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식혜 & 감주
흔히 말하는 식혜를 안동에서는 감주라 합니다.
찹쌀로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물로 잘 삭혀서 한번 끓여 만드는데요
차게 해서 마시는 여름 음료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빨간 음료가 안동식혜입니다.
마찬가지로 찹쌀로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물을 만들어
찹쌀이 뜨거울 때 엿기름의 맑은 물과 버무리고
새끼손톱보다 작게 나박썰기로 한 무와 생강즙, 고춧가루물과 함께 섞고
따뜻한 곳에서 네다섯 시간 삭힙니다.
다른 지방의 하얀 식혜와는 다른 독특한 풍미가 있습니다 .
무의 시원한 맛과 고춧가루의 맵고 달큰한 맛,
소화촉진에 좋아 우리집에서는 겨울에 즐기는 별식입니다.
요즘처럼 추울 때 밖에 내놓으면 아침에 살얼음 동동 뜨는데 이때 먹어야 제맛입니다.
안동에서 자라지 못한 우리 아이는 아주 독특하고 단순하지 않은 이 맛을 즐기지 못하죠.
할머니가 아빠를 위해서 만드는 식혜를 보고 나두 감주 먹고 시포, 하는 겁니다.
아이의 할머니가 그냥 계실 리 없죠. 아들보다 더 큰 손주의 엉덩이를 툭툭 두드려 주시며
"어이구 우리 대감! 물론 해드리지요!"
졸지에 두 가지나 장만해 주시곤 서울로 가셨습니다.
진작에 사진 찍어두고 싶었으나 음식 가지고 초란이 방정을 떤다고 하실까봐 가신 뒤에 찍었습니다.
몇 해 전 시골집 아이가 울집에 놀러 왔다가 빨간 식혜를 먹어보고는
즈그 집에 가서 얘길 하더랍니다.
"옆집에서는 물김치에 밥 말아 먹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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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혜경
'03.12.11 12:05 AM저, 왼쪽의 식혜 못먹어봤어요. 맛이 궁금해요...상상이 안가요...
2. 강금희
'03.12.11 12:29 AM뭐랄까요, 절대미각을 지닌 자만이 "견딜 수 있는 음식"이랄까, ㅋㅋ
자극적이면서도 깊은 풍미가 있죠.
으이그, 지금 들통으로 가득 있는데....
혹시 안동 하회마을 가시거든 음식점에 한번 들러 보세요.
후식, 것도 옵션으로 한사발씩 주더라구요.3. 깜찌기 펭
'03.12.11 7:39 AM안동식혜다~~ ^^
생강맛이 살짝 도는게 색다른 맛이예요.
시집가서 첨 봤죠.
울어머님은.. 언제 가져다 주실까? 지난번엔 만들어 놓구도 두고와 아쉽게 하셨는뎅,..^^;4. 나혜경
'03.12.11 8:07 AM저 안동식혜 실패 핬는데..
성공 하셨군요.
지금 냉장고에 아무도 찾는이 없이 있는데, 조만간 버려야 할까봐요.
고추가루를 적게 넣었나 빨갛지도 않고, 그냥 감주맛이에요.5. 이영미
'03.12.11 9:36 AM몇년전 아시는 분이 만들어 주신 안동식혜.
정말이지 절대미각을 가진 사람만이 참맛을 알거 같아요.
무, 생강, 잣, 대추, 찹쌀밥,거기다 고추가루까지 일반 식혜만 먹던 저는 도무지 못 먹겠더라구요
보내신 분꼐는 맛나게 먹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씽크대로 보내버렸다는 슬픈 이야기.....6. 강금희
'03.12.11 10:22 AM그러게요, "견뎌야" 그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니깐요.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참말로 거북한 느낌이었다가
한숟갈 더 먹어보면 시큼한 맛과 함께 약간의 매운맛이 감돌다가
종내는 입 끝에 남는 단맛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안동 선비들이 즐기던 음식이지요.
나혜경님, 안동식혜는 유산균 음료이기 때문에 저온에서 삭힐수록 유산균이 많답니다.
그러니 보온밥솥은 온도가 너무 높지요.
그리고, 고춧가루는 아주 고운 체에 걸렀지요?7. midal
'03.12.11 11:21 AM^^ 물김치에 밥 말아먹습니다.
저도 시집와서 첨 본건데여...
시댁 고향이 대구거든여..거기 특색인지, 아님 그냥 울 시댁 특색인지 모르겠지만...
울신랑 보니, 물같은거엔 밥 거의 다 말아먹는듯하더라구여..^^;
울신랑이 그걸 좋아하는건지...
암튼...나박김치에도, 오이냉국에도.....차가운 국물에 찬밥말아 후루룩......^^
첨엔 무슨 김치에 밥을 말아먹냐구 제가 기겁을하며 눈 똥그랗게 뜨고 봤는데....
어느날엔가 저두 하두 입맛이 없어서 나박김치에 말아먹었는데..괜찮더라구여...
님 글 마지막에 꼬마가 한말을 보고 적습니다. *^^*8. naamoo
'03.12.11 4:27 PM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 한마디로 '엽기'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저역시 대구로 시집와서 처음 이 음식을 봤는데, 그렇지 않아도 입이 짧은 제가
아주 기절 일보직전까지 갔다는 것, 아닙니까.
아버님께서 손수 떠서 넣어주시기까지 하는데,,,
안 삼킬 수는 없고,, 완전히 고문이 따로 없더군요..-.-::
식탁 치울때 김치 그릇에 먹다 남은 물 쏟아붓고 식은 밥 남은 것.
무우 나물 남은 것.. 다 쓸어담은 듯한 형국이...
뭐 한마디로 거이 **이 죽 수준처럼 보이는 편이죠.
일전에 대구의 지방 신문에 난 칼럼에서 어떤 분이 그러셨어요.
토박이 경북 사람인지 아닌지는 .안동식혜를 즐겨 먹나 아닌가,,를 보면 안다구요.
아무리 미식가를 자처하는 사람도, 처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이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인이 박히는 음식이라나, 뭐라나..
결혼 11년 . 대구생활 만 8년차인 저 역시
이제 이 지방 사람이 다 된것인지,,
한마디로, 요즘은.. 없어서 못먹습니다. ㅎㅎ
저희 시어머님은 특히 생강을 많이 넣으시는 편이라, 맛이 한 결 칼칼한 것이
산뜻한 편이죠.
며칠 전 남편 생일에 한 통 해주셨는데
제가 거의 다 먹었다는 것 아닙니까...
먹기 전에 배를 채썰어 넉넉히 넣고, 잣외에 땅콩도 듬뿍넣고,
김치냉장고 밑에 넣어두었다가 살얼음 살짝 낄 정도로 해서 먹으면..
....거의 죽음 ...입니다....9. 꾸득꾸득
'03.12.11 4:48 PM저는 결혼한지 4년이 다되가도 시댁에서 하는 안동식혜에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명절때 마다 매번 하시지만 아직.... 어머님이 좀 섭섭해 하시지만 지후가 먹어주니 그걸로....
울신랑은 소화 잘 된다고 끝도 없이 먹습니다...
절.대.미.각.
그말이 정답입니다.10. 깜찍새댁
'03.12.11 5:39 PM친정엄니 충청도신데...거기서도 감주라 칭하지요.
근데 저희 친정엄니는 감기 기운있다고 말씀드리면 하얀 감주를 뜨겁게 해서 거기에 고추가루 풀어 주시며 훌훌 마시고 이불속에서 땀 쭉내라고 하셨어요.
안동감주는 아직 못먹어 봤지만 감주라는 말에 갑자기 엄마생각 나서 눈물 찍-.-;;11. yo5125
'03.12.11 7:37 PM너무도 반가운 식혜!
그 맛은 길들여 진 사람만 압니다
안동에서는 겨울이 되면 집집마다 안동 식혜를 만듭니다
무우와 찹쌀, 고추가루와 넉넉한 생강이들어간 그맛은 안동사람들에게는 잊을수없는 맛이지요
옛날 냉장고가 없던 그시절 살얼음이 언 식혜를국자로 깨면서 먹던 알싸하고 시원한 그맛,그립네요 안동 식혜는 처음보는 사람은 정말 엽기음식처럼 보입니다
고등학교때 예천에 사는 외사촌언니가 놀러 왔었는데 너무도 맛있는 식혜를 끝까지 거절하면서
맛도 보지않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 서울에서 산 세월이 더 길어졌네요
겨울만되면 식혜가 생각이 나서 친정엄마 살아계실때 미국까지 국제통화로 전수를 받으려고
애썼으나 옛날의 그 맛은 안 나더군요 친정엄마는 음식 솜씨가 좋으셨거든요
특히 명절때 친척이나 친지집에 가봐도 우리엄마 음식솜씨가 짱이었거든요
아버님이 까다로운 미식가여서 길들여진것 같아요
그런데 엄마가 하라는데로 식혜를 해도 옛날그맛은 아니더군요
가끔 서울에서 안동 향토음식점에 가면 후식으로 안동 식혜가 나오거든요
친구들 이구동성으로 옛날 그맛이 아니야
그런데 한번은 친구가 안동에서 공수된 식혜가 있다길래 몇명이 친구집에 모였는데 그래,이맛이야 50대 중반인 우리들, 결론은 물맛이 아닐까?
올해도 또 시도를 해 봐야죠 안동시 홈페이지에서 향토음식레시피도 참고를 하는데......
강금희씨,정확한 레시피 부탁드려도 될까요12. 강금희
'03.12.11 7:48 PM레시피, 미치겠네.
제 글에도 있지만 시모께서 해주시는 거라,
또 음식 만들 때 계량 하시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순전히 손맛으로만 하시고
또 매번 맛은 기가 막혀서, 계량을 요하는 정확한 레시피, 힘들어요.
여쭤봐도 글쎄다, 그냥 하는 대로 하면 되지 뭐 하시는데 어쩌죠?
너무 죄송해서 우리 식혜 맛이라도 보여드리면 좋겠는데 방법도 없고....13. 초롱
'03.12.11 8:05 PM안동식혜에 대한 글은 얼마나 많이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아요.
제가 고향이 경북 북부인 봉화랍니다.
엄마 살아계실때 만드는 법 전수받지 못한게 어찌나 안타까운지 몰라요.
그러다가 식혜만드는 레시피 나나님이 올린거 보고 한번 해보려고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정말 윗분 말씀대로 음식점에 후식으로 나오는 건 제맛이 아니지요.
몇번을 실패하더라도 기필코 친정엄마의 손맛을 재현해서 오빠에게도 맛보이고 싶군요.
저희엄마는 겨울철에 명태식해를 반찬으로 즐겨 만드셨어요.
무우를 곱게 채썰고 명태살을 다져서 고추가루, 마늘 , 소금등으로 간 맞춘걸로 기억하는데
생태를 썼는지 동태를 썼는지 지금 아리송해요.
오십이 넘은 친정오빠가 그맛을 잊지 못한다는데 비슷하게라도 할수 있는게 저 밖에 없거든요.
혹시 이런거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14. 초롱
'03.12.11 8:20 PM그리고 레시피 는 11월9일에 나나님이 나혜경님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키친토크에 아주
완벽하게 올린게 있습니다.
전 안동에 사셨다는 할머님들께는 꼭 안동식혜 만들기에 대한 tip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 소득으로 알게 된것은 고운 고추가루를 쪄서 고춧물을 우린다는거,(면보에 싸서)
맵쌀보다 찹쌀로 해야 하며 뜨겁게 삭히면 시그러워진다고 하시더군요.15. 강금희
'03.12.11 11:18 PM초롱님, 저희 시모 고향이 봉화 닭실, 석천(石川)이 흐르는 유곡이란 곳이에요.
거기분들은 선천적으로 음식을 잘하시나 봅니다.
글고, 명태식혜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는데,
강원도 사람들은 가자미로 식혜를 만들어서 먹는데 그게 또 그렇게 별미라네요?16. yo5125
'03.12.12 2:02 AM강금희씨,반갑네요.
닭실이라면,저희 집안하고도 많은 통혼을 했지요.
가깝게는 시누이가 닭실로 시집을 갔지요
초롱님의 알고계시는 명태식해는 저도 너무 좋아하던 음식이지요
겨울이면 생태나 조기를 1box씩 사서 엄마가 도마에서 두드리던 기억이 선하네요
제가 알기로는 식해가 아니고 선 담는다 하셨는것 같아요
저도 30년전 새댁때는 신랑이 좋아해서 겨울이면 장만하고 했었는데
팔도많이아프고 칼날이 견디지 못하니(이가 빠짐)그만 두었죠
남편이 가끔씩 먹고 싶다고 노래를 하는데 그냥 넘기고 살았죠
올해는 한번 해 봐야 겠네요
엄마도 이젠 돌아가시고 , 옛날기억을 되살려보면
생태나 조기를 뼈채 두드려야되요 머리부분에 단단한 이빨처럼 생긴 뼈만 버리고
곱게 두드려서 무우를 식혜무우처럼 나박썰고 고추가루와 생강다진것을 많이 넎어야 되요
소금으로 간하고요
정말 옛날이 그립네요 이것하나면 밥 한그릇 뚝딱이었는데......17. 아식혜
'03.12.12 8:39 PM안동식혜 나 너무너무 좋아하는데..흑..
배넣고 무우하고 많이 넣어서 거기다가 고소한 땅콩까지 넣어서
추운날 밖에 놔두고 살짝 얼려먹으면.....정말 맛있어요.
어디가서 저런 식혜 먹고싶다고 햇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받았는데..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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