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4일 화요일에 처음 시작한 철학책 읽기 모임 (날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냐고요?
그 날을 기억한 아트마니아님이 인터넷에서 듣게 된 강의의 비밀번호를 그 번호로 쓴 일이 있어서
저절로 기억하게 되었답니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철학이 드디어 오늘 끝났습니다.
수업을 하러 가는 길,이 길을 얼마나 오래 오르락내리락 했던가 공연히 가슴이 뻐근하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철학책 읽기를 함께 해 온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리게 되고
고맙고 귀한 동료들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답니다.
안국동에서 내려서 정독도서관에 가는 길,눈길을 끈 벽,그 벽에 빛이 새겨놓은 광경에 마음을 빼앗겨서
한 장,그리고 나서 올려다보니 빛이 만든 풍광이 어디서 왔나,눈에 들어오네요.
올라가는 길,골목길에 있는 한 상점앞에 아주 작은 화단,그 작은 공간으로 인해서 그 상점이 얼마나
달라보이는지 신기했습니다.
우리들이 일상을 완전히 바꾸지 않아도 ,이런 작은 변화로도 얼마나 일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공간이기도 했지요.
avec moi.
조금 더 올라가다가 만난 간판인데요,그 길을 그렇게 오래 다녔어도 처음 눈에 들어온 간판입니다.
어라,얼마나 신기한 일인가,혼자 웃으면서 길을 간 사연,나랑 함께란 의미의 불어란 것을 이해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우리랑 함께라는 말은 어떻게 쓰는 것일까,고개를 갸웃하게 되네요.
(아는 분은 리플로 적어주실래요?)
도서관에 도착해서 반갑게 인사를 한 다음 시작한 마지막 수업
드디어 끝나는 날이네,감개무량하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칭찬하기도 하고,앞으로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
이야기가 분분합니다.
김영사의 지식인 마을 시리즈를 하자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무슨 책부터 시작할까에서
데카르트,칸트,헤겔,마르크스,하버마스,아니면 푸코?
의견이 분분하다가 정한 책은 헤겔 & 마르크스,역사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책 한 권을 읽었다고 물론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요.그래도 이 한 권의 독서로 다른 책읽기가 얼마나
풍성해졌는지,읽어보지 못했다면 경험할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있어요.
그 모임,나도 나가고 싶었지만 이미 늦어서,중간에 들어가면 과연 이해가 쉬울까?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들어가면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
일상생활에 철학이 무슨 도움이 되겠어?
가고 싶지만 혼자서 가는 것은 너무 뻘쭘하지 않을까?
이런 저런 이유로 망서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나 열려 있는 즐거운 수업,철학모임에
새롭게 시작하는 날,함께 하자고 초대합니다.
내민 손을 잡는 아름다운 만남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