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많은 비가 내리고 난 후엔
꼭 절 유혹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다름아닌 삼각산입니다.
산세도 설악산을 닮기도 하였고 돌산인 지라
맑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정말 맘까지 시원해 지는 곳이지요~

일어나자 마자 창밖을 내다 보고 기상청 들어가 예보를 보니
비올 확률없이 구름만 많다니....당장 채비를 차려 나섰지요^^
다행이 급히 SOS 문자를 받고 동행해줄 산우도 있었답니다.ㅎ
간단한 점심과 음료수를 챙기고
북한산성입구에서 하차하여 오르니
역시나~ 삼각산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맑고 시원한 물줄기를 원없이 흘려 내리고 있더군요^^
한참을 계곡 바위에 엎디어
삼각대없이 느린 셔터속도로 물줄기를 찍으려니
친구나 나나 그 촬영모습이 가관도 아니더만....
눈질근 감고는 돌각대에 엎뎌 지나는 등산객 눈길도
외면한 채...한참을 놀았더랬습니다.ㅎㅎ

계곡에서 원없이 사징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어제 내린 비로 습기가 가득한 숲속을 걸어 걸어
온 몸은 땀범벅을 한 채 원효봉으로 올랐습니다.
맘같아선 위문으로 향하여 백운대를 가고 싶었지만
오랫만에 나선 산행이 너무 무리인 듯 싶어 위문으로 가는 길목에서
원효봉으로 가는 산길로 빠져 들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산길에 핀 이름모를 꽃이며 풀잎에 눈맞춤하며
거북이 모양새로 살금 살금 기어 오르다 보니...안개에 덮힌
북문엘 이르었고...그곳에서 우릴 환한 모습으로 반기던
털중나리에게도 인사를 나누며 가뿐 숨을 잠시 가라 앉히곤
원효봉으로 오르는 길목 바위위에서 간단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과 샌드위치를 맛나게 먹고 산안개에 휩싸인 능선을
신선이 된 양 거닐며 노닐며 즐거운 산행시간을 갖었습니다.

그렇게 무리없이 갔다 온 듯은 하였는 데....
집으로 돌아온 그 시각부터 심한 몸살을 앓듯이
비몽사몽을 헤매고 잠에 빠지고 나니 온 몸이 뻑쩍지근한 것이....
오랫만에 산행의 후유증인 듯 싶습니다.
그런데도 이 욱신대는 아픔은
아주 기분좋은(?) 아픔인 걸 보니~
이래서 운동이 좋긴 좋은 가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