있다가 지나가던 치마부에에게 발견되어 그 길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는 조토, 그래서 조토의 양이란 말도 인용되는 화가이기도 하지요.
그런 그가 꽃의 성모 성당의 종탑을 맡아서 만들었던 적도 있어서 조토의 종탑이라고 불리는 곳
그것이 바로 브루넬레스키의 돔으로 올라가면 눈앞에 불쑥 나타나던 그 종탑입니다.

표를 사려고 들어간 좁은 공간 한 켠에 있는 상점에 과거의 유산이 상품이 되어 나란히 진열되어 있네요.
웃어야 할지, 쓴 웃음을 지어야 할지!!

표를 팔고 있는 아저씨의 인상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카메라로 손이 가네요.


줄이 길어서 기다리는 동안 상점안의 책을 구경하게 되었는데요, 시에나를 소개하는 재미있는 책 한 권
그리고 로렌체티의 그림 한 점을 소개하는데 그 안의 돼지 한 마리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림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 한 권이 마음에 들어 찜해두었습니다. 내려오면서 구해야지 하고요.
이 버릇, 좋은 책을 보면 지갑을 저절로 열게 되는 ,아마 평생가게 되겠지요?
그런 욕구가 없어지면 그 때는 이미 삶에 대한 의욕이 사라진 시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니 그 버릇에 대해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할까, 아니면 삶에 대한 의욕의 지표로 참고해야 될까 혼자 엉뚱한 생각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두오모에 이어 종탑까지 걸어 올라가려니 마치 등산을 하는 기분이네요. 그래도 평생에 한 번 가능할
시간이니 이왕이면 즐겁게 올라야겠지요?


미적으로 보면 철조망이 거슬리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양자의 원리는 다른
것에 기초하는 것이겠지요?


종탑을 올라가다 보니 돔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입니다.

자물쇠가 재미있어서 찍었는데요, 나중에 베키오 다리를 가다보니 자물쇠가 상당히 많이 걸려있는 곳이
있어서 아하 소리가 나더군요.

종탑이 완성되었던 그 시기에도 사람들이 이 곳을 올랐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된 공간으로 빛이
들어왔을때 그들은 어떤 느낌으로 그 빛을 바라보았을까요?


일행인 outreach님이 카메라에 담은 장면은 어떤 것들일까요? 그녀의 블로그가 정리되면 놀러가서
보고 싶어지네요.


아니, 저 돔은 무엇이지? 궁금증이 생기네요.


종탑에 오르면서 찬찬히 보는 성당의 돔이 흥미를 끕니다. 아무래도 브루넬레스키의 돔에 관한 책을 다시
읽게 될 것 같은 예감이!!

종탑으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더군요. 카메라에 담게 되는 사람들도 있고요.


돔위에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서보니 너무 작아보이지요? 사람의 크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키의 상대성만이 아니라 사람의 삶의 크기에 대해서도요.

종탑의 위에도 역시 낙서하지 말라는 부탁의 말이 있지만 기와에 글씨가 가득합니다.



일행의 맑은 미소가 보기 좋아서 한 컷, 살아온 세월이 오래 되었는데도 미소가 아직도 해맑은 두 친구.
이번 여행에서 관심사가 닮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가능하면 여행을 함께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요.
한국에 돌아오면 각자 바빠서 과연 얼마나 자주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광주에 있는 친구가 어제
전화를 걸어왔더군요. 이번 주 토요일에 서울에 갈 일이 있는데 금요일에 미리 가서 음악회에 가고 싶다고
갈 만한 음악회가 있는가 하고요. 아니 이렇게 신호가 빨리 오다니 역시 하고 놀랐지요. 다른 친구에게
연락하니 나도 진료 끝나고 바로 출발하면 갈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 그렇게 해서 여행 후 첫 만남이
벌써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이 꼬마 아가씨, 마치 모델같은 모습이라서 눈길을 끄네요. 가족과 함께 온 모양인데
따로 앉아 있더라고요.

두오모와 종탑, 두 곳을 올라간 것만으로도 아침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