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회화전을 한다는 기사를 읽고
당연히 가야지 하고 날을 잡은 것이 오늘입니다.
everymonth 초창기 멤버였으나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오지 못했던 초코왕자님,그리고 리움에서 요즘 건축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는 제비꽃님, 한동안 사정이 생겨서
밖으로 나들이를 잘 못했던 반쪽이님
이렇게 넷이서 전시된 그림을 보았는데요
오랫만에 만나서 그림에 마음이 반절,이야기에 마음이 또
반절 분산되어 있긴 했어도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리 본 40분간의 영상자료는
아 이렇게 하고 놀라는 마음으로 바라보았지요.
정림사지 박물관에서 느꼈던 감동이 여기서도 제겐
뿌듯한 마음으로 차 올랐습니다.
전시회를 보조하기 위해서 만든 자료가 참 훌륭해서
40분간 갑자기 한국미술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지식이
채워지고 복습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발걸음이 가볍게,새로운 작품들앞에서 감탄하면서
거의 두 시간이 넘는 관람시간 내내 행복했었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전시된 그림중에 아주 일부만이
올라와 있네요.
그래도 원화를 보고 난 뒤라 그런지
마음의 눈으로 상상하면서 채워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모도 대련(翎毛圖 對聯)
- 작가명 : 장승업(張承業)
- 년 도 : 19世紀 後半
- 재 료 : 종이水墨淡彩
- 크 기 : 各 135.5×55.0cm
오원 장승업에 관한 이야기가 비교적 자세히 소개된 장지연(張志淵, 1864~1921)의 『일사유사(逸士遺事)』에 의하면, 장승업은 어디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장승업의 그러한 호탕한 성격과 함께 여러 화목(畵目)에 걸친 천재적 기량이 유감없이 드러난 수작이다. 물기 많은 먹으로 그린 굵은 나뭇가지로 기본 구도를 잡고, 그에 맞추어 독수리와 꿩, 바위와 꽃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였다. 독수리의 살기등등한 눈매나 날카로운 부리의 살아 있는 듯한 생생한 묘사, 고개를 돌려 활짝 핀 꽃을 바라보는 꿩 한 쌍의 서정적인 분위기는 장승업 영모화의 특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또한 다소 거칠고 활달한 몰골(沒骨)의 장쾌한 필묵법과 부드럽고 섬세한 담채가 적당한 대조를 이루어, 화면 내의 유기적인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면서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동안 오랜 시간 참고 견딘 영상보기
드디어 내일 티브이가 배달되어 옵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취화선을 볼꺼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 본 장승업의 그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숙의 홍백매도 병풍입니다.
철종 당시에 어진을 두 번이나 그린 능력있는 화가였다고 하네요.

당시 추사 김정희를 따르던 화원들이 모여서
3차례에 걸쳐서 만든 병풍이 있더군요.
한 사람 한 사람 추사가 평을 써서 만든 병풍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한 폭이 올라와 있네요.

당시 문인화에서는 문자향 서권기를 보여주는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고 평했다고 하는데 그런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추사의 제자 소치 허련의 작품입니다.
소치 허련에 대한 것은 언젠가 장편소설로 읽어서 그런지
참 친숙한 화가처럼 느껴지네요.
언제 기회가 되면 진도의 운림산방에 가보고 싶다고
오늘 문득 마음에 품고 돌아왔습니다.
개항이후 서양사람들이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이 들어온 것은 그저 들어온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충돌,문화의 흡수가 일어났겠지요?
미술의 세계에서도 그런 변화는 역시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것이 19세기 말의 그림에서도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주목해서 본 화가는 김수철인데
그의 그림이 올라온 것이 없네요.
나비를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려서 남나비란 별명이 붙은
이 그림을 대신 봅니다.

조선 후기의 화가중에서 역시 인상깊은 사람,홍세섭의
그림을 본 것도 참 반가웠습니다.

아직 전시 기간이 많이 남았으니 언제 한 번 다시 가서
이 그림들을 만나고 상설 전시중에서 못 본 작품들과도
눈맞추는 그런 시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전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