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공부때문에 서울와 생활하시던 어머니,
요놈들 나무주걱은 어느산인가 구경가셨다가 사오신걸로 기억해요. 예전에는 산에 가면 박달나무로 만든 주걱을 많이 볼수 있었죠.
짧은 밥주걱에는 구멍이 없어 불편하시다며 손수 구멍을 뚫으셨죠....인두로..허허..
하도 사용하셔서 손잡는 부분은 까맣게 반질거리고 왼손잡이 어머니 덕분에 긴녀석은 살짝쿵 머리를 기울였죠..
오른손잡이인 제가 열심히 사용해서 좀 닳았는지 고개가 다시 원위치 하고 있지만요.
자식들이 회사에 다닐무렵 어머닌 시골로 다시 내려가셨고 그때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이녀석들은 주욱 제 손에서 놀았습니다.
어머니께선 저의 결혼이 못마땅하셨는지 남들은 결혼하면 깨끗한 새살림 장만해서 가는데 구질구질하게 쓰던거 가져간다며 구박아닌 구박을 하시면서도 주걱에 묻은 때를 벗겨 주신다며 저렇게 죽죽 줄무늬를 만드셨네요.
그때는 무얼하시나 했는데 나중에 반질반질하던 주걱이 상처투성이인걸보고 그게 어머니의 마음같아 참 많이 마음이 아팠었지요.
결혼한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흔적이 여전히 보이네요. 도대체 무얼로 긁으셨는지...
요즘은 은근슬쩍들어온 대나무 주걱들이 험한일은 주로하고 요녀석들은 가벼운 일들을 시키죠. 왜냐고요? 닳아서 없어질까봐..
맨질맨질한 박달나무 주걱을 잡고 있으면 어머니 손길이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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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응모>박달나무주걱
김세리 |
조회수 : 4,304 |
추천수 : 33
작성일 : 2006-09-30 15: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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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피노키오
'06.9.30 6:27 PM어릴적 보던 그 주걱이네요....역시 추억과 함께 남은 물건들은 돈으로는 따질수 없는
가치가 있는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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