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2차 김장을 마무리 하면서......

| 조회수 : 5,493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5-12-11 08:24:42

2차 김장 잘 마무리했습니다. 올 해 김장은 역시 남자들 몫이 컸습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법 일 들도 잘 하시더만요. 둘째 고모부 역시 이런 일을 잘 모르셨는데


너무 잘 하셨어요. 손도 빠르시구요. 얼굴에 스치는 바람은 제법 차거웠지만 그런대로 일 할 만 했습니다.



배추는 어느정도 잘 씻어 평상에 척척~건져놓고 한쪽에서 남자들이 무까지 씻어 주었지요.



막내 시동생과 작은 고모부 남편이 끝까지 마무리해 주시고 큰 시동생도 후다다닥 일을 거들어 주고


잠시 아르바이트 하러 갔답니다. 손도 빠르고 일도 잘하니 여기 저기서 급한 일 있을땐


큰 시동생에게 전화를 하는 듯 합니다. 어딜가나 내 일처럼 해 주는 시동생들이라 주변에 사람들이 참 많아요.


이것도 집안의 내력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이왕 하는거면 잘 해주자 라는 마음이 항상 밑바탕에 담겨 있으니까요.



주먹만 한 무부터 시작해서 큰 것까지 쌀 포대로 두 가마는 씻었네요. ㅎㅎㅎ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룰루랄라라~


(사실 너무 추워서 저 혼자 주방에서 꼼지락 거리며 씻을라 했는데 이리 쓱쓱 후다닥 같이 해 주니 기분이 좋지요.^^)


그리하여 너무 미안스럽고 기분좋아 돼지고기 듬성 듬성 썰어 신김치 넣고 두부 큼직하게 썰어 넣어


보글 보글 술안주 찌개를 만들어 주었다지요. 주거니 받거니 캬~~세 남자 아주 맛나게 먹더만요.



그것도 부족하여 달코롬 매꼬롬하게 쌀떡볶이도 얼른 만들어 먹어가면서 뭔가 3% 부족하여



사리라면 세 개도 얼른 끓여서 떡볶이 국물에 비벼 비벼 먹었다는거 아닙니까?


ㅎㅎㅎ 역시 일하면서 먹는 새참은 누구 말마따나 바로 죽음이예요.^^



시골에서 너무 늦게 배추를 가져오는 바람에 배추가 눈 밭에서 얼어 버렸답니다.


아깝게도 겉잎은 얼어서 많이 따서 버렸지만 그래도 잘 절여진 배추를 보니 언제 다하나 ?


하면서도 한 편으론 든든하네요. 마늘도 더 넉넉히 넣고 모든 양념을 갈아 버렸기 때문에


그냥 착착 발라주기만 할 겁니다.내년 묵은지로 먹을 요량이거든요.



날씨가 좋으면 마당에서 속을 넣겠지만 그래도 12월 한 겨울이기에 거실의 물건들을 죄다 치우고


포장을 깔고 차분하게 했답니다. 여러분들이 오셔서 해 주셨기에 점심 때까지 끝낼 수가 있었어요.



우리도 일하면서 출출했기에 김장날 만 먹을 수 있는 특별메뉴. 짠~


즉 살짝 절여진 배추로 이렇게 밀가루 반죽 옷을 입혀 배추전도 부쳐 먹었다지요.


시아버님 드릴 것은 파전으로 두 장 부쳐 드리고 말이죠.


이것도 참 별미랍니다. 어쨌거나 일하는 손이 많으니 참 좋네요.


사람 살아가는게 뭐 별 다르답니까? 이렇게 어울렁 더울렁 어우러져 사는 게지요.


그러면서 서로에게 또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가끔은 시댁 흉도 보지만 그래도 결론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끝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요.. 그래도 믿으셔야 해요.^^ )



텃밭 한 켠을 세 남자들이 낑낑대고 팠습니다. 생각보다 땅이 잘 파져서 다행이예요.


이 안에 김장봉투 한 스므 봉지는 묻었을 겁니다. 내년 3월에 꺼내려구요.


그 동안 이 김치들도 겨울잠을 푹~자겠지요. 맛나게 발효 되면서 말이죠.


꽃 피고 새우는 3 월을 기다리셔요. 맛나게 익은 묵은 김장김치가 태어날 겁니다.




*꼬랑지글*


이리하여 2차 김장은 끝나서 경빈 허리가 조금 펴진가 싶었지만......


흐흐흐흐 (약간 울부 짖는 소리임) 왠수?? 같은 양념이 남아부렀어요. 어쩝니까요? 농협에서 오늘까지


배추가 세일이니 새벽 6 섯 시에 남편이랑 화물차 끌고가서 50 포기 사다 놨답니다.


흐흐흐흐흐 마무리 3차 김장이 또 남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덕이골에 전해지고 있습지요..^^*


어떤 분이 경빈은 일이 재밌냐고? 하시더만요? 일이 재밌냐구요? 한 개도 안재밌어요.^^ 그러나 이왕 하는거


즐겁고 신나게 하는 겁니다요.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너무 멋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즐겨야죠!


그러다보면 언젠가 부자가 되겠지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위피클
    '05.12.11 9:04 AM

    와 대단하세요... 너무 맛나보이고요 ^^

  • 2. 402호
    '05.12.11 9:27 AM

    와 대단하십니다...할말이 없어요...
    저는 80포기하고 다음날 입안이 다 헐고 며칠동안 에-고 허리야...하면서 환자놀이 했는데요
    긍정적 사고....배웁니다
    부자 분명 되실겁니다....부자 되는 그날까지..아자아자아자!!!!!!!!!!!!!!

  • 3. 환희
    '05.12.11 10:05 AM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제 가슴에 확 와닿는 말이네요.
    경빈마마님!
    복 마니 받을겁니다.
    여기는 춘향골 남원인데 날씨가 제법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4. 이민영
    '05.12.11 11:04 AM

    와~~~~아!!! 요즘도 저렇게 많은 김장을 하시는군요.. 저는 40대 중반인데 제가 어렸을 때보고 처음 보네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김장을 안해서... 모르죠.. 저만 안하고 사는 지도...어찌되었든 참 훌륭하시고 가족들의 우애가 부럽네요... 애 많이 쓰셨어요. 가족 모두의 사랑이 담긴 김치라 더 맛나겠어요^^*

  • 5. 경빈마마
    '05.12.11 12:56 PM

    키위피클님
    402호님
    환희님
    이민영님 덧글 감사합니다.

    김치가 맛나게 익으면 공개할께요. 내년 3월을 기다리면서...아자!!

  • 6. 황채은
    '05.12.11 12:59 PM

    전 3포기했는데 흔적은 100포기흔적이라고들 ...^^
    그래도 들어갈껀 다 들어가고 힘들더군요^^
    그렇다고 애가 마늘이 빠집니까 젓갈이빠집니까
    배추를 안절이고 그냥 합니까
    이럴줄알았으면 몇개 더할껄 후회를 ...
    조금한거라 힘들다고 하면 어디선가 돌이 휘리릭^^

  • 7. 클라우디아
    '05.12.11 1:38 PM

    경빈마마님 땅에 묻을때 어떤방법으로 하셨나요?
    저희 시댁에서는 땅에 큰고무통을 묻는 다음에 그 통안에 비닐봉투을 넣었어요
    그랬더니 너무 빨리 익는것 같아요.
    좋은 방법있으면 쪽지 넣어주세요.
    여긴 따뜻한 남쪽입니다.

  • 8. 경빈마마
    '05.12.11 1:45 PM

    ㅎㅎㅎ채은님 귀여우세요.
    그러게요. 3포기나 30포기나 들어가는 것은 다 마찬가지거늘 양이 문제거늘 더 하실 것을...^^
    돌멩이는 너무 크고 자갈 두 어개 던집니다요! ^^

    클라우디아님 뭐 별 다른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아예 나무로 관을 짰답니다.
    워낙 많은 양이라 고무통도 안되고 항아리도 모자라고 해서
    아예 땅을 직사각으로 파서 관을 짜듯이 넣었어요.
    그리고 대형 비닐을 깔고 저희도 김장 비닐 봉투채 나란히 세워놓았지요.
    일단 겨울에 김치가 얼면 안되므로 얼지 않게 하는게 우선이고요.
    그리고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뚜껑까지 만들어 덮어버렸어요.
    그리고 그 위에 보온덮개와 비닐로 마무리 했지요.
    훔쳐갈래도 힘들어 못 가져가겠더라구요. 휴우~

    빨리 김치가 시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올 겨울에는 찹쌀풀을 쑤지 않고
    다시물을 진하게 끓여 고춧가루를 개어 김치를 담갔어요.
    무채같은 양념도 많이 넣지 않고 젓갈과 마늘로만 거의 맛을 내었답니다.

    익는 것을 방지 할 수는 없어요. 얼지 않고 맛이 그대로 나겠금 하는것이 우선이였어요.

  • 9. soogug
    '05.12.11 2:47 PM

    전 경빈마마님 일차 김장 하시던 주에 20포기 겨우 담궜어요
    제 김장이 끝났길래 이제는 춥던지 말던지 하다가..
    경빈마마님 2차 김장 남았다고 하시길래......
    으~~ 그 날 지나서 추워라~~~~ 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다 끝나셨나요?
    토닥 토닥~~~~(수고 정말 많으셨어요...)

  • 10. emile
    '05.12.11 5:10 PM

    내년에 나올 저넘들 다 익으면 저희 주실거죠? ㅋㅋ
    땅속에서 익은 김치 먹어본지 수년 된것 같네요.
    내년 3월을 기대합니다

    온 식구가 그야말로 잔치 기분으로 저렇게 힘을 모아 일하시는 모습...전설 같애요.
    요즘 볼수 없는 아름답고 소중한 그림입니다.
    계속 잘 간직하고 소장하세요.
    아마도 그 그림이 나중에 유~우명 경매에 나와 부쳐져서
    마마님 부자 되실거예요. ^^

  • 11. 미미쿠킹
    '05.12.11 5:24 PM

    내년 묵은지..기대하고 있을께요.
    벌써부터 입맛이..ㅎㅎㅎ
    날이 너무나 추웠는데, 고생 많으셨겠어요.
    저도 김장을 해 놓으니 마음은 든든~ ^^;;

  • 12. 메밀꽃
    '05.12.11 11:15 PM

    땅속에 묻은 김장,월매나 맛있을꼬...
    그나저나 정말 힘드시겠어요.
    근데 3차를 또 하신다고라고라??
    날도 추운데 몸 아껴가면서 하시와요...^^*

  • 13. 마타리
    '05.12.12 12:08 AM

    애 많이 쓰셨어요
    전 어제 시아버님 제사 지내고는 힘들다 수선 피웠는데, 경빈마마님 정말 대단하세요
    규모가 엄청나네요
    관(?)에 든 김치 저도 맛 보고 싶네요
    마마님 손맛에 아주 잘 익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3차 김장이 걱정되네요( ㅋㅋ 도움은 못 드리면서 걱정만)
    건강 챙기시면서 하세요 화이팅 !!!

  • 14. 여름나라
    '05.12.12 2:20 AM

    대단한 가족입니다...^^
    쌓아놓은 배추를 보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겠어요..

    보기드믄 정겨운모습 입니다...
    그 옛날 제 친정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신듯...
    사진을 보니 한국에 계신 엄마생각에 눈시울이~~(주책이죠 정말...^^;;)

    땅속에 묻었던 톡쏘던 김치맛을 생각하니 ...먹고 싶어요

    정말 수고 하셨어요

  • 15. 이민영
    '05.12.12 4:40 AM

    쪽지 글 고맙습니다^*^ 3차 김장은 잘 하셨나요?? 몸살 났을까 걱정되네요..그래도 뿌듯하지요? 식량이 잔뜩이니... 열심히 만든 김장으로 여러가지 맛난 음식 많이 해서 가족들과 정겹게 드실 모습이 상상 되네요.사랑스런 주부예요.

  • 16. 은하수
    '05.12.12 7:46 AM

    날씨도 너무 추운데 나무로 관을 짰다는 말이 어째 좀 으시시....덜덜덜.
    해남배추 주문해 놓고는 앞으로 김장할 일이 꿈만 같은데 정말 대단 대단하세요.
    마마님! 기회가 된다면 한번 만나서 손이라도 잡아봤으면 하는 맘입니다,..

  • 17. 차성혁
    '05.12.12 11:45 AM

    정말 대단하시네요
    매일 글만 읽다가 82 에 처음 글 올려 봅니다
    감동 했거던요
    제가 사는 이곳 미국에서는 정말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구요
    정겨운 모습들입니다
    정말 경빈마마님 김치 먹고프네요
    어찌 배달 안될까요 ㅎㅎ

  • 18. 김수열
    '05.12.12 5:09 PM

    어머~ 이 많은 일 하시고, 그럼 청국장은 언제 만드시나요???
    몸살 나실까 각정되요~~

  • 19. 러브홀릭
    '06.1.12 10:38 PM

    갑자기 마마님 김치가 먹고파요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5819 추억의 야끼만두....... 4 복실이 2005.12.13 6,194 16
15818 해장국 대신..... 북어죽 8 CARA 2005.12.12 3,469 6
15817 이리 추운날에~~따끈한 배숙드세요. 2 안나돌리 2005.12.12 3,375 27
15816 국물이 끝내줘요...대나무 굴떡국 5 The Ban 2005.12.12 3,384 1
15815 통호두 쌀 머핀 2 블루 2005.12.12 2,441 21
15814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껏 나는 식탁 꾸미기 4 에스더 2005.12.12 5,290 5
15813 소세지빵 3 에이프런 2005.12.12 3,089 12
15812 대추와 밤이 새로 거듭나면~조란과 율란이 됩니다^^~ 4 안드로메다 2005.12.12 3,007 9
15811 고구마 달게 만드는 법이요.. 4 내마음의 그거 2005.12.11 5,483 3
15810 버섯 포켓 구이 2 stella.jung 2005.12.12 2,320 10
15809 쿠키커터 만들어서 모양쿠키 만들기 21 지향 2005.12.12 7,017 50
15808 오늘의 저녁반찬들... 5 빠끄미 2005.12.11 6,040 1
15807 따끈따끈 달짝지근한 호떡~! 8 다솜 2005.12.11 6,483 61
15806 느타리 버섯 전... 6 402호 2005.12.11 5,002 71
15805 뚜껑이 도망간 나가사키 카스테라 -_ㅠ 2 해피 2005.12.11 3,628 1
15804 크리스마스 파트락 런천 5 에스더 2005.12.11 7,235 11
15803 토요일의 점심 이야기.. 2 402호 2005.12.11 5,359 70
15802 일요일의 브런치!!!! 3 이영희 2005.12.11 4,964 20
15801 은행먹는법 5 몬아 2005.12.11 5,059 17
15800 <펌>음식(요리)사진찍기 4 안나돌리 2005.12.11 3,645 35
15799 2차 김장을 마무리 하면서...... 19 경빈마마 2005.12.11 5,493 14
15798 ♥달콤쌉싸름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 크림치즈너트 브라우니 70 아키라 2005.12.11 6,726 11
15797 피칸 업사이드다운 케익 14 tazo 2005.12.11 5,023 25
15796 고구마 파운드 2 Hug~ 2005.12.10 2,704 8
15795 ♥ 장산적과 약반 ♥ 3 안젤라 2005.12.10 2,877 5
15794 만화책과 계란 토스트. 8 아쿠아 2005.12.10 4,096 2
15793 쑥과백 이층 떡케이크 2 aristocat 2005.12.10 2,853 40
15792 아웃백??? 나가 있어!!! ㅋ -- 바베큐 폭맆.. 13 고소미 2005.12.10 7,6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