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마자 미국으로 와 사는 바람에 그 숱한 손님치레를 하면서,
정작 내 동생들한테는 밥 한번 못 해 줬다.
시집간 언니네 처음 오는 막내동생.
오기 전 "뭐 먹고싶냐? 다~ 해줄께" 했더니, 동생이 남긴 말인즉슨~
ikhouvan - 지금 다시 한번 그동안 그림의 떡이었던 것들을 쫘악 둘러봤는데,
젤로 먹고픈건 해물누룽지탕, 새우마요네즈, 냉우동샐러드, tricolor roll...
내가 해물을 무지 조아하걸랑~ 글구 단호박전이나 호박구이, 고구마구이 같은
간식도 짬짬이 해주겠지? 이야 신난다!!! 마니 배워 오려 했는데 요번엔 먹고만 올듯..
(하하...것뚜 와봐야 알겠지만) 어씨스턴트도 있겠다..
하루에 10끼를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어디 함 먹여주마. 으흐흐..
근데, 우리 먹다가 볼 일 암껏도 못보면 어카냐? ^^
첨에는 고로콤 다~~ 해 줄것 같이 말해놓곤, 금새 발 뺌..^^/V
근데, 진짜루 말이 씨가 되어 버렸다.
오는 날부터 땡스기빙이라고 친척집으로, 그 담날엔 sunsmommy네 집들이에... Alex 백일잔치에..덕분에 동생도 더더더 근사한 음식 같이 나누긴 했는데...우드버리에 맨하탄에 동서남북으로 맬맬 강.행.군 하다보니, 아침에 나갔다 12시간 꼬박 싸돌아 다니다 밤 늦게야 집에 도착했으니..
이번에 같이 못 온 둘째 동생은 자기도 간장게장 느으~무 좋아한다고, 싸 갖고 오라는 엽.기. 주문까지 했구만.. 도저히 장 볼 짬도 없이, 막내 동생과의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그나마 맨하탄 갔을 땐, 사 먹는것도 관광이다!
맛집 찾아 다니긴 했는데, 동생이 돌아가기 전날에야 겨우 밥 해 먹을 짬이 났다.
다행히 냉동실에 Amish Farm 에 갔을 때 사놓은 돼지고기도 있고, 새우도 있고 해서
돈까스랑 냉우동 샐러드랑 달랑~
미소국도 있었음 좋겠지만, 아효~ 나갔다 왔더니 바뻐바뻐..
미리 해동해 놓은 돼지고기 갖고 돈까스 만드는 것만도 시간 모자랄 판에, 얼렁 해먹고 또 나가야되고, 부엌도 난리 부르스에 정신 없어 못 하겠다.
(솔직히 구찮아서..ㅎㅎ)
사실, 홈피를 만들게 된 동기도 멀리 한국에 사는 가족들에게 이렇게나마 내 생활 보여드리며서로 사는 이야기 주고 받고 싶어서, 그리고 시집 안 간 동생들에게 요리도 가르쳐줄겸 시작하게 된 거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왕 우리 집에 왔으니,
옆에 서서 보라고~ ..... 서 있지만 말고 도와라 도와!!!
돈까스 만드는 걸 시키면서 보니, 느릿느릿~
두겹 붙여 꼭꼭 누르라 그랬더니 설렁설렁하는 것이 영~ 못마땅해..-_-....
구박해 가며 완성한 우리집 돈까스~

돈까스를 얇게, 아주 얇게 썰은 거로 두 장 겹치는데 그 사이에 cheese & shiso
(일본 깻잎)을 넣고 튀기면 그새 치즈가 녹아 따땃~한 것이, 개운한 시소잎의 향과 어울려 뒷맛까지 깔끔한 것이 (쓰읍~ ) 요거요거 먹고나면 다음부턴 두꺼운 돈까스 몬 먹는다. ^_^
우선, 돼지고기를 사야겠는데...
일반 미국 수퍼나 멀리 한국 정육점까지 가도, 통째로 갖다 놓고 썰어달라는 데로
썰어주는 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일본 수퍼에서 썰어 놓은 스키야키용 돼지고기를 사서 하곤 했는데, 요거이 비싸거덩~ ㅜ.ㅜ
얼마전, 아미쉬 마켓에 갔더니 돼지고기 안심(Pork Loin) 덩어리가 보이길래, 아주 야~앏게, 햄처럼 thin slice 해달라고 했더니 딱이다!
값도 일본 마켓 절반이다. 게다가 항생제도 안 맞히고 방목한 건데 말이다.ㅎㅎ
돼지고기만 사면, 그 다음부터는 똑같다.
1. 돼지고기에 소금, 후추 간한다. (몇시간 전에 해 두면 더 좋고)
2. 한 면에 아메리칸 치즈 1/4쪽과 시소잎 1/4 을 얹고, 다른 고기로 위를 덮는다.
(시소잎 없으면 깻잎, 그것도 없으면 & 싫으면 안 넣으면 되고..^^)
고기 위에 녹말을 조금 뿌리면 고기끼리 잘 붙는데, 뭐 굳이 그렇게까지 안해도
붙일때 꼭꼭 눌러 공기를 빼면, 어짜피 고기가 얇아 지네끼리 잘 붙는다.
(꼭꼭 안 누르면, 반 갈랐을 때 사진처럼 속이 텅~ 비어버린다.
요걸 제대로 안 해서 동생을 구박했구만, 그나마 속 보여줄라고 하나 자른게
딱 걸렸네? 큭.)
3. 밀가루 → 계란 → 빵가루 순으로 묻힌다.
(빵가루는 흰빵 말랑말랑할때 믹서에 갈아 쓰면 젤로 프레쉬~ 하면서 바삭바삭!
그 상태에서 냉동해뒀다 써도 된다.
시판 빵가루는 일제 PANKO 꺼가 그중 입자가 커서 바삭하고 좋은 것 같다.
잔소리 또 한마디..-.-
고기 붙여 놓은 걸 밀가루 묻히는 과정만 좌르르~ 일단 해 놓고, 그 다음에
하나씩 계란 → 빵가루를 묻히면 매번 손 안 씻어도 된다. (무슨 소린지? ㅋㅋ)
4. 그 다음, 튀기면 되고~
5. 돈까스 소스 만들기
3T 우스터 소스, 2T 토마토 케첩, 1T 간장, 1/8t 겨자(일제 노란 튜브에 들은거)
섞고, 즉석에서 깨 갈은 거 2t 넣어 먹는다.

일본에 가면, 테이블마다 미니 절구를 갖다놓고, 손님이 직접 깨를 갈아 넣게 한다던데 그렇게 해 먹으며 더 재밌겠지? 호호~
치즈 더 넣어달란 울 남푠, 1/4쪽도 반 접어 넣어야지 안그럼 절케 삐져 나온다. 큭..
불고기만한 크기로 요렇게 얇으면, 젓가락으로 입에 쏘옥~
칼 안 쓰니 더 편하고, 더 이뿌고, 그래서 더더더 맛있다. ^_____^
동생의 희망사항 중 하나였던 냉우동 샐러드.
그래, 먹어보니 맛나더냐? ^^*
레서피는 ☞ http://mm.dreamwiz.com/media/folderListSlide.aspuid=joannist&folder=1&list_id=3121688&page=3
동생한테 받은 눈사람도 달랑달랑~
낮에 Mitsuwa 일본 마켓 들러 사 온 그린티 케익 한쪽,
넷이서 야곰야곰 나눠 먹으니 더더더 맛있었당~
막내야~
담에 오면... 밥 또 해 줄께~ 이번보단 자주...^^*
Photo Joa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