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드디어 12월
두가지 느낌이 동시에 든 날이었습니다.
한 해가 끝나간다는 아쉬움에서는 벌써이지만
12월 연말에 기다리고 있는 스페인과의 만남을 생각하면
드디어 12월인 셈인가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석류나무 그늘아래는
1500년 (기독교 부부 왕이라고 불리는 스페인의
이사벨과 페르디난도 두 공동왕이 레콩키스타 운동에
최종적으로 성공하고 나서 8년이 지난 시기)이
시대배경이고요
그라나다에서 이슬람과 유대인의 흔적을 지우고
그들에게 개종을 강요하는 시기에 한 이슬람의 가문사람들이
겪는 삶의 변화를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가 쓴 술탄 살라딘에서 이미 소설가의 필력에 감탄했으므로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소설을 고르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지요.
역사책에서는 한 페이지 정도로 언급되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소설가의 손에서 살려낸 당시의 삶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오히려 역사보다 더
생생한 감각을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역사보다 시가 한 수 위라는 말은
역사보다 역사소설이 어떤 점에서 더 생생한 역사의
숨결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의 결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닌가 오늘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집에 와서 조금 한가한 시간이 되자
역시 이슬람 미술에 대해서 검색을 하게 되네요.

Geometric motifs were popular with Islamic artists and designers in all parts of the world, for decorating almost every surface, whether walls or floors, pots or lamps, book covers or textiles. As Islam spread from nation to nation and region to region, Islamic artists combined their penchant for geometry with existing traditions, creating a new and distinctive Islamic art. This art expressed the logic and order inherent in the Islamic vision of the universe
이슬람이 나라마다 펴져나가자 그들이 원래 갖고 있는
문양에 그 지역의 특색이 어우러져 각각 많이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른 것들이 만들어졌겠지요?

소설속에서 그라나다에 새로 온 대주교가
불의 벽 (이슬람의 서적을 벽처럼 쌓아놓고 태우는 장면을
그렇게 부르는데요,그 와중에서도 몰래 정말 중요한
문헌을 아프리카의 페즈등으로 보내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
혹은 불의 벽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고민하던 기독교인들이 살짝 길거리의 집안으로
던져 넣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The wide spectrum of intellectual treasures allowed Islamic scholars to quickly embrace Greek philosophy and mathematics, translating and disseminating this knowledge for posterity. The works of Euclid and Pythagoras were among the first to be translated into Arabic. The study of geometry also fed an ardent preoccupation with the stars and astronomy. All this in turn nourished the Arabic passion for creating infinite, decorative patterns. The cultivation of mathematical analysis, in particular, had a harmonizing effect. Driven by the religious passion for abstraction and the related doctrine of unity (Al-Tawheid), the Muslim intellectuals recognized in geometry the unifying intermediary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spiritual world


이슬람,유대교,그리고 기독교도들이 나란히 서로
공존하면서 살 수 있었던 스페인 (물론 모두다 평등하게는
아니었겠지만 그것이 가능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에 비해)
에 카톨릭에 전념하는 여왕이 등장한 것은
스페인의 통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그 다음에 개종하지 않는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냄으로써 그들이 갖고 있던 자질,상업이나 법관계
그리고 농업이나 원예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두 집단이 사라짐으로써 스페인에는 행정상의 공백이
생길 지경이었다고 하지요.
길게 보면 그것이 스페인의 역사에 얼마나 마이너스가
되는지는 역사가 증명을 하더군요.

다 같이 유일신을 섬기는 세 종교중에서 어느 것이 진짜인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신앙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존재로 살 수 있는가
그것이 문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어제 영화보러 라페스타에 갔다가 신나라 레코드에 들렀습니다.
돈 까를로나 카르멘,아니면 세비야의 이발사중에서
주머니 사정이 허락할 만한 디브이디가 있으면 구해서
올까 싶어서요.
그런데 이상하게 세 작품이 다 4만원이 넘어서 고민하다가
결국 알함브라의 추억이란 제목의 기타연주 음반을
구해서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기타라서일까요?
카탈란 지방의 곡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제 오늘 시간이 날때마다 듣고 있는 중인데
그 와중에 만난 알함브라 궁전의 내부 사진을 보니
공연히 반갑군요.

터키의 모스트에서 만난 타일의 아름다움,특히 블루의
아름다움에 반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곳에서 타일만을 찍어서 편집한 책을 한 권 구해와서
지금도 가끔 뒤적이면서 보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문양의 타일들을 보게 될까 벌써부터
설레는군요.
페니키아,그리스,그리고 로마
로마가 약해지자 들어온 게르만의 일족인 서고트족
그들을 물리치고 이 곳에 새로운 왕국을 세운 우마이야왕조
그들을 물리치려고 북부에 결집하여
오랜 세월에 걸친 투쟁의 결과 다시 국토를 회복한
레콩키스타의 전사들
세계사에 당당하게 등장하여 16세기에
세계사를 리드했지만 과도한 팽창과 기독교계의 선두적인
지킴이 역할을 하다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펠리페2세
그가 빚더미로 물려준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다가
결국 합스부르크 가문의 대가 끊기고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에서 왕이 오게 된 것이 펠리페5세
그 시기에 벌어진 스페인 내란으로 인해
고야의 그 유명한 1803년 5월 3일이란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그 기나긴 과정의 역사를 읽어나가면서
이전에는 그저 역사책속의 한 나라에 불과했던 스페인과
점점 심정적으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아마 이번 한달동안은 여행의 준비로,여행기간
그리고 다녀와서의 after로 마음과 몸이 다 분주하지만
즐거운 그런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