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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아버님 쪽파김치 잘 담궜어요

| 조회수 : 3,285 | 추천수 : 43
작성일 : 2007-08-29 00:52:48



참으로 긴 터널을 빠져 나온듯 합니다.
그것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말이죠.

몸이 하라는대로
주변이 움직여 지는대로
움직였던 거 같습니다.

긴장 풀어지면 없는 병도 생기겠지만
또 널브러진 일 들 때문에
그 긴장도 풀 여력이 없었네요.

홀로 남은 어머니 생각에
온 가족이 5일 동안
또는 이번 주말 동안
또는 오늘까지 돌아가며
어머니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지난 8일 동안 저희 집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위로가 되거든요~

10 여년 병상이 그리 길었던게 아니였는지...

사진속 웃고 계시는 아버님이 이제는 옛날 분이 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님께 이런 저런 말씀 다 하셨고
쪽파김치 담그려고  늦은 저녁까지 마당에서
일하던 모습을 기억하셔서 인지

"내일 쪽파 김치 담가야제~."

그렇게 쪽파김치 담글 걱정까지 하셨어요.

그렇게 쉬이 빨리 돌아가실 줄 알았더라면
늦게까지 쪽파 다듬지 말것을...

어머님 옆에 더 계실 수 있게 할 것을...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들어 함을
쉬이 지나치지 않았을 것을 ...

한 순간 순간이 후회입니다.

어머님이 혼잣말로 그러십니다.

"하고 픈 이야기 얼마나 많았을 것인데 밖에서 쪽파만 까고 있었으니 휴~."

안타까움이 한가득 입니다.

그 말씀 듣는 순간 날마다 김치 담그고 파 다듬고
야채 다듬는 일이 그렇게 속이 상할 줄 몰랐습니다.

먹고 사는 일에 정신 팔려
아버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듣기 좋은 말
하기 좋은 말로 잘 가셨다 하지만
가시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왜 그리 여름을 사랑하시는지.
결국 이 무더운 여름에 가셨습니다.

당신 어머님 아래 누우셨습니다.

사람은 한 순간 인것을
아무런 힘없이 땅 속에 묻히는 것을

우리는 뒤돌아 서며
현실 앞에 또 아둥 바둥합니다.



댓글로 문자로 전화로 쪽지로
격려해 주시고
함께 아파해 주시고
이런 저런 모양으로
은혜 베풀어 주신 많은 회원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차차 많은 이야기 풀어가겠습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권미현
    '07.8.29 1:00 AM

    뭐라 위로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글과 음악, 읽고 듣는 제 눈에 눈물이 맺히네요. 경빈마마님을 비롯한 가족분들 모두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 2. 마중물
    '07.8.29 1:25 AM

    오늘이 저희 아버지 제사예요...
    그래서 인지.. 사진보니.. 뭉클하네요...
    저도 저희아버지 잘가셨으리라고 믿고 있어요...
    가시는길에... 거기가서는 아프지말고 편히 계시라고 했네요....

  • 3. 소박한 밥상
    '07.8.29 5:30 AM

    앞서거니 뒷서거니......모두들 떠난답니다

  • 4. 싱싱이
    '07.8.29 7:16 AM

    3년전에 시아버님 돌아가셨을때가 생각이 나네요
    배추 팔러 다니느라 정신없이 돌아치던 그때...
    우리 바쁜 동동걸음에 늘 안쓰러워 하시던 아버님..
    김장까지 모두 마친후에야 길을 떠나 가셨지요
    아마 마마님네 아버님도 우리 아버님과 같은 마음이셨을 겁니다
    더운 날씨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 5. 상구맘
    '07.8.29 9:36 AM

    긴 병상 생활속에서도 사랑스러운 가족들이 있어
    그래도 마마님 시아버님은 행복하셨을겁니다.

    지금은 날씨마저 이렇게 비가오니 이 글을 보는 제 마음도 더 가슴이 저려 오네요.

    마마님, 고생 많으셨구요
    고인이 되신 시아버님도 남은 가족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으실거예요.
    힘내세요.

  • 6. 진선미애
    '07.8.29 12:48 PM

    저희 친정아버지께서도 3년전 가장 무더운 날 돌아가셨답니다
    홀로 되신 친정엄마가 얼마나 안됐었던지.....
    그런데 이런 저런 핑계로 엄마보러 자주 가지도 못하네요
    비도 오는데 맘이 짜 안 해집니다

  • 7. 우향
    '07.8.29 1:36 PM

    눈물 납니다.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이생의 그 이야기들,몇일 밤을 지새우고도 또 남았을 이야긴데...

    인생은 물거품 같고 저녁노을같고 아침이슬 같은거........

    소박한 밥상님 댓글- 앞서거니 뒷서거니......모두들 떠난답니다.=그렇지요.

  • 8. 그린
    '07.8.29 1:38 PM

    저도 미처 인사를 못 드렸어요.

    마마님....
    만남과 이별은 같이 다닌다지요.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듯 견딜만해지구요,
    이담에, 나중에 우리도 아버님 계신 곳으로 갈 날이 있으니
    그 때 까지 또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되요.
    힘내세요~~

  • 9. 그런날이올까요
    '07.8.29 3:16 PM

    엄마는 늦둥이 막내 좋아한다고 일어나서 카레를 한냄비 해놓고 그 아침에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날 저녁 불이 나게 내려온 조카들 밥에 한국자씩 얹어 먹였습니다.
    다음날 막내가 자기를 위해 엄마가 마지막 만들고 간 카레 달라고 하는데, 조금이라도 남기고 애들 먹일 걸 후회했습니다.
    카레는 애닲습니다.

  • 10. juwons
    '07.8.29 5:51 PM

    기운내세요....

  • 11. 마음
    '07.8.29 5:55 PM

    저려오는 마음을 웅켜잡아 봅니다... ㅠㅠ

  • 12. 바다
    '07.8.29 6:28 PM

    저희 시어머님은 15년 전에 치매로 돌아 가셨습니다
    인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강을 하지 못 하셨거든요.
    지금같이 승용차가 있었다면 차로 병원을 다녔을뗀데......
    버스로 , 119로 , 벙원차로......
    지금 같으면 용돈도 드리고 차로 여행도 했을뗀데.....
    기운내시고 고생 하셨습니다.

  • 13. 채유니
    '07.8.29 6:47 PM

    힘내세요. 기운내시고 힘 내세요. 그동안 수고하셨여요. 저도 맏며느리인데 모든 일이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네요....

  • 14. 오후
    '07.8.29 8:55 PM

    이 시대의 마지막 효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천상의 나라도 살 만하다는 말씀들 어른들 자주하시잖아요?
    우리들 모두 그곳에 가니까요.

  • 15. 징검다리
    '07.8.29 10:01 PM

    님의 착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가시고 나면 후회만
    남기 마련인걸요. 사진속에 환하게 웃고 계시는 모습을 뵈니 좋은곳에
    가셨을꺼에요~~ 힘 내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 16. 예술이
    '07.8.29 10:09 PM

    친정엄마 돌아가신지 억지로 석달되었네요.
    마마님 글과 아버님 사진 보니 저도 가슴이 저려옵니다..
    기운내세요....

  • 17. 해피데이
    '07.8.29 11:06 PM

    뭉클하네요 정말~ 아무쪼록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 18. ice
    '07.8.30 12:02 AM

    위암말기 친정엄마 그제 요양병원에 모셔놓고 잠을 이룰 수 없었네요.
    자식들의 무능함을 가슴에 안고 엄마의 휭한 모습 한구석에 꽂히고 돌아서 왔답니다.
    힘내시구요. 아버님 편안하실거예요....

  • 19. 강혜경
    '07.8.30 3:43 AM

    좋은곳으로 가셨기를 빌어드립니다.
    경빈마마님...빨리 맘 추스리고 기운내시길 바랄꼐요

  • 20. gs sagwa
    '07.8.30 6:44 AM

    마마님 파이팅!

  • 21. 커피향기
    '07.8.30 8:49 AM

    마마님,
    아버님,정말 편하게 가셨을꺼예요
    홀로 남으신 어머님 잘 챙겨 드리세요
    자식들도 물론 큰 힘이지만,그래도 ,옆에있는 아버님이 큰 힘이 되셨을텐데...
    온 가족분들,얼른 기운 차리시고,.
    밝은모습으로 ,힘찬모습으로,돌아오세요

    이,아침,,저역시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 22. 루루
    '07.8.30 10:22 AM

    마마님께서 아버님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너무나 가슴깊이 와 닿네요

    두 소절부터 가슴 밑이 치밀어 올라오면서 그만 울고 말았답니다

    가슴에 묻어두고 기운내서 또 혼자 남으신 어머님 잘 보살피셔아죠

  • 23. 프리치로
    '07.8.30 12:13 PM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눈물이 나네요.

  • 24. susie99
    '07.8.30 12:35 PM

    너무 슬퍼요.
    글 읽는 동안에 눈물이 그렁 그렁해지네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경빈마마님 힘내세요..

  • 25. 김포마마
    '07.8.30 1:45 PM

    며칠전 시아버님 기일이라 산소다녀왔읍니다.
    저도 돌아가실때까지 수발드렸읍니다.
    그렇게 허망한것을 ....
    마마님 기운내시고 고생하셨읍니다.

  • 26. 장금이친구
    '07.8.30 6:30 PM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곳에서 편히 잘 계신다고 생각하시고 맘 편히가지세요.
    경빈마마님의 아버님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기운내세요~

  • 27. 경빈마마
    '07.8.30 10:34 PM

    함께 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누워계신 시간이 워낙 길었던지라
    아직도 방에 계신듯 하고
    애미야~ 부르며 친정부모님 안부 물으시던 그 목소리 들리는 듯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 어머님 잘 견뎌내시고 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리 보이는데
    더 세심하게 보살펴 드려야 겠어요.

  • 28. 녹차잎
    '07.8.30 10:57 PM

    착한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인생이란 그렇죠. 마음이 넓은 분 본받고 싶기도 하구요.

  • 29. 풀향기
    '07.8.30 10:59 PM

    마음이 저려 오네요,,

    눈물 납니다. 그려~~~

  • 30. 크레센도
    '07.8.30 11:17 PM

    아이고~~~~

    긴 한숨이 먼저 나오네요.

    참 좋은 며느님이셨어요...기운 잃지 마세요...

  • 31. 김흥임
    '07.8.31 6:01 PM - 삭제된댓글

    어르신 미소 속에 우째 울 아부지 미소가 겹쳐진데요

    엉엉 ㅜ,ㅜ
    그냥 울다 갑니다 .

    어머니 기력 잃지않으시도록 기도 드립니다

  • 32. 차(茶)사랑혜림농원
    '07.8.31 11:10 PM

    마마님 기운내세요..

  • 33. 라니
    '07.9.2 4:31 PM

    여기서도 이 글을 다시 봅니다.
    다시 눈물이 나 눈물을 수건으로 얼른 훔쳐봅니다.
    긴 여름 그리 같이 계셨으니 그것으로 행복함으로 여기세요.
    쪽파를 보면 늘 당신을 그리시겠군요.
    마마님 얼른 몸도 마음도 추리소서...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나는 날...
    그렇군요. 내일은 산소를 함 다녀와야겠습니다...^^

  • 34. 메어리 포핀즈
    '07.9.6 3:12 PM

    클릭하고 마마님 글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애절한 음악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오도록 울었습니다...

    시아버님 사진을 보며 5년전 돌아가신 친정 아빠가
    너무나 사무치게 그리워지네요.
    아빠는 아직도 제 곁에 계신것같은데
    시간은 어찌나 빠르게 흘러가는지...벌써5년입니다.

    경빈마마님도 어머님도
    건강하시구요.
    선한 웃음을 가지신 아버님께서도 분명 좋은곳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쉬시리라 믿습니다.

    경빈마마님 ...분명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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