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후곡성당앞을 지나다가 문득 이 모습을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어제는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모의고사가 있는 날이어서일까요?
저절로 그 앞에 발길이 멎어 마음속으로 기도하게 되었지요.
한 해동안 자기 나름으로 애쓰면서 공부를 해온 아들이 마지막까지 제대로 해 낼 수 있길
연말에 웃으면서 고등학교 삼학년을 마무리할 수 있길
먼 길을 떠나게 될 딸,마음속에 이런 저런 망설임도 있고 언어가 자유롭지 않은 나라에 가게 되어서
과연 처음부터 잘 적응할까 걱정도 되는 모양입니다.그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서
마음껏 배우고,즐기고,그리고 조금 더 성숙해서 돌아오길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아침,인턴으로 일하는 잡지사로 출근하기 전,딸이 말하더군요.
엄마,눈이 피로하니까 책을 조금 만 덜 읽는 것이 어때?
그것은 어렵지,엄마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주문 아니야?
그랬더니 바로 돌아온 대답,책 읽어주는 사람을 고용하면 어떨까? 아르바이트로
그런 것은 어렵겠지만 상상은 가능한 일이더군요.
문득 저처럼 눈이 피로해서 무엇을 읽는 일에 고통을 느끼고 있을 조금 더 나이든 연세의 사람들에게
누군가 자원봉사로 책을 읽어주는 모임,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고 이야기나누는 그런
모임도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날이기도 합니다.
올 여름,마음먹은 만큼 그렇게 자주 그렇게 부지런히 길거리를 걷는 일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일어나서 집을 나서는 일이 조금은 자유롭고 편해진 느낌입니다.
아마 카메라덕분이 아닐까요?
관심을 갖고 천천히 거닐다 보면 일상에서 매일 마주치는 풍경이 눈길을 끌어서 새롭게 흥미를 갖고
걸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걷는 일에 점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