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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어젯저녁 밥상.

| 조회수 : 3,424 | 추천수 : 2
작성일 : 2004-12-11 22:53:36
점점 내 발목을 내가 잡고 있단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는 요즘....

울 탠니군은 하두 멕여놔서 얼굴이 땡그래졌네요.  

하지만 82덕에 조금씩 요리하는 재미가 생기고.. 울 신랑..요즘에야 인간답게 살고 있노라고..

수줍게 고백하더군요..-_-

'요리가 취미인 김여사'를 위해 요즘 설겆이도 마다 안하고 자나깨나 '요리 생각'에 전념하게 하기위해..

혹시 안방에도 책상을 들여놔야 하는게 아니냐는둥.. 부산을 떨며 제게 도움이 되려 애쓰고 있는

넝감을 보면.. 책임감을 안 가질수 없는 요즘이네요....-_-

내가 어찌 저들을 실망시킬수 있을까..하고 넝감이 [퇴근해] 하고 문자메시지를 날리면..

밥을 올려놓고 일단 컴앞에 앉아.. 고심에 빠집니다.

워낙 살림에 재주가 없는지라..냉장고속 재료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누가 샀는데?)

재료가 있다 해도 이 레시피에 있는 바로 그것과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 참담한 상황...

시시각각 조여오는 시간...

어느순간 섬광처럼 눈에 들어오는 재료 한가지를 보고 바로 부엌으로 달려나가죠..

하지만 울 애들은 습관처럼 엄마가 뭘 시작해도 관심도 없고..

지들끼리 김도 꺼내고 밥도 푸고..  치즈도 꺼내서..평소처럼 먹기도 합니다.. -_-
(속으로..저여자..또 바쁜가보네? 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뭔가 시작하면 어짜피 늦게야 밥을 먹을테니...휴우..하고 피곤한 얼굴을 하기도 합니다...-_-

여튼 그래서 어제도 한상을 봤습니다.

현석마미님 장아찌랑 물물교환한 어리굴젖도 보이고..

울 엄마한테 놀러갔다 몰래 집어온 갓김치도 보이는군요..

두부조림.. 저건 요시다 소스 이용한거구요.. 단걸 좋아하는 저는 거그다 물엿을 잔뜩 쳤지요.

비밀의 손맛에서 두부찌게랑 매운 홍합 볶음을 골라.. 만들었는데..

매운 홍합 볶음...ㅠ.ㅠ

예술이었습니다...흑흑..

우찌 내 손에서 이런맛이..!

그 경이로움에 울면서 밥을 먹다가 정신차려 산사춘 한병 따서 드셔주었지요..

이런 반찬엔 산사춘 한병이 있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쬐그만 산사춘 혼자 따서.. 아무한테도 안주고 캬아...크억..이러면서 다 먹었는데..

먹고나서 생각해보니 이성을 잃었던거 같네요. -_-

생각해보니 바로 코앞에 있던 넝감한텐 권하지도 않았더라구요.

좀 더 깊이 생각해보니...넝감이 보이지도 않았다는...-_-;;;;

두부찌게는 제 타입은 아니었던 맛이었으나.. 애아빠는 잘 먹더군요.

그러고보니 애들도 잘 먹었던거 같아요.

전 매운 홍합 볶음에 빠져서..  애들도 안 보였기 때문에 잘 모르겠네요.

그럴수도 있죠.

어짜피..엄마란 존재도..한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인것을.....-_-;;;

누가 만들었는지..매운 홍합 볶음이란 요리를 발명한 사람에게..

무한대로 뽀뽀를 날려봅니다...(받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지만...그렇다고 해서 돈을 줄수도 없어서..-_-)

모든게 다 82덕분입니다.

라고 말하는것은 넝감.

아주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인간으로 거듭 날수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사람이었기에..

무지 고마워하면서도.. 이 행복이 꿈일까봐 걱정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조리대를 직접 그려서 보여주더군요. 이런식으로..이런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요리가 취미인 김여사는 우아하게 웃으며.."난 심플하게 만들었으면 해!  그리고 될수 있으면..

조리대의 옆모습은 엘레강스한 디테일이 엿보였으면 해... 그리고 조리대의 서랍은 저음의 낮고 우아한..

아름다운 드르륵 소리와 함께 열리며..  꿈같은 공간이 펼쳐졌으면 싶어. " 하고 소박한 꿈을 말해보지요...-_-

그만 놀고 가봐야겠습니다..-_-

놀고 있네 하는 소리가 여까지 들리는듯 하군요...헤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2.11 10:56 PM

    하하하..너무 재밌어요..헤헤..

  • 2. 매운 꿀
    '04.12.11 11:18 PM

    캬캬캬..크억크억(넘어가는 소리^^)..마당님때문에 로그인했어요. 너무 웃겨서 ...
    글을 넘 재미있게 쓰시는것같어요. 넝감님이 그동안 요리못해도(실은 잘하시죠?) 님의 이 유머때문에 다 넘어가주신듯...우히히...

  • 3. 나르빅
    '04.12.11 11:45 PM

    ㅋㅋ.. 넘 웃겨요. 마당님은 재주꾼!

  • 4. 솜씨
    '04.12.11 11:48 PM

    ㅎㅎㅎ,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네요.
    매운 홍합볶음이 그렇게 맛있나요? 사진도 좋고, 군침 넘어가게 쓰셨네요.

  • 5. 나루미
    '04.12.12 12:30 AM

    넝감님..너무 귀여우세요..실례인가요?
    마당님도 닭클럽이세요..
    저도 예전에 고심하며 82를 탐색했었답니다..
    매운홍합도 너무 마있게 해먹었구요..
    칠리새우도 한번 도전해보세요..반응 굿입니다~~

  • 6. cinema
    '04.12.12 5:59 AM

    마당님~
    돌이야기하실때 알아봤어요..ㅋㅋ
    일케 잼난 분인거~
    마당님 팬할래요~^^

  • 7. 현수
    '04.12.12 8:27 AM

    '속으로 저 여자 오늘 또 바쁜가 보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많은가보죠!~^^;;

    요즘 애들 눈치도 보여서리...쩝...

  • 8. 제임스와이프
    '04.12.12 8:41 AM

    하하하하하하하...진짜 재밌어요...하하하하하하....

  • 9. 대전아줌마
    '04.12.12 1:27 PM

    매운 홍합 볶음 할때요...^^;; 홍합은 삶지 않고 생걸로 하나요? 생걸로 하는데 껍질 반쪽만 남기려면 껍질을 까야 한다는 애긴데..생것이 그리 잘 까지나요? 전 조금 힘들던데..갈켜주세요~~~

  • 10. 짱가
    '04.12.12 1:48 PM

    어제 송년회끝나고 집에오니.열두시가 가까워오지뭐예요..
    내일을 위해서..빨리자야지..했건만..밤새도록 말똥멀동..
    그덕택에 아침에 일어나보니..피부가 푸석푸석.부시시..네요..
    팩도하고..스팀도했건만..ㅜ.ㅜ 변함없이 푸서석... 그래도 어쩝니까..저 이제 82송년회하러 나갑니다..
    아직신청도 안하신 마당님이..혹시올지도 모른다는 기대..잔뜩 안고서 말예요..
    점점 마당님..팬 늘어가고있다는거 아시죠.?
    저야 3년전부터 팬이었지만.ㅎㅎㅎ
    홍합매운볶음.. 넘 맛있게보여요.^^

  • 11. cook엔조이♬
    '04.12.12 4:50 PM

    마당님, 두부찌게가 맛있어 보이는걸요?
    홍합볶음은 생소한데, 넘 맛있어보여요. 산사춘이 정말 잘 어울렸겠어요.
    마당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셨을것 같은 마당님,
    글솜씨 또한 재미있고 재치있으시네요....^^

  • 12. yozy
    '04.12.12 6:49 PM

    ㅎㅎㅎ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 13. livingscent
    '04.12.12 7:32 PM

    마당님,
    음식도 음식이고..글을 어쩜 이렇게 재밌게 쓰세요~~
    읽으면서 배실배실 웃으니 옆에서 컴하던 남편이 한번 힐끗.다른 컴을 하던 큰아들놈도 힐끗.
    다들 날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더군요.(약간 맛이 간줄 알고)
    그러다 다들 자기 컴 팽게치고 다같이 봤어요.^^

  • 14. 항상감사
    '04.12.12 11:51 PM

    전에 냠냠주부님 생각이 나네요...그분 글도 참 잼있었는데...

  • 15. 마당
    '04.12.13 9:57 AM

    앗..샘님 글이 첫번째군요.
    부끄러워서...ㅎㅎㅎ

    매운꿀님 저 정말 요리 못해요. 전요. 외계에서 왔거든요..-_-;;

    나르빅님 저 정말 재주꾼 아니거든요.. 흑흑.. 전 그냥 입으로만..입으로만 이럴뿐이랍니다.
    누구에게나..전 물에 빠지면 입만 뜰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죠...

    솜씨님 정말 죽이게 맛있어요! 꼭 해보세요.

    나루미님 우리 넝감이요.. 귀엽긴 하죠...-_-
    근데요. 아는 사람은 다 알아요.. 다 그잉간이 수쓰는거랍니다.. -_-;;;
    앞으로 자게에 종종 뒷담화를 갈 예정입니다..헤헤..

    씨네마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동네에서 주접을 떨었다면... 전 쫒겨났을 거에요..흑흑..

    현수님..
    그쵸? 증말 애들 시집살이 해요..

    제임스 와이프님..
    재미있어 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서 이야기 했지만..정말 초절정 주접을 떨어놓고..걱정했었지요..
    저 종종 이렇게 동네에서 주접떨고 아줌마들한테 맞거든요....ㅠ.ㅠ

    대전아줌마님..
    전 그냥 냉동 홍합 사용했어요.
    말리거나 냉동한 홍합 사용하시는게 더 편리하실듯 하고..
    굳이 껍질 한쪽 안 달려있어도 좋을거 같아요. 식구들끼리 간편하게 먹을땐요..

    짱가님..
    전 늘 피부가 부석부석에 여드름은 달고 다녀요...-_-;;;
    남동생은 절더러..."누나..이젠 썩어가는구나..아쥬.." 한답니다.. 나아쁜놈.
    이런 얼굴..남한테 절대 못보이죠..흑흑..

    쿡엔조이님..
    두부찌게 너무 괜찮은 요리였어요.
    홍합볶음은 정말 안주로 죽여주더군요.. 술을 사랑하는 저로선..종종 애용하게 될듯 해요..

    요지님.
    감사해요..^^

    리빙센트님.. 제가 종종 님의 홈에 놀러가는거 아시나요? ㅎㅎㅎ
    82를 알기 전부터요.
    처음엔 조인스블러그였다가 인티즌 블러그로 바뀌고 또 드림위즈로 바뀌었던가요?
    여튼 조인스 블러그에서 여러홈을 알고 들여다 보고 그러다 82를 알게 되었지요..
    요번에 새로 키우시는 새우.. 너무 귀여웠답니다.
    전 근데 애들이 잡아먹을까봐 못키워요...(울 애들 그러고도 남을 녀석들..이죠..-_-)

    항상감사님..
    저도 그 분 글 읽어보고 싶네요.
    재미있는 글은 많을수록 좋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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