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토요일엔 김밥과 유부초밥 그리고 여동생 이야기
울산에 사는 여동생에게 놀러갔어요
어릴적엔 우리 여동생 제(=큰언니) 앞에서 큰소리로 이야기도 한번 못하고
언니 언니 하면서 따라다녔었는데...
제가 콧물도 닦아주고 사탕 사서 입에도 넣어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그랬던 철부지 여동생이
결혼하고 아이 둘 둔 엄마가 되고 나선
저와의 6년이란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이젠 제법 저랑 친구처럼 지냅니다
결혼도 저보다 먼저 했고 아이 둘 키우며 철들고 사람이 다 된 우리여동생이
어쩔땐 오히려 저보다 더 어른처럼 이야기 할때도 있어요
언제나 만나서 우리 어릴적 우리이야기 매번 똑 같이 하는데도
마냥 즐겁고 마냥 우습고 마냥 행복한 건
가족이기 때문에 사랑한단 말 한번 않해도 너무나 깊이 사랑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우리 4남매
우리 여동생만 유치원엔 못갔었죠
저는 장녀라 우리 남동생은 장남이라 막내동생은 막내라
다 유치원에 가고 유치원 사진 있어도
어중간하게 중간에 박힌 우리 여동생만 유치원에 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모임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하는 날에는 꼭 이야기합니다
"엄만 왜 나만 유치원 않보내줬노? 왜 나만 미워했노 엉엉엉~~"
그리 서러웠던 모양입니다
그 어린시절이
토요일엔 김밥과 유부초밥 우리신랑 도시락으로 싸주고
일요일 아침엔 제가 없을거라 국 끓여 놓고
된장찌게도 우리신랑 좋아하는 스타일로 끓여 놓고
몇가지 반찬과 간식거리 그리고 우유와 홍삼액 준비해 두었어요
하루 집 비우는데도 왜이리 할 일이 많은지
토요일 아침엔 참 분주했어요
어제 저녁 집에 도착해보니
우리신랑 볼링시합 갔다와서
어항 물 갈라주고, 난 촉 일일이 다 닦아주고, 방 청소 깔끔이 해 놓고
가습기 내부 청소 해 놓고, 도시락이랑 밥 먹은 그릇 설겆이 다 해 놓고
호박 1/4 다 깍아 놓고(껍질까지)
소파에 누워 좋아하는 낚시프로 보고 있었어요 구리볼이랑 우유 먹으면서
"여보야 재밌었나? 수정이 잘 있재"
"응 근데 자기야 나 없으니 자유지? 침대도 독차지 하고"
* 제가 자면서 몸부림 좀 칩니다 ㅎㅎㅎ
"여보야는! 찐득이 없으니까 심심하더라"
"진짜로?"
"진짜로 우리는 천생연분인겨~~몸 흔들고"
*요즘은 무조건 몸 흔들고 입니다 우리신랑 그 개그에 완전 필 받았다나요 ㅎㅎ
"자기야 다은이랑 상수(=조카) 있잖아 잘 때 잠꼬대 어떻게 하는 줄 알어?"
"우짜는데?"
"다은이는 그 전날 배운 노래 부르거나 동화 이야기 하거나 그러는데
상수는 '내끼다아~~ 내끼다아~~ 하면서 운대"
우리신랑 넘어갔습니다
참고) 다은이는 어디 갈때 가방에 책이랑 연필이랑 색종이 넣어 가구요
상수는 가방에 과자랑 사탕이랑 빵이랑 쥬스 넣어갑니다 그것도 가득가득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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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둥이둥이
'05.10.17 12:11 PM저도 신랑 도시락 매일 아침 싸주는데.. 오늘 아침 도시락은 참..까칠하게 싸준 것 같아요. 현미잡곡밥과 오징어파국(파전해보려다 냅다 치우고 국으로 재활용^^), 엄마표 콩자반과 파김치, 그리고 김과 후식용 배..제가 한 건 밥과 국뿐이라는..^^ 혜경쌤말대로 메인디쉬를 하나쯤 그럴 듯하게 해보려 해도..그게 참 힘든데.. 안동댁님.. 상차림 보면..맨날..헉^^
2. livingscent
'05.10.17 2:48 PM저랑 여동생 분이랑 이름이 같네요^^
비록 흔한 이름 이지만 그래도 반갑네요..ㅎㅎ
안동댁님의 알콩달콜 깨소금 이야기 늘 재미나게 잘 보고있답니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할게요^^3. 큰애기
'05.10.17 4:01 PM울산 얘기 나오니 무척 반갑군요.
제 닉네임이 "울산 큰애기"의 그 큰애기입니다.
울산에 와 보신 소감이 어떤가요?
너무 재밌게 사는 것 같아 부럽사와요.4. 안동댁
'05.10.17 4:45 PM둥이둥이님
저도 맨날 헉헉 대요
메인디쉬! 그게 참 문제예요 매번 고민하죠
밥상 걱정 없는 남정네님들은 정말 좋겠어요 그쵸
livingscent님
수정이세요 ㅎㅎㅎㅎ
참 이쁜 이름이예요
큰애기님
울산 사세요
토요일날 전국체전때문에 길이 많이 막혀서 고생!!
울산은요
안동엔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장이 많아 좋더라구요
그날도 우리 조카들 연극공연 보고
우리 자매는 지름신이 내려 쇼핑 했어요 ㅎㅎㅎ5. 시심
'05.10.17 7:33 PM그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나 봐요..
전 자취하는데 요번주에 작은언니가 멸치볶음이랑, 파래무침이랑, 쌈장이랑 다해서 싸줬죠.
이번 일주일은 걱정 없을것 같습니다.
전 맛있다고 언니 한 반찬 잘먹는데 울 작은언니는 자기가 한게 맛이 없답니다.
그래서 저도 작은언니가 해 준 반찬 미니 홈피에 올려서 자랑했어요.
작은언니 자신감 업되라구요.
82cook도 소개해 줬답니다.
요리한거 가끔 82에 올리고 싶지만..
ㅋ
안동댁님처럼 너무 솜씨 좋으신 분들과 비교될까봐 미루고 있지요.^^
늘 재미난 이야기, 맛있는 솜씨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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