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김장 잘 마무리했습니다. 올 해 김장은 역시 남자들 몫이 컸습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법 일 들도 잘 하시더만요. 둘째 고모부 역시 이런 일을 잘 모르셨는데
너무 잘 하셨어요. 손도 빠르시구요. 얼굴에 스치는 바람은 제법 차거웠지만 그런대로 일 할 만 했습니다.
배추는 어느정도 잘 씻어 평상에 척척~건져놓고 한쪽에서 남자들이 무까지 씻어 주었지요.
막내 시동생과 작은 고모부 남편이 끝까지 마무리해 주시고 큰 시동생도 후다다닥 일을 거들어 주고
잠시 아르바이트 하러 갔답니다. 손도 빠르고 일도 잘하니 여기 저기서 급한 일 있을땐
큰 시동생에게 전화를 하는 듯 합니다. 어딜가나 내 일처럼 해 주는 시동생들이라 주변에 사람들이 참 많아요.
이것도 집안의 내력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이왕 하는거면 잘 해주자 라는 마음이 항상 밑바탕에 담겨 있으니까요.
주먹만 한 무부터 시작해서 큰 것까지 쌀 포대로 두 가마는 씻었네요. ㅎㅎㅎ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룰루랄라라~
(사실 너무 추워서 저 혼자 주방에서 꼼지락 거리며 씻을라 했는데 이리 쓱쓱 후다닥 같이 해 주니 기분이 좋지요.^^)
그리하여 너무 미안스럽고 기분좋아 돼지고기 듬성 듬성 썰어 신김치 넣고 두부 큼직하게 썰어 넣어
보글 보글 술안주 찌개를 만들어 주었다지요. 주거니 받거니 캬~~세 남자 아주 맛나게 먹더만요.
그것도 부족하여 달코롬 매꼬롬하게 쌀떡볶이도 얼른 만들어 먹어가면서 뭔가 3% 부족하여
사리라면 세 개도 얼른 끓여서 떡볶이 국물에 비벼 비벼 먹었다는거 아닙니까?
ㅎㅎㅎ 역시 일하면서 먹는 새참은 누구 말마따나 바로 죽음이예요.^^
시골에서 너무 늦게 배추를 가져오는 바람에 배추가 눈 밭에서 얼어 버렸답니다.
아깝게도 겉잎은 얼어서 많이 따서 버렸지만 그래도 잘 절여진 배추를 보니 언제 다하나 ?
하면서도 한 편으론 든든하네요. 마늘도 더 넉넉히 넣고 모든 양념을 갈아 버렸기 때문에
그냥 착착 발라주기만 할 겁니다.내년 묵은지로 먹을 요량이거든요.
날씨가 좋으면 마당에서 속을 넣겠지만 그래도 12월 한 겨울이기에 거실의 물건들을 죄다 치우고
포장을 깔고 차분하게 했답니다. 여러분들이 오셔서 해 주셨기에 점심 때까지 끝낼 수가 있었어요.
우리도 일하면서 출출했기에 김장날 만 먹을 수 있는 특별메뉴. 짠~
즉 살짝 절여진 배추로 이렇게 밀가루 반죽 옷을 입혀 배추전도 부쳐 먹었다지요.
시아버님 드릴 것은 파전으로 두 장 부쳐 드리고 말이죠.
이것도 참 별미랍니다. 어쨌거나 일하는 손이 많으니 참 좋네요.
사람 살아가는게 뭐 별 다르답니까? 이렇게 어울렁 더울렁 어우러져 사는 게지요.
그러면서 서로에게 또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가끔은 시댁 흉도 보지만 그래도 결론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끝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요.. 그래도 믿으셔야 해요.^^ )
텃밭 한 켠을 세 남자들이 낑낑대고 팠습니다. 생각보다 땅이 잘 파져서 다행이예요.
이 안에 김장봉투 한 스므 봉지는 묻었을 겁니다. 내년 3월에 꺼내려구요.
그 동안 이 김치들도 겨울잠을 푹~자겠지요. 맛나게 발효 되면서 말이죠.
꽃 피고 새우는 3 월을 기다리셔요. 맛나게 익은 묵은 김장김치가 태어날 겁니다.
*꼬랑지글*
이리하여 2차 김장은 끝나서 경빈 허리가 조금 펴진가 싶었지만......
흐흐흐흐 (약간 울부 짖는 소리임) 왠수?? 같은 양념이 남아부렀어요. 어쩝니까요? 농협에서 오늘까지
배추가 세일이니 새벽 6 섯 시에 남편이랑 화물차 끌고가서 50 포기 사다 놨답니다.
흐흐흐흐흐 마무리 3차 김장이 또 남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덕이골에 전해지고 있습지요..^^*
어떤 분이 경빈은 일이 재밌냐고? 하시더만요? 일이 재밌냐구요? 한 개도 안재밌어요.^^ 그러나 이왕 하는거
즐겁고 신나게 하는 겁니다요.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너무 멋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즐겨야죠!
그러다보면 언젠가 부자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