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요일,드디어 오랫동안 함께 읽던 종횡무진 서양사가 끝을 맺는 날입니다.
마지막 발제가 제 몫이어서 이미 읽은 책이라도 한 번은 더 보아야 할 것 같아서 마지막까지 다 읽고나니
공연히 느긋한 마음이 되어서 커피 한 잔 타 놓고는 요즘 마음에 가는 모짜르트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골라서 보게 되네요.
모네가 그린 앙티브 풍경인데요,지난 여행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예상외로 프랑스 남부의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사실 앙티브란 지명은 모네 그림에서 처음 알게 된 곳인데요,이름만으로 존재했던 곳들을
실제로 보던 시간의 감동은 지금도 제겐 큰 울림으로 남아있고 오랫동안 잊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마치 보물을 마음에 품고 사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넉넉한 일정이 아니어서 한 곳에서 그 곳을 찬찬히 둘러보고 하루 이틀 묵으면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일단 멀리서 인사라도 한 것이 가교가 되지 않을까요? 설령 다시는 못 가본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남아서
그 지명을 만나면 서둘러 인사하고 다시 그 곳의 이야기에 잠기게 되는 그런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더 놀라운 경험은 차를 타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넘어서 산레모까지 가보자 하고 떠난 길에서
어쩐지 낮익은 지명을 발견했습니다.무엇인가 마음을 잡아끌어서 바라보다가 생각난 것은 이 지역을 모네의
그림에서 발견하고 도대체 어디일까 궁금했던 곳이었습니다.그래서 그 이야기를 하고는 내려서 조금 더
보자고 청했고 한동안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오늘 그 지역의 그림을 찾아보면서
눈이 보배로군 하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번 금요일 종횡무진 서양사가 끝나면 3월부터는 2,4주 금요일 강남에서 같은 책으로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같은 책으로가 무슨 소리인가 하면 이제까지는 한 주는 정독도서관에서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를
강남에서는 종횡무진 서양사를 이렇게 한 달에 한 차례씩 읽었는데요,그것을 통합해서 한 권의 책으로
두 주에 한 번 공부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제가 마음속에 두고 있는 책은 폴 존슨의 모던 타임즈가 번역판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에 현대사를 읽어보려고
하는데요 수업시간에 만나서 더 이야기를 해보고 더 나은 의견이 있으면 우선 그 책으로 이런 식으로
정하려고 합니다.
2010년 봄에 일상과는 다른 시간을 원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서 책을 읽지만 그것을 나눌 사람들이 없어서 조금 답답하다고 느끼던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나 열려있는 이 모임에 문을 두드리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