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라면 오늘 출산을 해야 하는 예비맘 쪼매난 이쁘니에요..
근데 예정일은 어디까지나 예정일 일 뿐 인건지..
오늘은 가진통도 없이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네요..
담주 추석연휴라 바쁜 남편은 어제도 오늘도 출근해서 정말로 그냥 평일 같은 하루..
넘 무료해서 사진 몇 장 올려요...사실 그동안 해먹은 것도 변변찮고, 사진도 잘 안찍어서 올릴 것도 없지만
이렇게라도 시간을 보내려고ㅠㅠ
그냥 심심해서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주세요^^;
얼마 전 부터 장보기는 자제하고 냉동고 식재료 정리모드로 돌입했어요.
아무래도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니 무르는 채소류는 안 사게 되고, 아기낳고 산후조리하고 머 그러고 집에 오면 한 달 정도 걸릴텐데 묵은 재료들을 치우고 싶더라구요...
냉동실 재료로 하루하루 버티기 나갑니다..
이건 그닥 냉동실과 상관없는 메뉴이긴 하네요..올여름 엄청 더웠잖아요...제가 제일 많이 먹은게 냉면, 모밀, 바나나 스무디에요..그렇게 자주 먹었으면서도 사진은 요거 달랑 한장이네요..그나마 이때는 오이가 5개 2천원 하던 시절이라 나갔다오면 뜨거워진 얼굴에 오이도 치덕치덕 잘 붙이고 있었는데 ㅠㅠ
요즘은 계속 한그릇 음식이라 이런 차림은 언제였나 기억이 가물가물..냉동고 정리하다 나온 돼지고기로 김치찜해서 먹느라 차렸던 상인 듯..
little star님 레시피로 만든 오징어불고기덮밥..냉동고 생선칸에 오징어2마리가 있길래 해먹었어요..그래도 깻잎과 콩나물은 아직 살만한 듯...그래도 소심해서 천원어치 이상은 안사게 되요..그 이상 채소가 있으면 저걸 빨리 없애야 한다는 강박증땜에...
냉동고 정리하다 깜놀했다지요...한칸의 반 이상이 떡국떡인거에요 @@ 산 기억은 없는데 어머님께서 뽑아주셨던 떡국떡이 그렇게 쌓인거지요...여름이라 뜨거운 것을 안 해먹었더니...
열심히 떡국떡 소진에 들어갑니다..마침 날도 선선해지니 아침에 술술 잘 넘어가더라구요...역시 냉동해둔 불고기감 달달 볶아서 고명 올려주면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갑니다..ㅎㅎ 이제 떡국떡 딱 한봉지 남았어요^__^v
1+1 하는 당면을 집어오는 바람에 당면이 넘쳐나네요..그래서 해본 잡채덮밥...눈치 채셨나요? 파란색이 없지요..ㅎㅎ 굴러다니는 양파, 당근, 버섯, 돼지고기만 넣었어요..우리끼리 먹을꺼니깐^^; 중국집 잡채덮밥 같으라고 춘장볶아 짜장도 얹었는데 얘도 그냥 양파랑 감자만 넣었어요..양배추, 호박 이런건 다 생략..
때깔은 저래도 맛은 그럭저럭...
저희집 냉동고에 떡국떡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피자치즈와 슬라이스 치즈...치즈는 대량으로 사야 싸다며 알뜰주부인 척 하느라..쿨럭...
시판 스파게티 쏘스에 한덩어리 남아있던 닭가슴살(역시 냉동) + 밥 볶아서 직화오븐에 구웠어요..
비쥬얼은 별로지만 맛있었어요^^ 다음날은 닭가슴살이 없어서 한개 남아있던 가지랑 볶아서 또 먹었는데..이것도 맛있었다는..(뭔들..--;;)
역시 냉동해둔 베이컨 해동해서 찬밥이랑 달달 볶아줍니다...파란색이 넘 없어서 파슬리가루라도 뿌렸어요..
만울님의 깊은 뜻을 남편은 이해했을까요?
아침만 집에서 먹는 남편인데 늘 한그릇 음식인게 미안하고, 이젠 냉동고 재료도 많이 바닥을 드러내길래..
장을 보러갑니다...가서 한 열두바퀴 쯤 돌고 사갖고 나온 것이 꼬마김밥 패키지, 양상추 한통, 아이스크림--;;
꼬마김밥은 처음 싸봐서 밥을 얼마나 깔아야되는지 모르겠더라구요...속이 다 터져나왔어요...그냥 들어있던 재료에 계란지단만 더 해서 싸줬어요..전 이상하게 안땡겨서 맛도 한 줄 안봤는데..반응은 뭐 그냥저냥..
뭔가 신선한 걸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사온 비싼 양상추...막상 사오고 나니 또 강박증...아 저걸 빨리 먹어치워야 되는데..야채라곤 없으니 아오리사과 잘게 채썰어 마요네즈에 살짝 버무리고 치즈한장 끼워서 먹습니다.
빵 사이에 들어가서 샌드위치란 이름을 달고나오면 그 내용물이야 어떻든 간에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이것이 바로 시너지 효과?
앗!!냉동실 병포켓에 슬라이스 햄 넣어둔 것을 발견하고 올레~!!! 계란반숙에 슬라이스 햄..치즈, 양상추..ㅋㅋ
난 다른건 다 그저그런데 샌드위치 하나는 잘 하는 듯...하면서 혼자 쓰담쓰담..
양상추도 딱 저만큼, 적색양파도 딱 반개, 샌드위치 식빵도 딱 두쪽...난 알뜰주부니까...버려지기 전에 먹어야지..하면서 만든 크래미 샌드위치..크래미도 남으면 스트레스 받으니 한줄 몽땅 넣었더니 뚱뚱한 샌드위치..
이렇게 냉동고 재료로 버티던 중 남편의 생일이네요...이걸 어쩐다...
그냥 외식을 하기로 했던 계획에 살짝 차질이 생겨 한끼를 챙겨주게 되었어요..
또 다시 뒤적뒤적하니 대패삼겹살 한봉다리가 나옵니다...음..제육볶음...그리고 또 넘쳐나는 당면으로 잡채..
그래도 생일이니 구색은 맞추려고 부랴부랴 피망을 딱1개만 사옵니다. 잡채와 감자샐러드에 색감을 살려주었어요. 호호호...
아기낳고 지겹도록 먹을 미역국은 절대 끓이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생각보다 남편을 사...사....사랑하나봅니다..
중간중간 햄버거패티도 꺼내서 함박스테이크 정식도 해먹고, 이렇게 열심히 냉동고를 정리한 결과 냉동고가 제법 헐렁해졌어요.
이젠 남편 비상식량을 채울 차례..코스트*에 가서 먹고 싶은 걸 고르라고 합니다..
집에 쟁여두었던 각종 떡들, 코스트* 치즈피자 한판, 그리고 그의 쏘울메이트 비엔나 3봉지..
겁 없이 먹던 고3이후 끊었었던 칼로리 측정불가 왕머핀, 왕만두, 드미바게뜨..다 정리해서 넣어놓았는데 부엌일과 담쌓고 사는 사람이라 얼마나 챙겨먹을지는 모르겠어요..
정 귀차니즘에 허우적거릴땐 아침에 두유라도 하나씩 마시라고 두 박스 쟁여놓았어요..
이런 냉장고 좋아하세요?ㅎㅎ 전 이런 헐렁한 냉장고 엄청 좋아해서 아기낳으러 가는 거랑 상관없이 평소에도 이런 상태를 유지해요..
밑반찬은 별로 안 좋아하니 들은 거 없고, 계란이랑 양파만 떨어지지 않게..그리고 아래칸은 장류..
채소 과일칸엔 잡곡과 홍삼액 정도..
냉동고를 들인 이후론 냉동실엔 아이스크림과 내사랑 얼린 바나나, 그리고 얼음!!! 올여름 절 지탱해준 아이스팩 정도..
나머지 채소나 과일들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데 요즘처럼 김치냉장고가 깨끗하고 예쁜 적이 없네요..
ㅎㅎ 어머님께서 보내신 멜론 2박스가 다 들어갔고, 햇배 몇알, 그리고 요즘 한창 맛있는 홍로사과..
대파 없이 몇 주를 잘 버텼는데 하도 먹일 게 없어서 가래떡 구워 양념장 찍어먹으라고 하려는데 대파가 없으니
양념장 견적이 나와야 말이지요..참다참다 시장가서 사온 대파 천원어치..
대파 한단이 4-5천원이라면서요?한단이 얼만큼인지 정해져있나요?그냥 할머니께서 대파 6-7뿌리 씩 해서
천원에 파시길래 사왔어요..아직 여기 재래시장 물가는 그나마 나은 듯 해요...사과도 알은 작지만 아삭아삭 달고 맛있는데 15-6개에 5천원 주고 사왔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불고기감 얼려둔게 많아서 그동안 규동이랑 뚝불고기를 많이 해줬거든요...
달달한 맛도 지겨울 것 같고..오늘 아침 일찍부터 눈이 번쩍 떠지길래 오랫만에
육수도 내고, 표고도 당면도 떡도 불려서 김치불고기전골 해서 새 밥이랑 맛있게 먹었어요..
엊그제 사온 대파...한동안 파를 잊고 살았던 터라 끓이고 나서 생각이 났어요..
부랴부랴 양념장 만들려고 쫑쫑 썰어둔 파 쏟아 넣었네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희집은 채소없이 사는 냉동고 대정리 기간이지만 마트에 가거나 자게에 장바구니 물가 관련 글을 보면 답답해집니다..
치솟는 물가땜에 답답하지만..가족들이랑 풍성한 명절 보내시구요~
저는 건강하게 아기낳고 다시 놀러올께요~
아기낳으러 가기 전까지 꾸준히 82 눈팅하고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