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늦게까지 개표결과를 보느라 못자고 이런 저런 글을 읽다가 새벽 4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잠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오전 참 힘이 들더군요. 그래도 경기도 일산의 경우 교육감부터는 무지개
연대 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덕분인지 선전한 효과가 있어서 목요일 수업사람들하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케익을 나누어 먹기도 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다양한 생각을 품고 잠못 이루고 아침에 뒤집어진
결과에 속이 상하고, 무성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 것 같네요.)
점심을 먹고 대화동의 일산음악 공간에 찾아갔습니다. 그 곳을 운영하고 계신 일음공님과는 everymonth에서
인사를 나누게 되어 어떤 공간이길래 피아노도 배우고 음악홀도 있는지, 우리가 그 곳과 어떻게 접속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요.
그런데 그 곳에는 마침 월요일, 목요일, 가곡 교실이 열리고 있더군요. 나이 지긋한 분들도 노래를 배우러
오길래 관심있게 바라보게 되네요. 음치 탈출까지는 아니어도 혼자서 제대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몇 곡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제겐 눈이 번쩍 뜨이는 공간이었습니다.

대화역에서 집까지 오래 전 살던 공간을 가로질러 셋이서 이야기하면서 걸었습니다.
새로 모임에 오게 된 권성연씨, 그녀는 그림, 여행에 관심이 있더군요.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는 말에
그렇다면 불어공부가 어느 젇도 진척이 되고 나서 2년정도 후에 함께 하자고, 그러니 미리 혼자서 공부하고 나서
나중에 리더를 하면 어떻겠는가, 어디 들어가서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정보를 주었답니다.

그녀의 아들이 바이올린을 배우는 학원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듣고 호기심이 생겼지요. 60살이 넘은
바이얼린 선생님이 일본어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 그래서 월요일에 행복한 왕자의 일본어 수업에 연결이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에서 이야기가 번져서 피아노이외의 현악기에 대한 .특히 첼로에 대한 로망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어도 각자 연습하는 것 이외에도 서로 음을 맞출 수 있는
기회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것이로구나 실감을 했지요.
일품 요리 특히 양식을 잘 만든다는 그녀가 음식에 대해서 도와줄 수 있다는 제안을 해서 지금은 제게
여력이 없지만 일년, 혹은 이년후에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함께 걸어오던 중 신 숙씨와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스케치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그녀는
성연씨의 스케치 교실에 바짝 흥미를 갖고 선생님의 연락처를 받아적기도 하고, 그녀가 딸과 함께 배우는
바이올린 수업에 대한 이야기, 딸이 연습할 때 제 1 바이얼린으로 음을 넣어주니 그것이 일종의 협연이 되어서
정말 좋다는 이야기, 피아졸라 공연에 갔다가 기타 소리에 반하기도 하고, 그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악보를
구해서 연습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음악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묘한 느낌이
든 날이기도 했네요.

집에 와서 피로가 몰려드는 시간, 웅산의 노래를 틀어놓고 편하게 한 숨 자고 나니 몸이 말끔해져서
사진 정리했지만 역시 빛이 너무 밝은 시간이라 그런지 건질만한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빛의 예술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실력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빛에서도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내일 아네모 모임에 나가면 해결할 수 있겠지요?
오늘 일산 음악 공간을 방문한 것도 좋았지만 돌아오면서 서로 나눈 이야기를 통해서 동네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적인 어울림의 접점을 찾은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설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