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터너 그림속에서 혹시 반 고흐의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문을 읽고도 그 당시에는 글쎄? 반고흐라기보단 고야와 좀 비슷한 것 아닌가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지 마땅한 근거를 잘 몰라서 답변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부터 (그 날 수업이 바로 반 고흐의 그림을 BBC 다큐멘터리로 함께 본 날이었거든요)
내 친구 빈센트란 책을 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에 온 한 멤버가 그 책이랑 미국에 있을 때 바겐세일에서 구했다는 타쉔출판사의 책
이렇게 두 권을 빌려주어서 추석 연휴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읽었거든요.
덕분에 제가 이제까지 잘 몰랐던 화가 (이상하게 도망다녔다고 할 수 있어요,이 화가로부터)와
새롭게 제대로 만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본인이 빈센트라 서명하고 빈센트라 불리길 바랐으니 저도 빈센트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서 빈센트라고 부르고 싶네요.

빈센트의 사이프러스 나무는 역시 터너보다 훨씬 뒤에 그려진 그림이더군요.
그러니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우리가 느끼는 것은 우리들 정서에 반응하는 것이니
그렇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렘브란트,고야,터너,빈센트,뭉크
이런 화가들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밤입니다.

소개한 책을 통해서 제가 만난 빈센트는 광기를 지닌 천재화가가 아니라
그의 편지를 통해서 만난 지성인 화가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그의 편지를 제대로 된 책으로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했고요.

죽음이후에 도처에 흩어져서 묻혀버리고 말았을 빈센트를 구한 것은 그의 남동생의 부인
요한나와 그의 조카 빈센트 빌렘의 덕분이라고 하더군요.
요한나는 빈센트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겨우 일년반 함께 살다 죽은 남편 테오를 기념하기 위해서
테오앞으로 온 편지속에서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려고 하던 중 빈센트의 화가로서의 능력에 대해
놀라서 편지를 시기별로 제대로 정리하고 영어로 번역을 했다고요.
그리고 조카 빈센트는 그의 그림을 한 곳에 모으려고 네덜란드 정부와 상의해서 미술관을 세우는 일에
힘을 보탰다고요.
아몬드 나무는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디서 그의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자세히 점검하면서 읽었는데 역시 그의 그림은
네덜란드에 압도적으로 많이 있네요.
네덜란드,빈센트와 렘브란트,그리고 베르메르의 그림이 있는 곳
언젠가 갈 수 있을까,과연 그럴까,혼자서 자꾸 고민하게 되는 장소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