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투스를 검색하다 만난 영화입니다.
너를 보내는 숲

스틸 사진은 영화보기전과 본 후의 느낌이 참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아마 알고 모르고의 차이,영화속에 몰입하여 감정이입을
한 후와 전의 차이,그런 것이겠지요?



지난 목요일의 일입니다.
아침에 수업하러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현관문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시도해보아도 열리지 않는 순간
갑자기 패닉상태가 되었습니다.
수업에 조금 늦는다고 연락을 하고 나서
이리 저리 다시 궁리해보아도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게 치매가 오는 것인가
그런 공포였습니다.
가까이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부탁을 했지요.
밖에서 열어달라고.
기다리는 순간이 사실 시간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서성이면서
앞으로의 긴 인생에 대해서 암담한 생각에 마음이
저리더군요.
밖에서 재까닥 열리는 문,그러나 역시 안에서는 열리지
않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서 수업을 하고 들어왔지만
역시 시도해본 안에서 열기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열쇠전문점에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도와주시러 온 분의 이야기로는 오래된 모터가 고장이 나서
도어록자체를 갈아야한다고요.
그제서야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그 날의 선명했던
공포는 가끔 생각이 나서
한동안 마음이 힘이 들었습니다.

200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한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아주 최근의 일인데 수상작보다 더 관심이 간 작품이
낮잠이란 제목의 소설이었는데
66세 남자가 주인공인 단편이었습니다.
아,이런 소설에 끌리는구나 요즘은
옛날이라면 이런 소설에 감정이입하기가 어려웠을텐데
변화는 소설에 대한 반응에서도 오는구나 갑자기
정신이 확 들던 그 날의 시간이 기억이 나는군요.

미리 오지 않은 미래를 떠안고 고민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해보고 싶은 것들,생각해야 할 것들
그리고 마음속을 통풍시키는 일들이 점점 필요한 것이
아닌가 마음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그 날의 사건이
전혀 무익한 공포만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