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일년에 잘 해야 한 번 만나는 ,그래도 만남이 소중한 대학친구들과 스키타이 문명전에 갔습니다.
광주,전주, 분당 일산 이렇게 서로 다른 곳에서 살고 다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라서 시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방학에는 가능하면 ( 두 사람이 한 명은 중학교에 다른 한 명은 대학에 ) 얼굴을 보자고 해서 어렵사리 시간을
맞춘 것인데요, 금요일 오전에 만난 친구 부부와 숙명여대에서 하는 멕시코 미술전을 본 다음, 이왕이면 전시 하나를 더 보고
친구 남편은 전주로 내려가고 우리들은 저녁에 다른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지요.
마침 도착한 시간이 4시, 도슨트가 설명하는 시간이라서 45분 정도를 함께 다니고 처음부터 전시를 다시 보았습니다.
도중에 친구 한 명이 합류하자 이미 전시를 들은 우리들이 보충 설명을 해가면서 즐거운 관람이 되었는데요
스키타이 문명전이라고 해서 당시의 유물만 왔을 것이라는 애초의 짐작과는 달리 흑해 위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발생하고
사라진, 그 다음에 이어지는 문명이 기원전 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서 유물로 우리들에게 전시되더라고요.
더구나 스키타이 민족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시절에 그리스와의 교역을 통해 상당히 많은 유물이 전시된 덕분에
이런 전시라면 화요일날 그리스에 관해서 함께 읽는 아이들,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를 읽고 있는 목요일 반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스키타이 문명전에 대해서 그런 소개를 했더니 그렇다면 함께 가보자 이야기가 되어서 목요일 어른 아이 합해서 15명이
다시 전시장에 갔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이 제각각이었지만 상당히 열심히 보는 아이들이 있어서 거의 전시가 끝날 시간까지
사진을 찍으면서 서로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시장을 나와서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마포로 이사한 홍주네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정하고는 그 많은 인원이
그 집에 갔는데요 즉석에서 밥과 떡국을 끓여내고 함께 간 사람들이 돕고 , 그렇게 해서 늦은 밤까지 아이들 어른들 따로 따로
이야기꽃이 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늦은 밤 사진을 몇 장 올리면서 아이들에게 어제 본 기억을 살려서 이야기를 달아보라고 해놓았는데 두 명이 그 날의 기억을 살려서
답을 해놓았네요. 그러면서 사진을 더 올려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스키타이 문명전이 궁금했지만
아직 못 가본 금요일 역사 모임의 사람들이 생각나서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진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제가 미리 말을 하면 아이들에게 기회를 뺏는 느낌이 들어서 우선 사진 설명은
그냥 두고 사진만 올려 놓습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네이버의 카페 행복한 왕자에 들어와서 함께 하시길!!
문자가 없고 유목생활을 하느라 정착해서 역사적인 기억을 쌓을 기회가 적었던 유목민들에겐 말과 말을 장식하는 것, 그리고
황금을 통해서 자신들의 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스키타이 문명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금장식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장식을 살아있는 말에게 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부장품으로 장식한 것들인데요 그 중에서 그들이 새를 장식해서
넣은 것이 우리 역사에서의 새에 관한 것과 연결되어 다른 곳에 살아도 고대인들의 의식에서 비슷한 것들이 발견되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박물관에서 온 유물중에 유일하게 반출이 되지 않아서 모조품이 왔다는 이 유물은 모조라도 모조리 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설해주는 도슨트가 현재의 금값으로 환산해서 말하자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소리가 흘러나와서 웃기도 했지요.
3단으로 만들어진 이 유물에서는 그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을 엿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장식과 당시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사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멋있네 하고 지나치기 쉽겠더라고요.
유목생활과 정착생활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것중에서 검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곳에서는 멧돼지가 중요한 동물이라고 하더군요. 당시 검에 새겨진 멧돼지 모양이 생생해서 손으로 하는 일에 능숙한
사람들은 어느 시기에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서 그 집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재현해냈고 우리들은 그 앞에서 감탄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그들에게 그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것일까,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안에서요
사진이 많아서 한 번에 이야기를 다 하는 것은 역시 무리일 것 같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로 하고 두 세 번에 걸쳐서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