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집에 들어오는 길에
대여점에 들러서 꼭 보고 싶은 영화 한 편을 찾았습니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란 제목과 감동의 실화란 말만
포스터에서 읽고도 보고 싶은 마음이 동해서요.
그 영화 하나에다 집의 인터넷에서 동영상에 문제가 생겨서
이왕이면 일본영화도 한 편 더 빌리자 싶어서 선택한 것이
황혼의 사무라이였지요.
결과적으로는 두 편 다 제대로 고른 수작이어서
어제 밤,그리고 오늘 아침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1990년대의 실화를 다룬 것인데요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없이 바로 디브이디로 출시되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런데 알고보니 출시이전에 책이 먼저 번역이 되었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나니 당연히 책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미국의 한 학교에 처음으로 부임해온 여교사가
여러가지 깊은 상처를 안고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하루 하루를 보내는 한 반 아이들을 글쓰기를 통해서
거듭나게 하는 이야기인데요
그 아이들이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고는
선생님으로부터 안네를 숨겨주었던 부인이 지금도
유럽에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바자회를 통해 모금을 해서 그녀를 초빙합니다.
그녀는 아이들과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고
그 중 한 학생이 살아오면서 누구를 존경한 적이 없었는데
당신이 나의 영웅이라고 하자
그것은 영웅적인 행위가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되는 일이고
(그것이 옳기 때문에) 그리하여 어둠을 조금씩 비출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변하고자 노력하는 너희들이 바로 영웅이다
you are the heroes in every day life
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그들은 졸업을 하고 (그들이 선생님에게서 받은 노트에 적은
글들을 모아서 책을 냈다고 하고요)
선생님을 중심으로 프리덤 라이터스 재단을 만들어
전 세계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그런 과정을 적용하는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 인간의 진정한 노력이 사람들의 마음,그것도 얼어붙은
고등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일으킨 기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를 받는 느낌이 드는 밤이었습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그녀가
이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열연합니다.
이 안에 등장하는 편의점의 주인이 한국인인데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보고 있는 동안에

황혼의 사무라이는 제목이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막부 말기의 사무라이 이구치는 아내는 병으로 죽고
노모는 치매기가 있으며 아직 어린 두 딸이 집에 있습니다.
그는 사무소의 일이 끝나면 (막부 말기에 사무라이들은
검을 쓸 일이 없으니 행정적인 일을 담당하지요) 땡하면
바로 동료들과 놀지 않고 집으로 가는 바람에 황혼의 사무라이라는
약간은 비웃음을 당하는 의미로 별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는 녹봉이 50석인데 아주 어려서부터 친구인 400석 지기가
있지요,그가 누이의 행복을 위해서 잘 사는 사무라이에게
시집을 보냈으나 폭력에 지쳐서 결국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동생의 결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 오빠는 영주에게
이혼을 신청하고 그것에 화가 난 전 남편이 와서
결투를 신청하자 검술에 능한 이구치가 대신 결투에 임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사무라이상과는 다른 인간을 만날 수 있는
수작이더군요.



무사라는 말로 한마디로 정의하지만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무사들이 있었겠어요?
그의 어린 딸이 서당의 선생님에게서 공자의 논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에게 물어봅니다.
아버지,바느질을 열심히 하면 옷을 잘 만들게 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면 무엇을 잘하게 되나요?
그렇구나,확실히 바느질을 잘하는 것은 금방 좋아지는 것이
표가 나지만 공부는 무엇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
그렇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커져서
네 스스로가 힘이 세진단다
요즘같이 세상이 변화하는 시기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생기는 것은 중요하니 공자님 말씀을 잘 배우도록 하거라
그리고 오래 전에 아버지가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나는구나
하면서 딸이 논어의 구절을 외우자 따라서 함께 운을
맞추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