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고 싶으나 비싸서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포기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렘브란트의 유산도 그런 책중의 한 권이었는데요
사실은 그 전에 교보문고에서 Rembrant's eye를 거금을
들여서 샀고,반 룬의 렘브란트 (소설)을 사서 읽은 상태라
청아출판사의 렘브란트의 유산을 다시 구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포기한 책이었지요.
그런데 지난 목요일 수업중에 빛과 색을 다룬 장을 발제를
맡아서 시작을 하려고 하는데 도서관의 조주연씨가
그 책을 턱하니 빌려주는 것입니다.
그녀에게서 브뤼겔도,그리고 에셔도 빌려서 잘 읽고
있는 중인데,이번에는 정말 더 환상적인 책을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빌렸으니 얼마나 즐겁던지요.

한 번에 다 읽기가 아까워서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의 그림을 세 가지로 분류하면 초상화,풍경화,그리고
역사화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역사화에서는 성경과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똑같은 신화를 다루더라도 신화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을 나란히 늘어놓는 방식이 아니라
한 인물에 집중하여 드라마틱한 느낌을 살리는 쪽이어서
보는 사람들에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요.

이 그림은 그리스신화중에서 가니메드의 납치 장면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요,독수리가 바로 제우스의 변신이라고
합니다.제우스에게 납치되고 있는 가니메드가 놀라서
오줌을 찔끔 싸는 장면이 잘 포착되어 시선이 갑니다.
나중에 제우스 (혹은 쥬피터)는 가니메드에게 영원한
젊음을 선사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일까요? 목성의 가장 큰 위성의 이름이 바로
가니메드라고 한다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를 채택한 이 그림에서도
다른 화가들의 경우와는 달리 한 인물에 집중함으로써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솜씨가 돋보입니다.

마우솔로스 왕의 부인 아르테미시아 왕비인데요
모델을 선 여자가 바로 그의 첫 아내 사스키아입니다.
왕의 사후에 왕비는 그를 위해 세계7대 불가사의중의 하나로
명명되는 무덤을 짓게 하지요.
그리곤 술에 그의 재를 섞어 마셨다고 하는데요
그림에서 보이는 잔이 바로 그 재를 넣은 그릇이라고 합니다.
그 일화덕분에 그녀는 미망인의 상징으로 추앙받게 된다고
하는데요,그 일화를 화폭에 담은 렘브란트가 빛과 어둠의
절묘한 조화로 앞으로의 그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화면을 선보이고 있네요.
이번 책은 휘리릭 속도내어 읽어버리긴 아까워서
메모를 하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덕분에 역시 기억이
생생해서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