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에서 새벽 5시 30분 부터 시작된 산행은 등산객에 밀려 긴 줄서기의 연속이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잠시 스틱에 의지해 토끼잠을 자기도
여러차례.....
어렵게 오른 대청봉 정상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혼잡해 정상사진을 찍을 엄두 조차
내기 어려웠다
대청봉에서 바라본 울산바위가 그 위용을 뽐내고있다.
대청봉에서의 하산길~
피곤이 밀려올 즈음 멀리 중청대피소가 보인다.
잠시 여장을 풀고 꿀맛같은 점심도 먹고 차한잔을 마시는 휴식 시간을 갖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곱게 물든 단풍의 아름다움에 장시간 산행의
고단함도 잠시 잊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에서 여유로움도 누려본다.
계곡 양쪽의 기암절벽이 천개의 불상이 늘어서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천불동
계곡의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웅장한 기암절벽과 톱날같은 침봉들 사이로 깊게 패인 V자 협곡에
폭포와 沼가 연이어져 절경을 이룬다.
마고선녀(麻姑仙女)가 이곳에서 하늘로 승천하였다고 하는 전설에 의해
이름 붙여진 비선대를 만나고 본격적인 하산을 서둘렀다.
장장 12시간의 산행의 피로를 산머루즙 한잔과 양미리구이 감자부침개로 달래주고~
속초의 대포항으로 향했다.
강원도 감자떡, 오징어순대, 새우튀김가게가 늘어선 시장을 지나 횟집으로 고고씽~
펄펄뛰는 생선은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환골탈태하여 등산객의 피로를 풀어주었고~
무박의 산행이 못내 아쉬워 다음주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찾은 설악에선 산행과는
또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부모님은 숙소에 모셔드리고 우리 부부는 오랫만에 팔짱을끼고 주변의 주막과
라이브까페, 호숫가의 산책로를 한바퀴 돌아보며 잠시 옛 연애시절의
추억에 젖어보았다.
분위기에 마신 소주 한잔에 취기가 오르고 설악을 품은 한화콘도에서의 하룻밤은 깊어만갔다.
콘도내 식당에서의 황태국은 음주 후 속풀이 아침 해장으로 딱이고 밑반찬도 조미료를 넣지
않은 깔끔한 맛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권금성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 탑승시간을 기다리는 시간에
지난주 서둘러 내려오느라 지나친 신흥사에 들렀다.
통일의 염원을 담아 봉안된 통일대불~
앞에계신 보살님은 어떤 소망을 기원하고 계시는 걸까...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과 권금성 정상으로 오르는 단풍길이
참 곱다.
고려시대 몽골군의 침입을 피해 권씨와 김씨가 성을 쌓고 피난하였다는 설이 있는 권금성의
정상과 주변의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오색에서 산채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한계령을 넘었다.
한계령 고개에서 만난 가을은 곱게 물든 단풍으로 별천지를 이루고 있었다.
너무 피곤해 사진찍는 것을 뒤로하고 돌아와 생각하니 참 아쉽다.
흘림골 주변은 그야말로 가을단풍의 초절정을 이루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