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책을 여러 권 사는 경우
이상하게 우선순위에서 밀려,한동안 손에 잡히지 않는
책들이 있지요.
타쉔의 프리드리히도 그런 경우였는데
오늘 갑자기 그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밖에 눈이 오는 날이어서 낭만주의 화가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 것일까요?

밤에 집에 들어오는 길,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발을 딛으면서 눈 쌓인 거리에서 이렇게 조심하는 것이
갑자기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길거리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있던 아이들과
제 모습이 너무 대조되어서일까요?

풍경을 그래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담고 싶어했다는
화가라서일까요?
그의 눈을 통해서 보는 풍경이 강렬하네요.


요즘 밤에 집에 들어오면 좋아하는 작곡가의 이름을 검색해서
새롭게 음악을 들어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오늘은 바흐의 곡과 모짜르트를 다르게 연주하는 두 사람의
곡을 찾았는데요 같은 곡을 거의 세 배정도 빠르게 치는
글랜 굴드의 연주기법이 재미있네요.
두 사람의 속도 차이를 느끼면서 요즘 메트로늄을 쓰느라
고생하는 제가 생각나서 웃음이 납니다.
제 급한 성질이 메트로륨의 박자보다 앞서는 것을 제어하느라
고생을 하다보니 이제 조금 익숙해지고 있네요.
그러니 back to the basic이란 말이 나오는 모양이라고
수긍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이 화가의 풍경화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봄의 오는 산이 궁금해지는군요.
다른 사람들이 저로 인해 산행에 지장이 될까봐 저어하는
마음이 있어서 선뜻 내키지 않는 길이었지만
이제 마음을 바꾸어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제 안의 부정적인 목소리들,그래 그건 곤란하지
그것은 내 능력에 너무 부치는 일이야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지 않니?
이런 말들에 조금 덜 휘둘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을 보니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