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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시공간을 두루 다닌 하루

| 조회수 : 1,474 | 추천수 : 134
작성일 : 2008-09-27 01:14:54


   금요일,강남에서 역사모임이 있는 날,오늘은 책을 읽지 않고

대신 머라여님이 구한 자료인 십자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기로 한 날입니다.

그래도 전해줄 책이 여러 권 있어서 무거운 가방이

조금 부담이 되어서 강남역까지 가는 버스를 탔는데요

잠에서 깨어 일어나 보니 차가 마침 한강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더군요.

버스 창문으로 들어오는 강하지만 따스한 햇살이

여름이 지났다는 것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고,하늘에는

새털구름이,그리고 강수면위로 반짝이는 물결이

아름다워서 갑자기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십자군 전쟁,신의 이름으로 시작한 전쟁이지만

정말 추악한 사건이 끝없이 발생했던 전쟁,

교황의 권한이 절정에 달한 시기에 시작했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교황의 권위가 실추된 전쟁

유럽의 경우 졌지만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된 전쟁

전쟁의 실상을 1,2차 십자군 전쟁에 촛점을 맞추어

비교적 양쪽의 시각을 골고루 보여주는 좋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벌써 끝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영상자료를 보고 나니 오래 전에 정말 도움이 되었으나

2권이 나온 이후로 감감무소식인 십자군 이야기가

혹시 더 출간되었나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아직 3권 소식은 올라와 있지

않네요.

저자가 공부를 탄탄히 하고 쓴 만화로 된 십자군 이야기인데요

만화를 잘 읽지 않는 제게도 정말 몰입의 경험을 하게 만든

만화였습니다. 다만 십자군 전쟁에 관한 것만이 아니고

중세라는 시대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는 책이기도 해서

총 5권에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더 담을 것인지

기대를 했었는데.

점심을 먹으면서 영상자료를 수업에 어떻게 이용할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머라여님의 도움으로 저도 가능하면 유에스비란 것을

구해서 좋은 자료를 영상으로 보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날이기도 하지요.



오전중에 11세기말에서 12세기속에서 살다가

점심먹고 밖으로 나오니 다시 현실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다음 행선지는 사당동 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이었는데요

사실은 미술전시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제가 자주 가는 홈페이지에서 만나게 된 미칸님과

약속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천천히 이야기하는 제 서투른 일본어를

표가 나지 않게 고쳐주면서 한 시간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는데 확실히 처음보다는

이야기하는 것이 수월해진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듣는 것에 비해서 말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던 시간이기도 한데요

재미있는 것은 미칸님이 돌아가고 나서 혼자서

마침 그 곳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이 있어서 그림을

보고 있던 중 어떤 여자분이 제게 일본어로 말을 거는 겁니다.

니혼진데쓰까?

저도 모르게 와따시? 와따시와 니혼진자 나꾸테

강꼬꾸진데쓰라고 말이 나와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아마 휴게실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장면을 본 사람인

모양이지요?  

자아 이미지,거울 시선이란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는

그림들은 한국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화가들이 그리거나 조각한 자화상을

전시한 것인데요,정말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마냥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그림들도 있고 오늘 처음 만난 그림들도

있었는데요,한국 현대미술의 계보를 만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그 사이의 변화를 느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사당동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꼭 들러서 보라고

강력하게 권하고 싶은 전시랍니다.




오늘 kbs 정기연주회 공연을 들으러 갔습니다.

처음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들은 날,이제 귀로 소리를 들으면서

연주가 어떤 악기부터 출발하여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것이 전체 곡 흐름을 어떻게 주도하고 있는지

눈으로 보면서 마음으로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한

날,마지막 곡을 마치고 지휘자가 소리를 내서 인사를

하더군요.

5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 교향악단에서만 39년 연주자

생활을 오늘 저녁 공연을 마지막으로 퇴직하게 된

한 단원을 소개한다고요.

여성단원인 그녀는 청중들에게 단정하게 인사를 하고

동료들과 서로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39년이라,공연히 제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그녀는 앞으로 음악으로 어떤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갈까? 혼자서 공상을 하게 되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오랫만에 지하철에서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책 사라진 명화들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하루 종일 밖에 나와 있었는데도 피로를 한 방에 날리는

몰입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8.9.28 12:27 AM

    띵~똥!! 음악선물 도착했습니다.

    1.Adagio - Allergo non troppo......0:18:19

    2.Allegro con grazia D.............0:08:57

    3.Allegro molto vivace G...........0:08:14

    4.Finale Adagio Lamentoso b........0:10:08

  • 2. 카루소
    '08.9.28 12:35 AM

    오늘(27일) 상암에서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을 보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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