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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토요일엔 김밥과 유부초밥 그리고 여동생 이야기

| 조회수 : 5,428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5-10-17 12:02:54
토요일 오후
울산에 사는 여동생에게 놀러갔어요
어릴적엔 우리 여동생 제(=큰언니) 앞에서 큰소리로 이야기도 한번 못하고
언니 언니 하면서 따라다녔었는데...
제가 콧물도 닦아주고 사탕 사서 입에도 넣어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그랬던 철부지 여동생이
결혼하고 아이 둘 둔 엄마가 되고 나선
저와의 6년이란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이젠 제법 저랑 친구처럼 지냅니다
결혼도 저보다 먼저 했고  아이 둘 키우며 철들고 사람이 다 된 우리여동생이
어쩔땐 오히려 저보다 더 어른처럼 이야기 할때도 있어요
언제나 만나서 우리 어릴적 우리이야기 매번 똑 같이 하는데도
마냥 즐겁고 마냥 우습고 마냥 행복한 건
가족이기 때문에 사랑한단 말 한번 않해도 너무나 깊이 사랑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우리 4남매
우리 여동생만 유치원엔 못갔었죠
저는 장녀라 우리 남동생은 장남이라 막내동생은 막내라
다 유치원에 가고 유치원 사진 있어도
어중간하게 중간에 박힌 우리 여동생만 유치원에 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모임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하는 날에는 꼭 이야기합니다
"엄만 왜 나만 유치원 않보내줬노? 왜 나만 미워했노 엉엉엉~~"
그리 서러웠던 모양입니다
그 어린시절이

토요일엔 김밥과 유부초밥 우리신랑 도시락으로 싸주고
일요일 아침엔 제가 없을거라 국 끓여 놓고
된장찌게도 우리신랑 좋아하는 스타일로 끓여 놓고
몇가지 반찬과 간식거리 그리고 우유와 홍삼액 준비해 두었어요
하루 집 비우는데도 왜이리 할 일이 많은지
토요일 아침엔 참 분주했어요

어제 저녁 집에 도착해보니
우리신랑 볼링시합 갔다와서
어항 물 갈라주고, 난 촉 일일이 다 닦아주고, 방 청소 깔끔이 해 놓고
가습기 내부 청소 해 놓고, 도시락이랑 밥 먹은 그릇 설겆이 다 해 놓고
호박 1/4 다 깍아 놓고(껍질까지)
소파에 누워 좋아하는 낚시프로 보고 있었어요 구리볼이랑 우유 먹으면서
"여보야 재밌었나? 수정이 잘 있재"
"응 근데 자기야 나 없으니 자유지? 침대도 독차지 하고"
* 제가 자면서 몸부림 좀 칩니다 ㅎㅎㅎ
"여보야는!  찐득이 없으니까 심심하더라"
"진짜로?"
"진짜로 우리는 천생연분인겨~~몸 흔들고"
*요즘은 무조건 몸 흔들고 입니다 우리신랑 그 개그에 완전 필 받았다나요 ㅎㅎ
"자기야 다은이랑 상수(=조카) 있잖아 잘 때 잠꼬대 어떻게 하는 줄 알어?"
"우짜는데?"
"다은이는 그 전날 배운 노래 부르거나 동화 이야기 하거나 그러는데
상수는 '내끼다아~~ 내끼다아~~ 하면서 운대"
우리신랑 넘어갔습니다

참고) 다은이는  어디 갈때 가방에 책이랑 연필이랑 색종이 넣어 가구요
        상수는 가방에 과자랑 사탕이랑 빵이랑 쥬스 넣어갑니다 그것도 가득가득
        ㅎㅎㅎㅎ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둥이둥이
    '05.10.17 12:11 PM

    저도 신랑 도시락 매일 아침 싸주는데.. 오늘 아침 도시락은 참..까칠하게 싸준 것 같아요. 현미잡곡밥과 오징어파국(파전해보려다 냅다 치우고 국으로 재활용^^), 엄마표 콩자반과 파김치, 그리고 김과 후식용 배..제가 한 건 밥과 국뿐이라는..^^ 혜경쌤말대로 메인디쉬를 하나쯤 그럴 듯하게 해보려 해도..그게 참 힘든데.. 안동댁님.. 상차림 보면..맨날..헉^^

  • 2. livingscent
    '05.10.17 2:48 PM

    저랑 여동생 분이랑 이름이 같네요^^
    비록 흔한 이름 이지만 그래도 반갑네요..ㅎㅎ
    안동댁님의 알콩달콜 깨소금 이야기 늘 재미나게 잘 보고있답니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할게요^^

  • 3. 큰애기
    '05.10.17 4:01 PM

    울산 얘기 나오니 무척 반갑군요.
    제 닉네임이 "울산 큰애기"의 그 큰애기입니다.
    울산에 와 보신 소감이 어떤가요?
    너무 재밌게 사는 것 같아 부럽사와요.

  • 4. 안동댁
    '05.10.17 4:45 PM

    둥이둥이님
    저도 맨날 헉헉 대요
    메인디쉬! 그게 참 문제예요 매번 고민하죠
    밥상 걱정 없는 남정네님들은 정말 좋겠어요 그쵸
    livingscent님
    수정이세요 ㅎㅎㅎㅎ
    참 이쁜 이름이예요
    큰애기님
    울산 사세요
    토요일날 전국체전때문에 길이 많이 막혀서 고생!!
    울산은요
    안동엔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장이 많아 좋더라구요
    그날도 우리 조카들 연극공연 보고
    우리 자매는 지름신이 내려 쇼핑 했어요 ㅎㅎㅎ

  • 5. 시심
    '05.10.17 7:33 PM

    그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나 봐요..
    전 자취하는데 요번주에 작은언니가 멸치볶음이랑, 파래무침이랑, 쌈장이랑 다해서 싸줬죠.
    이번 일주일은 걱정 없을것 같습니다.
    전 맛있다고 언니 한 반찬 잘먹는데 울 작은언니는 자기가 한게 맛이 없답니다.
    그래서 저도 작은언니가 해 준 반찬 미니 홈피에 올려서 자랑했어요.
    작은언니 자신감 업되라구요.
    82cook도 소개해 줬답니다.
    요리한거 가끔 82에 올리고 싶지만..

    안동댁님처럼 너무 솜씨 좋으신 분들과 비교될까봐 미루고 있지요.^^
    늘 재미난 이야기, 맛있는 솜씨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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