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흔히 일상적으로 쓰던 이 인사말이 사무치게 고마운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날
월요일에 몸이 안녕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낸 혼비백산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향원정에서 만난 마실쟁이님이 위경련으로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두통이나 위의 통증으로
고생을 거의 해 보지 않았던 저로서는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이야기를 들어도 사실은 실감은 오지 않았었지요.
병원에서 보내느라 고생했었겠구나 그 정도의 안타까운 느낌이었거든요.

어떤 징조도 없는채로 갑자기 다가온 몸의 이상, 하늘이 노랗다는 것이 이런 때를 위해서 필요한 말인가
싶었던 시간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월요일에는 정말 놀라서 경황이 없더군요.
그 때 옆에서 전화로, 직접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준 이웃들에게 느꼈던 감동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럿이서 함께 하는 일을 제외하곤 이상하게 서성대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오늘은 정말 일상으로 돌아왔구나, 듣고 싶은 음악도, 보고 싶은 그림도, 그리고 연습하고 싶은
에너지도 저절로 몸에 생긴 것을 느끼고 안심이 되네요.

앞으로 누군가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할 때는 좀 더 정성을 담아서 인사를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저 자신도 조금 더 안녕하다는 기분으로 살 수 있도록 몸에게 더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시간이기도 했는데, 왜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자꾸 돌아가는 것일까요?

목요일, 4교시 수업이 연달아 있는 날, 점심을 먹고 집에 와서 피아노 앞에 저절로 앉게 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언제 다시 즐거운 기분으로 악기 연습을 할 수 있으려나 싶었거든요. 어제까지만 해도
바이올린 연습까지 마무리하고 나니 아, 로스코 그림을 보고 싶구나 저절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월요일 길담서원의 프랑스 어문 교실에 결석하는 바람에 밀린 공부도, 읽고 싶어서 쌓아둔 책들도
커다란 짐이 누르고 있는 기분이었지만 ,역시 기운이 돌아오니 그래 한 번 다시 시작해볼까?
마음속에서 힘이 생기고 있네요.

일상으로의 귀환을 자축하기도 하고, 함께 걱정해준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인사도 겸해서
고른 로스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