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보내온 약을 받아 먹기 시작한지 일주일
식전,식후로 두 번씩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지시사항을 지키는 일이 처음에는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마실 수 없다는 말에 주변에서 마시는 사람들의 커피잔에서
나는 향이 얼마나 자극적인지,고통스러울 지경이더군요.
이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겠지만 금주해야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처음에는 제대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래도 일주일 정도 되니
몸에서 커피를 원하는 증상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옆에서 나는 향에도 무감해지는 것이네요.
사람의 적응력이 대단한 것일까?
아니면 몸을 걱정하는 마음이 기호를 이기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제 하루종일 바쁜 날이어서 아무래도 피로가 몰렸던지
다른 날에 비해 조금 일찍 잤더니 역시 아침 이른시간인데도
몸이 빨리 깨었습니다.
식전약을 먹고나서 식사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베토벤의 피아노와 바이얼린을 위한 소나타 한 곡을
걸어놓고 그림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어제 모네 그림을 보다가 말아서인지 오늘 처음으로
검색해서 보게 되는 그림이 역시 모네로군요.
위 그림은 모네가 이탈리아 남부지방을 여행하면서
그린 풍광이라고 하는데요,경치가 너무 좋아서
모네에게는 일종의 선경역할을 한 곳이라고 하네요.
세 곳이 연달아서 같은 지역인데요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광입니다.제겐
이 곳도 역시 같은 지역이네요.
모네의 그림은 이상하게 무엇인가 마음속에 축하하고
싶은 기분이 날 때,아니면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거나
격려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데요,제 경우엔
오늘은 커피를 제대로 (사실은 하루에 한 잔정도는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지만 한 잔이 들어가면
더 원하게 될 몸이 무서워서 아예 금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는데요 속에서 자꾸 속삭이는 목소리랑
싸우느라 한 주일동안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 목소리가
사라진 기분이 들어서요) 금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모네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치 여행에서 막 돌아오는
기분이 드는군요.아침에 음악과 더불어 본 그림들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