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금요일,강남에서 역사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중세 프랑스,독일,영국,그리고 러시아의 원형이 형성되는
시기에 대한 공부를 하고 나서
시간이 되는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 다음
목요일 밤 뜻밖의 전화로 연결된 미칸님 (그녀는 제가
늘 가는 싸이트에서 만난 일본여자분인데요
그 곳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전화연결이 된 것이고
금요일 강남에 가는 날 한 번 보자고 하다가 그렇다면
이왕이면 내일도 좋다고 해서 약속이 되었답니다.)을
만나러 사당동으로 갔습니다.
음악회에 함께 다니는 캘리님에게 이왕이면 함께 가서
이야기도 나누고,그 곳 시립미술관 분관에서 열리는
내 마음의 보물전도 보자고 권해서 함께 떠난 길
마땅하게 들어갈 만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아서
미술관안으로 들어가니 앉아서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있네요,
그 곳에서 인사를 나누면서 시작한 이야기
한국에서 오래 산 분이라 한국어도 능숙하게 하지만
이왕이면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싶어서 가능하면
아는 표현내에서 말을 시작했는데요 전 날 밤 전화로
이야기하던 것보다는 훨씬 편한 상태에서 이야기나눌 수 있었고
초면이라고 해도 이미 글을 통해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낯설지 않았지요.
참 신기한 일이지요?
인터넷 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맺은 인연으로
제게 새롭게 열리는 문들이 저를 낯설지만 새롭고 행복한
세계로 이끌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하루였습니다.
아직 어린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전화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로 하루 종일 바쁜 그녀,그런데
집안일도 혼자서 다 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는데
그런 바쁜 일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계속 전화로 연락이 오네요.
이야기도중 틈틈이 전화를 받기도 하면서 한참 이야기나누고
그녀가 가는 것을 본 다음 캘리님과 둘이서 내 마음의 보물전을
보았는데요 전시에 성의가 느껴지는 배치와 작품들이
마음에 들어서 흡족한 마음으로 이야기나누면서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도상봉님의 그림들,실제로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여러 점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겸재 정선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살린
작품도 인상적이었지요.
강익중의 도자기,구본창의 도자기 (사진 작업)
배병우의 종묘사진,정종미의 그림들,벽화작업이 인상적이었던
이종상의 그림,그리고 아,최영림이네 하고 다가가서 본 그림
일일히 다 열거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경주고분에 대해서 그냥 고분이 아니라 지금 경주사람들의
일상속에서 놀이터가 되어 사람들이 모여든 상황을 보여준
작업도 인상적이었답니다.
토요일 아침에 어제 산 음반을 걸어놓고 골라서 보는
그림은 정종미의 작품입니다.

어제 전시장에서 본 작품은 몽유도원도란 작업이었지만
오늘 보고 있는 것은 다산초당을 그려낸 것인데요
마침 남도에 가고 싶다,남도에 가면 이런 이야기를 해서
그런것일까요?

이번 여름 대관령 음악제에 한 번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통영의 윤이상 음악제에는 언제 가 볼 수
있으려나,그런데 보길도와 통영은 어느 정도 거리일까?
남도땅이 내게 매력적인 이유,이런 저런 이야기속에서
그 곳에 갔던 기억들이 꼬물꼬물 살아나서 즐거웠습니다.


그림을 찾다보니 몽유도원도란 제목의 그림이 한 점
나오네요.그녀의 이 작품,방 인왕제색도,신 인왕제색도
이런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서 제 관심을 가장 끈 작품이었습니다.
선배들의 작품이 지금의 화가들에게 어떻게 수용되고 변용
되는가,그런 문제들이 제 관심을 자극해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