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구정이 낀 관계로 everymonth의 예술사 읽기
모임이 미루어졌습니다.그래서 네 번째 금요일에 만났지요.
대위법에 관한 설명 일권에서 조금 남은 것을 큐트 폰드님이
그것만이 아니라 음악사 형성의 초기단계에 대해서
재미있는 설명을 해주었기 때문에 제겐 그것만으로도
모임에 참가한 의미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작곡 전공의 그녀를 알게 된 것이 제겐 새로운 문으로 나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그녀는 알까요?
그 다음 제가 맡은 르네상스 발제를 했습니다.
사실 반 룬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행간의 뜻을 조금씩
더 알아나가는 재미가 있지요.
처음 읽을 때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을 때
그 사이에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농축되어
글의 뉘앙스를 파악하는 재미.그것때문에 그의 글을
질리지 않고 새록새록 더 읽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수업끝나고 철학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교재도 정하고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철학-남경태)
민예총에 부탁하여 장소도 확정을 지었습니다.
드디어 3월부터는 철학수업이 시작되는군요.
혼자서 읽기 어려운 책을 여럿이서 읽으면 좋은 점은
끝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그런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을 절로 한 날이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 다음 학고재에 들러 사진전을 보았습니다.
자연을 이렇게 보는 관점도 있구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요
난지도,새만금,영종도,시카고
이런 지역을 자연에 손을 댄 인간으로 인해 그 지역이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전시라고
할까요?
전시를 함께 본 다음 저는 큐트폰드님이랑 둘이서
현대갤러리를 들러 처음 보는 중국화가의 전시를 본 다음
(자라지 않는 성장이란 주제의 그림들,일종의 팝 아트인데요
문화대혁명기에 자란 화가라서일까요?
동화적인 수법을 통해서 성인의 삶에서 아직 유년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들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문화대혁명기에 자란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문제일까? 우리들 각자에겐 그런 부분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만든 전시였습니다.
역시 마음이 잔뜩 불편했지요.)
그 다음 마지막으로 소격동 학고재에서 하는 강요배의
스침전에 갔습니다.
스밈에서 이제는 스침으로 전시회 제목이 바뀐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2년만에 만나는 그의 그림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뭐라고 할까,색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것만이 아니고 질감이 달라진 그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림은 제주로 저를 부르더군요.
와서 보라고,그림을 보면서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그런
강렬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 참 특이했지요.


전시장에 가면 이 그림 하나 만난 것으로도 이 시간이
좋다,그렇게 충만한 기운을 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번 소격동 학고재에서는 바로 이 그림이 제겐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그림앞에서는 제주도의 밤을 상상하게 되더군요.
제주도 시내말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어떤 밤일까?
마음은 이미 제주도로 향합니다.

그리고 또 그릴 뿐이라는 화가 강요배,제주에 그가 있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갑의 갤러리가 있고
4.3의 흔적이 있는 곳,삼별초의 마지막 대몽항쟁이 벌어진 곳
어떤 제주와 마주하게 될 것인가 공연히 마음 설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학고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