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옷을 잘못 입은듯한 여엉 엉성한 기분...
그전에는 한살한살 나이가 더해가는 것이 그저 즐겁고 기쁘기만했었는데,
그때부터는 왠지 낯설고 어설퍼지기 시작했습죠.
그렇게 시작된 낯설음이 1990년대가 될때는 심지어 어이가없어 헛웃음까지 나다가
이제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연도와 제가 분리된듯...초연해지는 기분까지 들더군요.
그래 너 따로 나 따로여...
암튼 겨우 초딩이었던 그때부터 연도가 낯설어지기시작했다하면,
제 정신연령이 딱 고기 그자리에 머물러있다는 뜻이 아닐런지...
한마디로 딱 열살이라는 뜻입죠. 흠흠...
2004년.
저에겐 남다른 한해로 기록이 될거같아요.
그 분리되었던 시간과 제 자신이 이제는 합체(?)를 시도하고 있걸랑요.
그게 비로소 세월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뜻인지...
이제야 정신차리고 세월가는걸 알아가며 살게 되었다는 뜻인지...
자글자글한 눈가의 주름을 인정하기로했다는 뜻인지...
음...저두 잘은 모르겠습니다.
82의 마력은요,
단순히 식탁이 풍성하게 만드는걸 떠나서
한사람의 인간으로써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는거죠.
82에 계시는 모든 분들한테서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조금씩 배워가다보니,
열살로 멈췄던 정신연령이 쬐깨 늘어난 기분이랍니다. (이것두 혼자만의 자뻑일라나...-.-+)
좀더 사랑하자...좀더 잘하자...좀더 노력하자...뭐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고,
등떠밀려서가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착한 짓을 하게 만들고.
이런게 82의 매력이자 힘이 아닐런지...
어울리지않게 진지한 대사를 읊조리니 여엉 거시기하구만요. ^^;;;
암튼 일밥 칭쉬 접하면서 82질하면서 2004년 이 뱁새는 황새 쫓아댕기느라 보폭이 엄청 늘어났답니다.
양장피, 고구마칩, 고구마케잌, 깻잎말이, 치즈케잌, 전자렌지모찌, 돼콩찜, 폭챱, 그라탕,
치즈얹은 야채구이, 바베큐립, 잡탕, 빨간무국, 요쿠르트케잌, 불닭, 유자청샐러드, 우거지찌개,
콩나물볶음, 장아찌, 가지전, 핫도그, 호떡, 새우 버섯 스파게티, 볶음우동, 미숫가루 쿠키,
퀘사딜라, 연근전, 묵국수, 과꽈몰리...
얼핏 생각해도 이렇게 줄줄줄...
제가 따라한것중 가장 싸랑하고 자주 해먹는 요리중에서 사진이 되는 넘들 몇개 올려봅니다.
일밥을 첨 읽고 젤 먼저 삘이 꽂혀 따라해본 우거지찌개! 그랴...이맛이여!

<레아맘님의 요쿠르트케잌> 오븐있는 분 치고 안해본 분 없을듯...진짜 맛있죠?

<연탄장수님의 돼콩찜> 요거는 해물버전!

간단하고 푸짐하고 맛나고! 제가 젤 자주하는 요리되겠십니다.
<engineer66님의 흰살생선 지리국>

전 정말 지리는 식당에서나 먹어야하는건줄 알았습니다.
매운거 못먹는 얼라들이랑도 같이 먹을수 있어서 더 좋은 지리!
실패없습니다. 진짜 예술!
<홍차새댁님의 햄버그스테키>

이런 또랑식 분위기...닭살을 참아가며 저두 해봤십니다!
<jasmine님의 순두부찌개>

순두부찌개 정말 좋아해서 그동안 많이 끓여봤었지만, 이런 업소용 때깔 진짜 첨이었습니다. 흑...
다 jasmine님이 늘 아낌없이 갈쳐주시는 덕분입죠!
<이론의 여왕님의 미소소스 가지볶음>

제가 진짜진짜 안되는게 바로 가지무침입니다.(뭐 되는것도 없지만...ㅜ.ㅜ)
가지 찌는게 여엉 안되요. 썰컹 아님 질떡...
이렇게저렇게 해도해도안되서 포기해버린게 가지무침인데요,
이 볶음은 볶음보다는 가지무침맛이 나더군요.
저처럼 무침이 안되는 분 계심 꼭 해보시길!
(이론의 여왕님, 나 이뽀? ^^)
이 주옥같은 요리들을 나눠주시고 지도편달해주신 고수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저랑 평생을 같이할 레시피들입니다.
덕분에 맛난 음식 먹게되고, 손님들 즐겁게 포식하고, 머슴 덩달아 괜히 으쓱해지고 그랬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은 제가 꼽는 2004 최고의 닭살 명장면을 한컷!
'꿈꾸는 자'님의 남편분이세요.
꿈꾸는 자님이 특별히 요리하신 순대볶음을 들고서 수줍음을 무릎쓰고 저런 연출을!
두고두고 잊혀지지않는 최고의 사진이야요.
멋지게 생기신 분이 저런 멋진 행위까지...
몹시 배가 아픕니다...ㅜ.ㅜ
82가족여려분,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구요,
새해에도 많이 갈쳐주십시요.
열심히 따라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