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매개로 한 이야기들이 범람하는 시대라는 것을
책방에 가면 ,도서관에 가면 느낄 수가 있습니다.
화요일 철학모임끝나고 mp3를 사러 대화역근처에
간 김에 걸어서 대화도서관에 갔습니다.
오랫만에 간 도서관에서 골라온 책중에
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영화이야기라기보단 어떤 제목을 붙이고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지나가는 말투로 영화에서의
한 장면,대사 하나,혹은 주인공이나 배경등에 대해
슬그머니 이야기하는 정말 색다른 방식의 영화이야기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내서 웃으면서 읽게 되는
읽다가 스톱이 불가능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게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영화라는 텍스트는 하나이지만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른
텍스트가 되겠구나,이런 방식으로 이 영화를 저자는
보았는데 나는 어떻게 보았나,내가 보지 못한 영화의 경우
이 영화를 보고 싶다,내 식대로
그런 마음을 불러 일으켜 저자가 이야기한 영화의 제목을
다 적어놓게 된 희안한 책읽기였습니다.
지난 해에 철학모임하다가 멤버중의 한 명이 우리
함께 모여서 영화읽기 스터디를 하나 시작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서로 사는 곳이 각각 다르니 모여서 영화를 보긴 어렵고
각자 영화를 보고 만나서 영화를 텍스트로 하여
이야기를 해보는 것으로 하자고 말을 한 지
한 학기가 지나고 드디어 다음 화요일 첫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철학이나 역사,미술사 모임에 비해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덕분일까요?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서
상당히 북적이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그런 모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이야기할 것인가 아무런 플랜도 없이
일단 만나서 서로의 취향을 들어보고 그 다음 모임의
방향을 정하려고 하는데 혼자서 꾸는 것은 꿈으로 끝나기
쉽지만 여럿이서 모이면 무엇인가 생산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날들입니다.
모임이 막상 시작되면 이 모임이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지요.그리고 여럿의 개성이 만나서 충돌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가운데 저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행동으로 다시 옮기게 될지 늘 새로운 모임에서
생각지도 못한 자극을 받고 평생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도
못한 곳으로 발걸음을 딛게 되는 편이라 지금도
이 글을 쓰다보니 공연히 마음이 설레네요.
이 글을 읽고 나도 그런 모임에 참석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매월 두 번째 화요일 정독도서관에서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니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 그것 하나만으로
참석하시면 됩니다.낯선 곳에 내가 가면 과연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망서림도 있겠지만 그 마음을
한 번만 돌려서 생각하면 낯선 곳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을까요?
아 ,그러고보니 화요일에 도서관에서 영화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빌린 것은 무의식적으로 영화모임을 준비하는
제 나름의 반응이었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