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다들 하셨나요?
제 친정아버지 고향은 경기도 북부 파주세요. 삼팔선이 조금만 밑으로 더 내려왔다면 전 지금쯤 북한주민이었을지 모르겠네요.
파주엔 저희 집안사람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오랜시간 대대손손 살았어요. 지금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선산도 다 없애고 납골묘로 바꾸었지요.
지리적으로 개성과 가까운 위치여서인지 저희집안에서는 김장김치를 이 보쌈김치로 만듭니다.
어린시절엔 김장하면 다른집들도 다~ 이렇게 보쌈김치를 담그는줄 알았어요.
자라고보니 보쌈김치를 만드는 집이 제 주변엔 한집도 없더군요.
시집온 친정새언니들도 신기해하면서 김장때면 빼먹지 않고 저희 친정으로 와서 이 보쌈김치를 만들어갑니다
서론이 좀 길었지요. 우선 보쌈김치를 보여드릴께요.
말 그대로 김치를 보쌈해서 만드는겁니다. 손이 많이 가는 김치죠.
전 어린시절부터 봐와서인지 김치란건 원래 이렇게 만드는건줄 알았기에 힘든줄 모르고 만들게되요.
과정샷을 보여드릴께요.
좀 정신없는 사진을 이해해주세요.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도 그닥 좋지 않네요.
절인배추의 겉잎을 쌈용으로 분리해줍니다.
이렇게 퍼런잎과 노란잎을 나눠서 펴서 준비합니다.
이건 보쌈 속재료예요.
배추와 무가 메인 속재료이고 사과,배, 미나리, 갓, 굴, 낙지, 생태등등을 넣고 액젓과 파, 마늘, 찹쌀풀 등을 넣고 보통 김치양념하듯 버무립니다.
이건 고명들이예요.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것들이죠.
밤,잣,대추, 미나리, 쪽파, 당근, 실고추 등을 고명으로 나중에 얹을겁니다.
이제 재료준비가 다 된거 같네요.
사진이 많이 정신없죠? 고무장갑 꼈다 뺐다 해가면서 찍으려니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밥공기에 잘 펴서 정리해뒀던 배추잎을 돌려가면서 겹치게 깔아줍니다.
젤 아랫쪽은 퍼런입을 놓고, 윗쪽은 노란잎을 깔아줍니다. 보쌈김치 하나에 보통 6~7장 정도 배추잎이 필요합니다.
겹겹히 잘 널은 배추잎에 속 재료를 수북하게 넣습니다.
거
그리고 아까 준비해뒀던 고명을 마지막으로 가지런히 얹고 배추잎을 다시 차곡차곡 단단하게 잘 덮으면 완성입니다.
꼭 작은 양배추들 쌓아놓은거 같죠?
제가 어린시절엔 이 보쌈김치를 두 항아리 정도는 만들어 마당에 묻어두고 겨울내내 먹었던거 같아요.
저희집은 겨울에 이 보쌈김치만 있으면 반찬이 따로 필요 없었어요.
겨울내내 매 끼니때마다 이 보쌈 한덩어리씩 꺼내 먹습니다.
보쌈 속을 먼저 먹고 겉잎은 젤 나중에 손으로 죽죽 찢어서 먹지요.
겉잎이 남으면 모아서 찌개 끓여 먹었구요.
보쌈김치를 만들다보면 배추가 3분의 1 토막만 남게 되요.
이 토막배추들은 그냥 통김치를 담궈서 보쌈김치를 다 먹은뒤인 2월즘에 꺼내 먹거나 김치찌개용으로 먹었습니다.
지난주말에 담가서 오늘 먹어보니 아주 맛있게 잘 익었습니다~~
김치 좋아하시는분들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