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에서 강의를 더 이상 못하게 된 진중권교수가 학생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한 회 강의를
한 다음,다 하지 못한 말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12점의 그림을 골라서 그림에서 받은 푼크툼(라틴어로 영어로는 puncture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말인데
자신의 삶에 균열을 내면서 놀라운 충격을 가하고,그로 인해 자신의 반쪽을 새로 발견한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그림들이란 의미로 쓴 말이라고 합니다.)을 소개하는 형식의 글인데요
마침 그 출판사와 인연이 있어서 독자대담에 참여할 수 있는가 부탁을 받았습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수락을 하고는 지난 한 주 거의 진중권의 책을 읽느라
그리고 오래 전 무슨 내용인지 머리 싸매고 읽었던 소설 헤르메스의 기둥을 다시 찾아 읽느라
일상적으로 하던 일을 다 스톱해야 할 지경이었지만 제게는 큰 소득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 직원이 출근하는 길에 대담에 참여하게 된 세 명을 태우고 간다고 연락이 온 덕분에
기다리면서 카메라를 꺼내서 찍은 성당모습과 염원초인데요,가을이 되니 그 주변에도 국화가 가득해서
분위기가 다르네요.역시
다른 이들이 켜놓은 초에 저도 슬며시 제 마음을 담아서 기도를 합니다.이렇게 하는 것은 반칙이겠지만
마음이 중요하겠지요?
책소개를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그래서 그 자리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 이야기가 가능할까
크게 기대하지는 못해도,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고 (질문지를 미리 내달라는 주문에 이제까지와는
달리 제 나름으로 글에서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일부러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으니까요.앞으로는
다른 글읽기도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다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
차속에서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사이 사이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택을 사서 개조한 공간을 둘러볼 시간이 있었는데요
단순하지만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네요.
가치있는 삶의 동반자라,그 말을 소리내어 말해보게 만드는 슬로건이었습니다.
워낙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내서 ,부지런히 사서 읽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아직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책들이 가득하네요.

오고 간 많은 이야기들,그 시간의 따뜻함과 즐거움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한 숨 자고 일어나니 드디어 매듭이 지어지는 기분이군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