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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새로운 문이 열린 금요일 나들이

| 조회수 : 1,57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7-28 11:33:41

 

금요일, 매주 금요일이 제겐 특별한 나들이이긴 하지만 역시 어제는 정말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우선 그리스인 이야기로 인해서 달구어진 금요일 모임에서 이야기가 죽죽 벋어나가서 헤로도토스와 사마천 사기의 역사 기술방법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가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의견에서부터 올재 클래식이란 처음 들어보는 고전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날, 조조님의 언급으로 교보문고에 가보니 그 시리즈가 바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언제 읽을 지 모르는 어려운 책이지만

 

2900원이라는 믿기 어려운 금액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을 두 권 구하고 (이미 세 권은 다 팔려서 없다고요. 이번이 세 번째

 

출간인데 출간때마다 오천부씩 찍어서 대중에게 클래식과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주는 재단이라고 하네요. 올재 클래식을

 

펴내는 곳이 )

 

오래도록 함께 공부하고 싶으니 건강에 조심하고 운동을 계속하라고 권하는 마음 따뜻하고 오래오래 잊지 못할 말을 들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천지창조만이 창조인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많은 것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들의 창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날

 

자연스럽게 손이 가서 보게 되는 그림입니다.

 

앞으로 10년 정도 공부할 것을 생각중이라고 하니 그녀가 겨우 10년이라고요? 하는 느낌으로 말해주어서 마음속에 불꽃이 확

 

지펴지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언제까지라고 정할 필요가 있을까, 마음 가는대로 몸이 허락하는대로

 

아니 허락하는대로가 아니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몸을 돌보는 것이 할 일인가, 그런데 왜 자꾸 몸을 돌보는 일에서 도망하고 있는

 

것일까 그 짧은 시간동안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더라고요.

 

 

방학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결석을 한 오후 심리학 시간, 둘이서라도 그냥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마침 hera님이 먼저 와 계시더군요.

 

셋이서 파블로프, 그리고 게슈탈트 심리학, 피아제의 이론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꼼꼼하게 그리고 설명을 붙이거나, 모르는 것을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우리가 잘 못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나누기도 하는 멋진 시간을 보내고 내려오는 길에서

 

제가 머라여님에게 말을 했지요. hera님이 드디어 오늘에야 진정한 멤버가 된 기분이라고요. 그리고 앞으로도 귀중한 멤버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 날이라고 하니 그녀도 그렇게 느꼈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사람의 느낌이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일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늦게 참석한 그녀가 뭔가 조금은 굳어있고 아직은 제 자리에 있다는 편안함이 덜 느껴졌는데 이상하게 어제는

 

웃는 모습도, 참여하면서 즐겁게 느끼는 기분도 전해져와서 아주 즐거웠거든요.

 

금요일, 전주에서 일부러 한 주일에 두 번씩이나 정암 학당에서 하는 희랍어 공부를 하러 올라오게 되었다는 선배의 연락을 받고

 

광화문에 가는 길, 그 선배와의 긴 인연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오랜 친구가 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는 아직도 30대 초반인 그 친구를 따라서 함께 간 교회에서 (대학때 순전히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교회를 다니다가 아무래도 역사적인 예수에 대한 관심이 구세주로까지 확장이 되지 않아서 저는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되었지만)

 

알게 된 선배는 신학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형님의 권유로 일단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사연보다

 

제게 더 신기했던 것은 헬라어, 라틴어 이런 말로만 들어보던 언어를 관심갖고 혼자 공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의과대학의 긴 과정을 마치고 의사가 된 이후 제가 알기로는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그리고 라틴어와

 

헬라어까지 시간이 될 때마다 그것도 거의 ebs의 교재로 공부하던 선배, 부러워하면서도 영어 책 하나로도 읽을 거리가 차고 넘쳤는데

 

과연 나는 그런 공부가 가능할까 그저 멀리서만 놀라워하고 있었는데요 저도 이상하게 5년전부터 기회가 되어서 여러가지 언어에

 

손을 대게 되었네요. 대학때 자극을 받아서 함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아니 그 때까지는 아니어도 30대 초반에 시작했더라면

 

하는 가정법으로 마음이 뒤숭숭할 때도 있었습니다.

 

 

휴가 기간을 이용해서 화요일 금요일 이틀 동안 정암 학당에서 희랍어를 배우고, 토요일은 길담서원에서 독일어 강독을 들으려고

 

신청한 상태라 금요일 밤 서울에 있게 되었다는 말에 입이 떡 벌어더라고요. 저녁을 먹고 나서 자리 잡고 앉은 곳에서 일단

 

희랍어 교재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읽는 것만이라도 배워보려고 시작한 간단한 단어 읽기에서 어라, 영어의 어원이 여기

 

다 모여있구나 갑자기 흥미가 확 생기네요. 결국 헤어지기 전에 교보문고에 다시 가서 희랍어 교재를 함께 확인 검토한 다음에

 

아주 기본적인 헬라어 길라잡이 한 권을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사실 그 선배를 만나서 기본적인 것을 배우고 싶었던 것은 라틴어 읽는 법이었지만 마침 그 자리에 라틴어 책은 없었기도 하고

 

라틴어에 앞서 희랍어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에 넘어간 측면에다가 요즘 그리스인 이야기를 필두로 거의 몇 주간을

 

그리스라는 세계속에서 살아간 영향도 있는 셈이랄까요?

 

지난 여름 가족들과 오스트리아 독일 여행을 다녀온 선배로부터 받은 선물은 벨베데레 갤러리 가이드였습니다 .독일어 판이라면 더

 

좋았으련만 그래도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서 오늘 아침에 책 속의 그림을 제대로 보았지요. 모르는 이름들도 여럿 있어서 즐거운 탐색의

 

시간이 되기도 했지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우리 앞에 다가온 기회에 대해서 언제 손을 뻗을 수 있고 언제 그 손을 붙잡지 못하는가 이런 생각을 한

 

저녁이었습니다. 만약 그리스인 이야기로 인해 촉발된 마음이 없었더라면 대화속에서 그렇게 계속 그리스어 주위를 맴돌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 날, 학당에서 쓰고 있는 교재가 마침 영어로 그리스어를 설명하는 책이라 그 안에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하더군요. 선배는 그 책을 통해 그리스를 만나고 저는 그리스인 이야기를 통해 만난 그리스가 이야기속에서

 

무르익어 가면서 참 묘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스인 이야기 3권을 다음 주 금요일에 읽고 나면 다시 로마 건축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로마에 관한 좋은 책이 무엇이 있을까 검색하다 보니 강유원의 mp3 파일에서 들었던 책 제목들이 확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자리에 여러 번 다닌 곳인데 왜 있는 줄도 몰랐을까 놀라워 하면서 여러 권 제목을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집에 오는 내내 갈리아 전기를 매개로 한 강의를 듣다보니 벌써 마음속에서는 로마로 가는 길이 열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그리스에서 시작해서 로마로 마무리한 하루가 되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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