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 1집을 듣고 있습니다.
슈퍼스타 K를 보지 않았었기에 버스커버스커를 알지 못했습니다.
운전하면서 간간이 듣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그때 그때 다른 노래임에도
참 듣기 좋았습니다.
해서 CD, 샀습니다.
아직도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CD를 사서 오디오 스피커로 듣는 촌스런 감성.
한번 들었을 뿐인데도 뇌리에 계속 맴돌며 결국 CD를 사게 하고야 만 노래 여수밤바다가 흘러나오는군요.
지난 4월 12일은 제 결혼 9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선물로 비싼 가죽을 하나 사달라 하여 직접 만든 결혼 9주년 기념 선물.
이렇게 큰 숄더백을 손바느질로 만들고 나니 손가락마다 습진이 올라오네요.
워낙 비싼 가죽이다 보니 직접 만들었다고 비용이 적게 든 것도 아니고
거의 열흘간 쌩 노가다로 바느질을 하면서
이거이거 뭐하는 짓인가 싶긴 하더군요. ^^
가죽을 사 놓은지 거의 한달이나 지나서 작업을 한 것 같네요.
그간 좀 무기력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라 겨울을 나면 베란다 벽들에 곰팡이가 올라옵니다.
바람에 봄내음이 섞이자마자 먼저 하는 일이 락스 칙칙 뿌려 베란다에 거뭏하게 올라온 곰팡이를 걷어내는 일이었는데
아직 것도 안하고 있네요.
지금 저는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내 모든 실패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내가,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닌 것에 대해서
그 간극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대해서 일단은 '실패'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도합니다.
충문히 애도하고 그 슬픔이 지나면
어쩌면 실패를 도전 따위의 이름으로 바꿔 부를 때가 올 수도 있겠고
아님, 그냥 실패였더라도 그 자체를 좀 더 가볍게 발음 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그런 때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지금은 깊이 침잠하고 있습니다.
간만에,
것도 밝고 명랑한 핑크 가방 만들어 올림서 내용, 넘 칙칙하네요 ^^
내 갤2 카메라로는 좋은 사진을 찍을수 없다 주장하며 굳이 본인의 아이폰으로 찍어 톡으로 보내준
동네 언니의 성의를 담아 착샷 하나 올리며 갈무리 합니다.
그러나 하나 묻고는 싶습니다.
그 위대하다는 아이폰으로 꼭 저리 목주름 깊게, 얼굴 댕강 잘라 사진을 찍어야 했던 걸까요?
진정 그리해야 했어,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