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음악회 끝나고 나오는 길에 (처음으로 제대로 드뷔시를 들은 기분이 든 날이었습니다.
물론 전에도 목신의 오후와 바다를 여러 번 들어보았지만 어제야 비로서 제대로 만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로구나 감탄하면서 내려오던 길,평소와는 다른 길로 지나다가
와 소리가 저절로 나는 길을 걷게 되었는데요,늦은 시간이라 다른 사람들 기다리는 중에 카메라를
오래 만지작거리기 어려워서 딱 세 장만 찍었습니다.
두 장은 빛이 번쩍거려서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 한 장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도 그렇고
마치 숲속의 기분을 내는 풍광도 그렇고 해서 따로 떼어놓았지요.

화요일 강의를 대비해서 읽고 있는 고병권의 니체에 관한 책,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라 지레 겁을 먹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짜라투스트라의 말을 빌려서 니체가 우리에게 하는 말,주인이 되어서 살아라,아이의 마음으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을 !!
그 말과 데이비스의 음악에 대한 말이 겹치면서 오늘 아침의 토요스터디가 생각나는군요.
과학과 기술로 읽는 세계사 강의,혼자 읽기 시작했을 때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이런 책을
대학생들이 교양강좌 시간에 읽는단 말이지,평생을 책과 함께 살아온 내가 대학생의 교양강좌에 해당하는
책도 어려워서 중간에 덮어야 하는 참담함이란 하면서 머리를 쥐어박던 시간이 생각나네요.
물론 과학에 관한 이론들이 잔뜩 들어있어서 더 어려웠지요.
그렇게 먼지쌓이게 덮었던 책을 토요일 스터디 멤버들을 꼬셔서 함께 읽기 시작했고
이제 두 세번만 더 만나면 책을 끝내게 됩니다.
끝냈다고 다 아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오늘 아침 오래전 사두고 조금 읽다만 옥스포드 과학자 시리즈의
뉴턴을 꺼내서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바람에 결국 아침도 굶으면서 마저 다 읽고 나가서
발제자의 발제에 보충설명을 하기도 한 날,마치 날개가 생긴 것같은 기분이 든 날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이 준 보너스도 보너스지만 스터디가 제게 준 보너스
2009년은 과학사를 제대로 읽은 한 해로 기억하게 될 것같다고 하니 멤버중의 한 명이 물어보더군요.
그렇다면 내년에 뭔가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내년에요? 물론 많지요.
뭐냐고요? 물론 한 두가지가 아니라서 다 말하긴 어렵지만 일단 내년이 되어봐야 마음이 어디로
가장 강렬하게 가는 가에 따라서 그 길을 가보면 되겠지요?
그 길에 함께 할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름은 알지만 아직 접속이 되지 않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의 기쁜 동행이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