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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은광여고앞 떡볶기

| 조회수 : 6,673 | 추천수 : 166
작성일 : 2010-01-31 15:17:05
며칠전 동생네 집에 가족모임도 있고 해서 서울 올라간 김에
말죽거리 (양재동) 떡볶기 집에 갔었더랬지요..
김말이와 잡탕. 그리고 이 집 특유의 밀가루 떡볶기의 양념이 유명한 집인데..
지방근무해도 서울 올라올때면 추억삼아 가끔 들르고,
동생식구들이 내려올때면 대량 포장해서 나르기도 하던 맛이었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드나든지.. 벌써 25년이 넘어 가네요.

그날따라 아주머니가 안계시고 딸 둘이 손님없는 식당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더군요.
주방은 지저분, 실내는 너저분..
튀김과 떡볶기 포장 (15000+5000)원 어치 주문해 놓고,
튀김 3개는 먹고 가겠다고 하니, 이미 포장된 것에서 꺼내어 덩그러니 접시에 얹어 던지듯 줍니다.
떡볶이 국물을 살짝 얹어달라고 했더니 그러면 떡볶기를 시켜야한다며 투덜거리기 까지 하더군요.
맛을 보니 김말이의 김이 오래 쩔은 냄새가 나고 오징어튀김도 옛맛이 아닙니다.
심각한 것은 떡볶기 맛이 완전히 변했다는 겁니다.
원래 조미료 맛이 풍부한 밀가루 떡볶기이긴 했지만, 중독성있는 소스맛에 반해 다시 찾곤 했는데..
아무 맛도 없는게..단지 조미료 맛만..
계산하려고 보니 제가 먹은 튀김가격을 추가해서 21,000원 받더군요.

그동안 할머니와 아저씨께서 돌아가시고 아주머니 혼자 하셨어도 떡볶기 맛은 변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먹어도 괜찮았었거든요.
아주머니가  요즘 여행다니고 쉬시며 ( 안부를 물어보니 딸들이 얘기합니다)
가계 신경을 못쓰셔서 그런건지,  완전히 딸들에게 운영을 맡기신 건지 모르겠더군요.
그동안 힘들게 일하시며 쉬실때도 되긴 하였지요.
그러나, 맛도 인심도 다 잃었습니다.

포장해온 걸 가족들과 나눠먹으며 다들 안타까운 마음에 속상했습니다.
그동안 그리워하던 은광여고앞 떡볶기 집에 대한 미련이 저절로 접혀지더군요.
아쉽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리아
    '10.1.31 5:19 PM

    전 얼마전 반포애플하우스에서 비슷한 실망을 했어요..

  • 2. 유연
    '10.2.2 4:47 PM

    민들레님...
    아흑..ㅠㅠ 님글 보고 제가 지금 넘 반가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예요
    그 잡탕에 이름없는 떡복이집 암튼
    고교시절 사먹던 기다리는집 포장마차. 은광여고 올라가는 길,대로변
    거기.
    떡복이에 김말이 ..떡복이 양념에 뭍여먹으면 진짜 맛쥑여줘요
    인근 숙명친구들도 일부러 원정와서 사먹으로 오기도했어요
    .그 김말이 집에서 만들어서라도 먹고싶어요
    마른오징어 오래 불려.송송잘게썰어....실파.송송썰고.쫀득거리게 전분가루 섞어
    튀겨내면 그 잡탕 비슷하게 나올까요?
    전,
    은광여고 졸업생이긴합니만..요즘
    잠자리 꿈에서도 튀어나와요.그 잡탕에.버무린 떡볶이하며
    제가 사먹던 시절은
    지금부터.
    딱 25년전이었어요..아우..진짜오래됬군요
    (1986년도쯤)

  • 3. 초코맘
    '10.2.3 1:09 PM

    어.. 요즘 바쁘실텐데.. 여행을 가셨군요..
    구리에다 분점을 내셨거든요. 큰따님이 구리 분점에 가계셨던걸로 아는데,..
    저도 지난번에 잡탕 만원어치랑 떡볶이 만원어치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는데,
    잡탕맛이 예전과 다르다는걸 느꼈어요. 쫄깃쫄깃 맛있었는데, 오징어도 별로 없고..
    욕심에 많이 샀다가 결국 몇개는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다 버렸어요.
    아쉬워요..

  • 4. Terry
    '10.2.4 2:32 PM

    저도 85-6년 경에 거기 은광 다니던 친구따라 몇 번 갔었는데..
    얇다란 잡탕튀김과 떡볶이... 퍼주는 아저씨의 포스가 대단했었는데..
    이젠 맛이 변했ㄱㄴ요....

  • 5. 메어리포핀즈
    '10.2.5 1:54 PM

    80년대 초반 숙명여중다니던 시절부터 부지런히 사먹었는데...
    구리에 분점이 생겼나요???
    지금 저 구리사는데 어디에 생겼나요?? 초코맘님 알려주세요..
    잡탕맛이 예전과 달라도 한번쯤은 먹어보고파요...

  • 6. 뽀롱이
    '10.2.5 3:11 PM

    저도 여기 자주 갔었는데 몇달전에 먹고나선 다신 생각안나요 --;
    조리안된 떡볶이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었는데
    떡볶이는 질겨서 고무같고 조미료맛때문인지 하루종일 속이 이상하다 결국은 체했어요
    확실히 맛이 예전맛이 아니에요

  • 7. 쫑이맘
    '10.2.8 10:59 PM

    저도 많이 사먹었는데... 88-90년도 까지요^^**
    그리구 와플하우스 와플에 다락방 떡볶이에 잡채밥을 엄청 사먹었는데....
    그립네요...

  • 8. fiz
    '10.2.10 5:44 PM

    저 근처에 살아서 가끔 가는데
    여전히 장사는 아주 잘 되는거 같아요.
    진짜 떡볶이는 맛없어요. 차라리 제가 집에서 시판고추장하고 설탕만 넣고 한게 더 나은거 같던데요. ㅠㅠ
    근데 잡탕튀김이랑 김말이는 괜찮은거 같았는데...
    하긴.. 제가 마지막으로 갔을때가 여름... 그때는 아주머니 계셨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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