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냉동실 사진 한 번 올려봅니다.
한 1년 전 쯤에 제가 크게 깨달은게 있습니다.
일하는 직장맘이라... 눈에 보이는 데로 세일 할때 마다 사서 냉동실에 재 놓았어요.
와..싸다
그래 언젠가는 해 먹겠지.
문제는 사서 넣기는 해도 늘 바쁘고 헉헉 대니까 사 넣기만 하고 꺼내 먹지는 않고 특히 언제 넣은건지 잘 모르니 새로 사서 먹기만 하고... 버리기는 너무 아깝고.
내 냉동실은 홈쇼핑 냉동실 용기 선전할 때 나오는 그 검은 봉지들의 소굴!
문열기가 무서워서 발을 냉동실 저 멀리 두고 열어야 하는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 이론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그 곳이었죠.
어떨땐 얼은 무언가가 발등을 찍기도 하고.
무서웠지요. 문열기가..
시어머니가 한 번씩 냉동실 열어보시곤 내 등뒤로 날리는 그 찌릿한 백만볼트짜리 눈빛...
어느날 아이가 배고프다고 해서 냉동실에 있던 고등어를 구워주니... 맛이 영... 뭐랄까 먹을 수는 있지만 전혀 고등어 맛이 아닌 뭔가... 스폰지 씹는 맛에 온갖 냉동실의 돼지고기 및 소고기 외 기타 냄새가 다 밴.
두 어젓가락 뜯더니 안 먹고 참치 캔 하나 달라고 하더군요.
애 학원 보내 놓고 냉동실을 째려 째려 보다가... 그래! 결심했어.
한번도 여행 해 보지 못한 내 블랙홀을 여행해 보기로 했죠.
첫번째 칸을 다 꺼내 보니... 세상에 그 비싼 전복이 다 노랗게 되고 미이라로 변해서 박물관에 기증해도 될 수준..
어머나...
오징어외... 기타 생선들이 전부 미이라 화 되어있더군요.
뭐가 뭐가 그 검은 봉투를 열때마다 헉 이거 뭐야?
이 비싼걸.... 옥돔이랑 비닐 포장된 고등어랑... 이년도 넘은거.
반성 반성.
두 번째 칸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분 하나도 없는 돼지고기에 그 비싼 소고기 (선물들어온거 까맣게 잊고)
마늘 다져놓은거... (마늘 냄새가 증발해서 언제 꺼지 모르겠더군요)
고추가루도 온갖 잡 냄새가 다 배어서... 이걸로 음식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반성 반성 하면서 냉동실을 다 비웠습니다.
먹을 수 있는건 음식 만들어서 해 놓고 버려야 하는거 다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달 부터 식비를 보니 훨씬 줄어있는 거예요.
코스트코 가서도 딱 사야 할 것만 사고
특히 만두나 얼린 새우 같은거... 좀 먹고 남은 만두가 몇 봉투가 나오더군요.
도대체 냉장고가 얼마나 큰 겁니까?
내가 어떻게 저걸 다 밀어 넣었는지... 대단한 주부 내공이죠.
이젠 냉동실 열어보면 딱 뭐 있는지 한 눈에 보이니까 사고 또 사고 안하구요
고기는 정말 퇴근하면서 집 앞 마트가서 딱 그 날 먹을 만큼만 사고 되도록이면 냉동실에 넣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나니까... 냉동실 냄새난 음식 먹을 필요도 없고
충동구매도 안합니다.
무엇보다도 생선을 냉동시키지 않습니다.
싱싱한 거 바로 사서 그날 요리하고... 절대 생선을 넣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그 싫은 비린내 안나고
얼음도 맘대로 얼릴 수 있구요...
비워야 삽니다.
사람도 다이어트 하면 성형 필요없듯이... 냉동실도 다이어트 시키세요.
정리 하지 않으면 모르고 또 사고 또 사고.
제가 김치 냉장고 안샀습니다.
사면 넣을꺼니까.... 해서 냉장고 700리터 한대와 아파트 빌트인 된 작은 소형 냉장고 하나 이렇게 사는데요 전혀 불편함이 없네요.
썩어 나가는거 없게... 늘 한눈에 모든것이 딱 들어오게 삽니다.
과일도 너무 비싸서 그렇게 김치 냉장고 넣고 오래 넣고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이 살 수도 없고 하니까요.
그리고 전에 상품으로 받은 냄비 드디어 개시 했어요.
두번째 사진 부터인데요...
울 딸이 좋아하는 만능 양념장 풀고 땡초 듬뿍 넣은 고등어 무 찜 입니다.
고등어 조리기 전에 미림 뿌려서 한 20분쯤 놔 두면 잡냄새가 없습니다.
고등어 진짜 진짜 큰거 하나로에서 3890원에 한마리 사서... 저 분홍색 살 좀 보세요.
냉동 고등어... 이런 맛은 어림도 없습니다.
냉동고등어는 살이 하얗지 저렇게 분홍색도 아니고 아무런 맛도 없습니다.
헐... 죄송하게도 사진 찍다 밧데리 나가서 마지막 양념 이랑 파 넣고 다 끓인 완성품은 없지만... 그래도 상품 받은 냄비에 첫 요리 해 봤습니다.
냄비는요 열 전도율 너무 좋구요 균등하게 잘 끓구요 뚜껑에 홀이 있어서 전혀 넘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