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를 읽다가 그가 아르 누보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짤막한 구절을 만났습니다.
그렇구나,언제 기회가 있으면 아르 누보에 대해서
읽어보아야지 하고 슬쩍 미루어두고 있었는데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제목의 책을 읽다가
다시 알폰스 무하를 만나게 되고
서점에 책사러 갔더니 타쉔의 미술서적 번역서중에
알폰스 무하가 떡하니 있네요.
이게 무슨 징조란 말인가,나 좀 읽어봐,나에 대해서
조금 관심을 갖고 살펴봐라고 주장하는 기분이 드네요.
그래서 스페인에 가서 만나게 될 엘 그레코 책 한 권 사는
김에 알폰스 무하도 함께 구했습니다.
책이 워낙 얇아서 오늘 집에 들어와서 반신욕 하는 사이에
다 읽어버렸네요.
다 읽고 나서 디자인에 관심많은 보람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잠들기 전에 한 번 보라고요.

어린아이들을 위한 영어책에서 사라 베르나르란 여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1900년대 파리에서 활동한 여배우인데
연극에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인 사람이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오페라이야기에서는 사라 베르나르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녀가 출연한 연극작품이
어떤 오페라 작곡가의 (일주일도 지나기 전인데
어떤 작곡가가 이 연극으로 무엇을 작곡했는가는
기억에도 없으니 한심하군요) 관심을 끌어서
오페라로 성공을 하고 그 연극에 대해선 지금은
기록으로만 남아있노라 하는 것하고
포스터를 그리기로 한 사람과의 약속이 어긋난 탓인지
사라 베르나르가 당시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알폰스 무하에게 부탁을 했고
이 포스터로 인해서 사라 베르나르는 6년간 계약을 맺었다고
하네요.앞으로 자신이 나오는 연극의 포스터는 무하가
맡아달라고.
그런 인연으로 아르 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가
등장하게 된다고 하네요.
물론 준비된 우연이긴 하겠지만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이런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되는 과정이 참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네요.

무하는 물론 연극 포스터만 그린 것은 아니었고요
상업용 포스터도 의뢰받아서 그렸는데
설명이 없었더라면 이 포스터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을 것 같아요.
조브라는 담배 회사의 포스터라고 하네요.

첼로 콘서트를 소개하는 포스터입니다.
포스터하면 생각나는 다른 한 화가가 떠오르네요.
로트렉.
그렇지 않아도 당시에 포스터로 명성을 날리는 세 사람중의
두 사람이 무하와 로트렉,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역시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 두 사람은 포스터를 예술의 차원으로 편입시킨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하네요.

사라 베르나르 주연의 연극 메데아를 소개하는 포스터로군요.
연극 포스터를 보고 있으려니 오랫만에
좋은 연극 한 편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

만약 사전 정보 없이 이 포스터들을 둘러 보았다면
지금처럼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얇은 책 한 권으로 인해서 지금 포스터를 찾아보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보니 약간의 선지식이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위의 포스터로 인해 무하의 명성은 확고부동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것은 독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의뢰로 인해서 그의 예술성은 상업성에 묻히게
되고 그것이 그것인 작품이 양산되게 된다고요.
어디까지 나가고 어디서 그쳐야 하는 것을 알 수만
있다면 사는 일이 덜 어렵겠지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니
옛부터 현인들이 중용의 덕과 중용의 어려움을 설파했겠지요?

제목이 zodiac이라서 살펴보니 정말 큰 원 안에
12궁도가 그려져 있네요.

비잔틴 풍의 머리를 한 이 여인은
정말 다양하게 복제되어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그로 인해서 무하라는 이름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요.

당시에 영국의 라파엘 전파의 그림이 파리에 선풍을
일으켰고 무하도 역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그림을 보니 아하 그렇군 소리가 절로 나는군요.

그가 뮤직이란 제목을 붙인 작품입니다.
뮤직과 댄스가 어울린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렇지 않아도 첼로곡을 틀어놓고 앉아 있는데
그림보다 음악소리에 솔깃하는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