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도사 통도사 노래를 불렀더니 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나서 안나돌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함께 가고 싶다고요.그리고 mamahelen님도 쪽지를 보내주셨고 안나돌리님에게도 쪽지가 한 장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부산에 사시는 사월에님이 그 날 동행하면서 차편을 제공해주신다는
연락이 있었다고요.
그런데 문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7일장이 바로 29일,당시만 해도 경복궁에서의 장례가 결정되기 전이라
중간에 그렇다면 어럽겠다는 취소연락이 서로 오고 갔습니다.
장례일정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는 그렇다면 다시 가는 것으로 하자고 약속을 하고
드디어 29일이 왔습니다.
통도사 일정을 잡은 것은 23일보다 전이었으나 그 사이에 큰 변고가 있었고 마음속이 복잡해서
과연 통도사에 가서 불화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 한편으로 절에서 마음을 담은 이별인사를 하면서
불화를 보는 것으로 하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새벽에 아들이 학교가는 것을 보고 바로 나선 길,그런데 문제는 그 날 그렇게 이른 시간에 광화문에
노란 물결과 사람들이 모일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겁니다.
기차시간은 코 앞에 다가오는데 광화문에서 차가 움직이질 않네요.
고민하다가 안나돌리님께 연락을 일단 취하고 내려서 뛰었습니다,시청앞까지 뛰면서
기차를 놓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택시를 잡아탄 거리가 반대쪽과는 상황이 달라서
길이 훤하게 열려있더군요.
기차시간이 턱에 닿게 도착했으나 다행히 20분을 연기해놓고 기다려준 덕분에 한 숨 돌리면서
mamahelen님과 처음 만난 인사도 나누고 안나돌리님과 오랫만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분이 아직 도착을 못하고 있네요.
알고 보니 용산역에서 기다리고 있다고요,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과연 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 올 수 있겠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저보다도 더 아슬아슬한 순간에 도착한 리리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제가 들고 간 책,mamahelen님이 챙겨오신 향,그리고 안나돌리님의 사진집
이렇게 선물도 나누고 ,부산가는 길의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사월에 님이 나와주셔서 그 자리에서 바로 통도사가는 길로 들어섰는데요
길을 아는 사람이 고른 길이라 얼마나 빠르던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근처의 식당에서 (소개를 받았다고 물어서 간 식당) 제대로 점심을 먹고
이미 통도사에 내려가있는 물찬 제비님의 전화를 받고서 바로 출발했습니다.
한 점의 불화를 보러 하루를 일부러 내서 통도사에 간다고 할 정도로 제겐 도판에서 보았던 강렬한 인상이
남은 작품인데요,사실은 미술사에서의 한 점 작품을 보러가는 것이었으나 막상 성보박물관에 들어가서 보니
그 곳에 온 사람들은 저처럼 그 작품을 보러 온 사람도 있겠지만 마치 관음보살을 친견하는 그런 경건한
기분으로 참배를 하면서 작품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제겐 참 색다른 경험이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불화에 대해선 매스콤에서 이미 여러번 소개가 되었으니 제가 특별히 덧붙여서 말하는 것이 군더더기가
될 것 같군요.
자원봉사자분들이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는 덕분에 이 불화이외에도 전시중인 다른 작품들도 제대로 구경을
하고,금강계단에도 가보았습니다.
탑돌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종교란 무엇인가,개인에게 있어서 종교가 하는 역할과
조직이 된 종교와의 거리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는 그런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 하루 더 묵으면서 다른 볼거리도 챙겨보신다는 물찬 제비님과는 그곳에서 인사를 하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톧도사 뒤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암자를 보러 갔습니다.
기차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바다를 보러 가면 좋았겠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지요.
그래도 목적이 수월관음도를 보는 것이었으니 일단 목적은 달성한 것이고,기차역에 내려서
잠시 커피 한 잔 하면서 제안을 했습니다.사월에님께
기름값을 따로 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으니 6월 3번째 금요일에 서울에 올라오시면
부산에 내려왔던 네 사람이 다 나와서 르노와르 전시와 국립박물관의 이집트 전을 함께 보는 것은 어떤가하고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어려운 걸음을 하실 경우 시간을 어떻게 짜서 가장 동선이 편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혼자서 궁리해보게 되는군요.
내민 손,잡은 손이 다 아름답다고 느낀 통도사 가는 길,오는 길,그리고 그 안에서의 시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