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설날 플렉스

| 조회수 : 10,352 | 추천수 : 4
작성일 : 2024-02-16 17:33:11


이번 설 가족모임에 대방어회를 먹었습니다. 10kg 이상이 진짜 대방어라고 해서 10~11kg 반마리 주문해서 12명이 회로 먹고, 남은 대방어는 조림을 했습니다. 생선이 맛있으니 조림도 고급스러운 맛. 설날에 대방어로 플렉스 제대로 했죠.

 

오래전부터 명절이 즐거운 날이 아닌게 된게 아쉬웠습니다. 어렸을 때는 맛있는 것 먹고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침 차례상을 제사상 수준으로 차리다가 과일과 떡만 올리는 것으로 바꾸다 이제는 그 마져도 차리지 않고 성묘에 가서 음식 올리는 것으로 바꿨는데도 즐거운 그 무엇이 없으니 명절이 좀 심심하기만 하고요.

무엇보다 이제 독립한 아이들이  명절에 집에 오는 것을 의무로 여기고 있고, 사촌들간에 교류도 앞으로 점점 더 없어질 것 같아서 명절 문화를 좀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특별한 가족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설날 가족 모임에는 전통적인 명절 음식을 내지 않고 대방어회와 함께 보쌈과 굴무침, 유린기를 메인으로 준비하고 어느정도 음식을 먹고 나서 식사는 따로 표고버섯밥과 배추된장국, 오이지무침, 석박지 이렇게 냈습니다.

 

표고버섯밥은 따로 반찬을 많이 준비안해도 될 것 같아서 했는데, 유튜브보니까 버섯을 너무 많이 넣는다 싶게 많이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무를 같이 넣는 레시피도 있었는데 다음에 할 때는 무와 버섯을 같이 같이 넣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버섯은 더~많이 넣을거예요.
밥 할때 맛술 한 큰술, 간장 2큰술 넣고 했는데 기본 간을 하는게 괜찮았어요. 어차피 양념장 따로 내니까 간은 안해도 되겠지만요.

 

대방어회를 준비했지만, 이날의 야심작은 사실 따로있습니다. 바로 무알콜샴페인과 하이볼입니다. 시가 식구들중에 술을 못 마시는 분들이 있어서 술도 안마시고 고스톱 문화도 없고 평소 가족모임은 좀 심심했거든요.

 

이 가족 모임을 위해 와인잔과 하이볼 잔까지 구입했습니다. 설날 플렉스를 지대로 한 셈입니다. 물론 소심해서 다 구입하지는 못하고 시동생이 와인과 부족한 와인잔을 가져왔죠.

 

상차림도 어른들과 아이들 상을 따로 차려서 세대별로 이야기 하게 자리를 만들었더니 어느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와인 한잔씩 하고 제일 큰 조카가 하이볼을 만들어서 서빙해주니 하이볼을 처음 마셔본다는 시아주버님도 너무나 좋아하시데요. 

사실 저희도 설 선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행사를 하길래 하이볼이 뭔가 한번 마셔보자고해서 처음 마셔보고 가족모임에서 같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 한거거든요.

심심했던 시가 가족 모임이 간만에 떠들석했고, 아이들이 사촌들과도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즐거운 명절 컨셉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 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명절 가족 모임에서는 음식은 간단히 하고 보드게임으로 재미있게 노는 시간을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보드게임도 한 종류만 하면 재미가 없다하니 또 명절풀렉스를 해야 할까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헤는밤
    '24.2.16 6:55 PM

    제대로 플렉스하셨네요
    가족들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 시원한
    '24.2.19 6:07 PM

    평소에는 손위 시누이가 자주 베푸는 편이라 이번에는 마음먹고 자리를 마련했지요. 명절 스트레스가 없으니 가족들과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2. 마리여사
    '24.2.16 11:47 PM

    정말 재미있어 보여요
    모든 것을 기획하고 착착 분담시키고 주도해서 실행하신 것 정말 대단하세요
    아직까지는 명절 혼자 보내면 조금 허전한 것 같아요

  • 시원한
    '24.2.19 6:12 PM

    사실 가족들을 위하는 것도 있지만 저는 이런 것 구상하는게 재미있어요. 평소에 못해본 것을 이럴 때 해보면서 저의 숨겨진 욕구를 푸는 거죠..

  • 3. 소년공원
    '24.2.17 3:13 AM

    어머나 정말로 바람직한 명절 풍경입니다!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 이런 모습으로 모여서 즐기더군요.
    격식 따지느라 좋아하지도 않고 잘 먹지도 않는 음식을 억지로 만들기 보다는, 모두가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으로 한 두 가지만 준비하고, 한 사람만 또는 한 가족만 덤탱이 쓰지 않고 각자 무언가를 (음식이 아니더라도요) 준비해오고...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게 좋은 시간을 나누는 거죠.

    그나저나...
    대방어 회...
    군침이 돌다못해 흐릅니다...
    명왕성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을 구경이나마 실컷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원한
    '24.2.19 6:19 PM

    저도 대방어회 이번에 처음 먹어봤습니다. 소년공원님도 겨울에 한국 오셔서 꼭 드셔보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제주도 대방어를 필렛으로 손질해서 택배로 보내주더라고요.

  • 4. ilovemath
    '24.2.18 8:03 AM

    보쌈과 굴무침이 담긴 접시 .. 제가 2000년 한국을 떠나기전까지 사용했던 거네요
    사진속의 한 사물이 온갖 추억을 소환하는 힘은 참 크다는것을 실감합니다
    그이후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인지 제 기억속에서 밀려났었거든요

    "시원한"님의 넉넉한 마음쓰임이 온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었네요
    사진들을 보는 저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
    무우를 넣은 표고버섯밥 저도 한번 시도해보렵니다

  • 시원한
    '24.2.19 6:23 PM

    언제가 손님 초대가 있어서 당근해온 것입니다. 그때 떠나셨으면 당근을 모르시겠군요.

    표고버섯밥은 약간 심심한 맛. 양념장 맛으로 먹는 것 같고요. 고기를 좀 넣는게 더 풍미는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건강을 챙겨야 하는 나이가 되다보니 담백하게 고기를 빼고 했답니다.

  • 5. 행복나눔미소
    '24.2.18 11:29 AM

    친척들과 명절에 만나는 것이 의무가 아니라
    오랜만에 얼굴보며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는 모임이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명절음식을 간단하게 하는 편인데
    시원한 님의 글을 보니 이렇게도 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되는 글이에요.

  • 6. 오이장아찌
    '24.2.18 7:38 PM

    코로나이후 명절때도 이젠 함께 잘 모이지 않게 되어 아쉽다 생각 했는데...
    역시 명절엔 어느 정도 함께 어울리는 문화가 가족간의 유대를 끈끈하게 하는데 좋은것 같아요!
    잘 보고 배워갑니다. ^_^

  • 시원한
    '24.2.19 6:24 PM

    음식보다 음료에 힘을 주면 분위기가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오이장아찌님도 즐거운 모임 하시기 바랍니다.

  • 7. Harmony
    '24.2.19 4:34 PM

    대방어회, 표고버섯밥 정말 맛있어보이네요.
    즐거운 가족모임의 치어ㄹ~스
    행복해보여
    정말 좋습니다.

  • 8. 시원한
    '24.2.19 6:27 PM

    감사합니다. 즐거워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즐겁다는 말처럼 웃다보니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 9. Alison
    '24.2.20 7:32 AM

    대방어회 너무 맛있을것 같아요. 현란한 비주얼이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는 맛을 자꾸 상상해보게 하네요 ^^

  • 10. 솔이엄마
    '24.2.25 6:14 PM

    우와! 가족모임을 주최하시고 음식도 차려내시고 대단하세요!
    시원한님 덕분에 가족 모두가 행복했을 것 같아요.
    사진을 보기만 해도 흐뭇해집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10 코코몽 2024.11.22 3,261 0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37 ··· 2024.11.18 10,088 4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28 Alison 2024.11.12 12,837 5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9,656 2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7,691 2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5 백만순이 2024.11.10 8,328 2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348 4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505 2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9,808 4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446 6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432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051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195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499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30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46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108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053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24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502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015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53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219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39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820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469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461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81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