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내일의 기억을 다 보고
인터넷을 켜니 다음에서 보여주는 글중에
집 전화번호도 기억이 나지 않아,정신적 충격
이런 식의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그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리는군요.
내일의 기억은 광고회사의 잘 나가는 부장인 사에키상이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가
병원에 가니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서 시작하여
기억을 잃게 되는 곳까지 ,그리고 그 너머를 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평소라면 엄마가 영화보는 시간에 합류하지 않는 아들이
이상하게 옆에 와서 보더니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보더군요.
엄마,울고 있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남의 말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말을 하려다가 문득 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것에
마음이 상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 더 실감이 났는지도 몰라요.

사람이 태어나면 언젠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사실은 잘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가지요.
그러다 문득 주변에 가까운 친척이 세상을 뜨거나
친한 친구가 병에 걸리거나
아니면 갑자기 사고를 당하여 모르는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신문에서 읽으면서
죽음은 그리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란 것에 눈을 뜨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다가 죽고 싶은가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지난 번 검사에서 심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
심장에서 나가는 혈관이 좁아서 혈액의 흐름이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간단한 소견을 듣고 나서
제대로 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요즘
마음속에서 불안이 싹트고 있는 중이라서
주인공의 뇌사진촬영한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더군요.
건강한 뇌와 알츠하이머에 걸린 뇌의 차이가 바로
저런 것이로구나,그런데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서
뇌 안에 푸른 기가 도는 것이라니 하고 놀라기도 하고요.

결과를 받고나서 웃으면서 이야기하게 될지
아니면 실제로 치료에 들어가야 할 지 아직 잘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몸이 내게 보내는 s.o.s라고 생각하고
몸과 좀 더 친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