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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역시 강의는 힘이 세구나.

| 조회수 : 1,464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7-04-01 09:44:59


  금요일 교보문고에서 살림지식총서를 만났습니다.

노성두의 그리스미술이야기를 구하려고 갔다가

나란히 꽂혀 있는 책들을 그냥 외면하고 올 수 없어서

우선 제목만 만나보려고 했다가

그리스문명과 변신 ,그리스미술 이야기 이렇게 세 권을

구해왔지요.

어제 도서관에서 그리스미술이야기를 읽는데

책이 너무나 술술 읽히는 기분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마 다른 때라면 그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주제는

아니었는데 (모르는 이름들이 너무 많아서)

한 두 번의 강의로 책 한권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희안한

경험을 했지요.

덕분에 앞으로는 잘 모르는 분야의 좋은 강의를 찾아다니거나

인터넷으로 들으면서 그동안 갈증을 느꼈던 분야와

만나게 될 것같은 강력한 예감이 드는군요.

어린 시절

대학가라고 무조건 공부하라고 할것이 아니구나

언젠가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이들도 이렇게 찾아다니면서

배우고 싶은 날이 오지 않을까?

설사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그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가겠지?

갑자기 배우는 것에 별로 흥미가 없는 두 아이가 생각나네요.

일요일 아침

그리스 조각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마치 제가 대학 일학년생이 된 기분입니다.

새로 신청한 강의에서 알고 싶은 것이 많아서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이것 저것 찾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신입생이라고 할까요?

기원전 480년,이 때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이 있었던

시기로군요.

고전그리스의 시기를 세 갈래로 나누면 바로 이 시기

그리고 또 하나 펠로폰네소스전쟁이 있었던 시기

마지막으로 알렉산더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되는 헬레니즘시기로

나누더군요.
초기 고전그리스기에 크리토스 보이라고 명명된 조각인데요

콘트라포스토란 자세로 서 있는 소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네요.

발음하기 어려운 그 콘트라포스토란 한 발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로 나란히 부동자세로 보여주는 것에서 한 단계

앞으로 나간 자세라고 할 수 있다고요.

그것이 이집트의 부동자세에서 한 발 다르게 나간

자세,앞으로 고전그리스기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너무나 유명한 원반던지는 사람인데요

그리스 작품을 로마에서 카피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로마의 박물관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로마에 가서 볼 것이 너무 많아서 박물관을 못 갔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다시 떠오르네요.

물론 박물관을 전혀 못 갔다는 것이 아니라

국립박물관에 가려고 마음 먹었던 날 몸이 아파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망서리다 그만 이 곳을 놓치고

말았었지요.

그래도 그 날 조금 쉰 덕분에 다른 나들이를 제대로 할 수

있었으니 전화위복이긴 한데 아쉬운 마음 가득합니다.

요즘 그리스 미술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몰라요.



미술사 책이라면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도판중의 하나이지요.

전차병을 조각한 것인데 대리석이 아니라 청동이 등장했네요.

실제의 인물이 아니라 이상화된 존재를 만들어서 보여준 것

그것이 이 시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신이 있다고 믿고 자신의 소망을 신에게 투영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도 가끔 신안앞바다에서 난파했던 배에서

고려청자를 건졌다는 기사가 나오듯이

이 지역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지요.

그렇게해서 구했다는 리아체 청동 전사상입니다.



이집트에서는 한 가지 정형이 있으면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면 그리스에서는 경쟁을 통해서

예술가에게 개성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는 힘이 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대목이더군요.

일종의 사생대회가 같은 것이 열려서 마음껏 실력을 겨루게

되는 것,거기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것이겠지요?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

두 가지중 어느 하나가 너무 강하면 균형잡힌 삶이 어렵겠지요?

제게 너무 모자란 현실에서의 디오니소스적인 격렬한 에너지

그래서 아마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에서 에너지의

발산을 원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갑자기 해보게 되는군요.









나이키 운동화와 마시는 바카스에서

이름이 살아있는 그리스 신화의 존재

실제로 보면서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이런 느낌을 만들 수

있었을까 감탄하던 기억이 생생하군요.

앞뒤로 돌면서 몇 번씩이나 바라보았던지요.

살짝 손을 대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느라 혼났습니다.



잠자고 있는 에로스입니다.

이 조각을 보고 있으려니 어제의 일이 떠오릅니다.

전화를 받으니 승태가 갑자기 숨가쁜 소리로 말을 합니다.

집에 연기가 자욱해서 기침을 한다고요

무슨 연기?

모르고 가스 레인지를 제대로 잠그지 못하고 있다가

기침이 나서 나와보니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음식이 타고

집안 가득 연기가 가득했다고요

창문을 열어놓고 심하면 이모집에 가 있으라고 하니

알아서 하겠노라고 말하더군요.

걱정이 되긴 했지만 바로 집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수업을 다 마치고 들어와보니 집안에 탄 냄새가 자욱합니다.

그런데 문을 열어놓으니 방송으로 어느 집에 화재가 났는가

이야기를 듣곤 놀라서 문을 다 닫은채 있더라고요.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망연자실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

몇마디 말을 했더니 자신을 걱정하는것보다 집에

불이 나는 것이 더 무서운가 하고 물어보더군요.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네가 전화할 때 무사한 것을 알았으니

그 말은 하지 않았지라고 했지만

아이의 말에 정신이 확 들면서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집안 곳곳에 밴 냄새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빠져나간 모양이네요.

그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놀다가 지금은 잠이 들어서

아직 깨지 않은 아이를 바로 이 조각을 보다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 아이가 자라서 한 사람몫의 어른 노릇을 할 때까지

얼마나 더 마음 조릴 일들이 있을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바티칸에서 이 작품을 보았습니다.

표정을 ,몸의 움직임을 보느라 여러 차례 바라보던 작품인데요

집에 앉아서 보고 있으려니 그 때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양피지의 기원이 되었다는 페르가몬

터키 여행때 갔던 곳인데요 물론 제우스 신전의 제단에 있다는

이 작품을 보진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페르가몬이란 지역이름만으로도 반가운 느낌이 드네요.

이 곳을 다스리던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열정이 많아서

파피루스의 수입이 어렵자 생각해낸 것이 양의 가죽을 벗겨서

무두질을 해서 파피루스처럼 글을 쓸 수 있게 했다고요

그래서 parchment란 말이 바로 페르가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읽고는 언어의 기원을 아는 일이 재미있구나 싶었습니다.

그 지역의 도서관이었던 자리에 서서는 제게 깊은 인연으로

자리잡은 공간 도서관에 대해서도 생각했었더랬지요.

따로 따로 간 여행인데도 이렇게 그리스미술을 읽다가

다시 그 때의 시간이 연결이 된다는 것이 새롭고도

강렬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금요일날 나들이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영화 300을 본 일인데요

그리스적이라고 보기엔 너무 헐리웃식이 되어 버린

장면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테르모필라이를 마음속으로

그린 것을 넘어서 실제 스파르타 지역의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하,그래서 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런데 레오니다스 왕이 그렇게도 강조하는 자유가

사실은 스파르타인중에서는 3-5% 정도 누릴 수 있는 시민만의

자유였다는 것이 마음에 계속 걸리더군요.

시민들에겐 다른 사람들의 자유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을까? 그러면서 그들은 페르시아인의 전제에 대해서

경멸할 수 있었을까?

인간은 자신의 상태를 넘어서 사유하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일까?



다음 화요일 한 번 더 그리스와 로마 조각에 대해서

슬라이드도 보고 공부도 할 기회가 있으니

그 때까지 좀 더 여유있게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해보고

공부도 해보고 싶네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실란
    '07.4.1 2:19 PM

    저희도 덕분에 미술(예술)공부 많이 합니다. 아울러 조각들의 형상은 정말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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