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정말 억쑤로 왔습니다.
게릴라가 쏘는 따발총도 이리 쏟아붓지는 않았을 겁니다.
경박하게 어디 자연에 비유하겠습니까
비는 집구석에 앉아 있으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일 때문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비는
여름 날 다라이 물에 등목 들이붓는 듯이 아찔하게 왔습니다.
여전한 저의 게으른 밥상은 개선이 되지 않아
먹는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끙
꿉꿉한 날엔 따뜻한 국물이 땡깁니다.
가끔 가는 국밥집입니다. 오밤 중에 주로 갑니다.
3년째 홀서빙하는 분이 계세요. 곱고 가느다란 50대 초반 여성 분
제 얼굴을 기억해요.
"순대국밥에 진로^^"
서울생활 첫 해, 딱 돼지국밥에 쏘주가 그리 먹고 싶었습니다.
그때 서울은 부산식 돼지국밥이 진출하면 망하고 또 망하고
그랬습니다.
이름이 돼지국밥이라서?
청진동해장국이나 돼지국밥이나 뭐 ㅎㅎ
국밥 종류도 제가 먹어 본 것만 해도 몇 개 됩니다.
소고기국밥, 소머리국밥, 돼지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
여기까지^^
박찬일 쉐프가 광화문국밥집 차려 잘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몽로 술집할 때 부산에서 함 올라가 거기서 얼굴도 보고
낯설게 몇 마디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그나 나나 사람한데 많이 치인 시절이라 그저 인사치레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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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불행은 공평하다는 겁니다.
행복은 그닥 친하지 않고
좋은 사람되기보다 나쁜 사람 안되기 운동 정도^^
그리고 덜 불행해지기
의식이 생긴 이후로 내 인생에서 제일 재밋는 것이 무엇이였나?
연애, 술, 자동차, 오디오, 사진, 골프 그리고 사람공부
장마를 앞두고 지리하게 살지 않기위해 동네골프연습장에 5만원주고
한 달 등록을 했습니다.
저 중에 다시 시작하기 가장 편리한 것이 골프였습니다.
장갑 하나만 있으면 되지 하면서^^
동네에서 최신 시설이 전혀 안된 곳을 골랐습니다.
연습채도 있고 분위기도 동네복덕방이고 ㅎ
매일 갔습니다.
혼자 머리 쳐박고 몸의 기억을 불러냈습니다.
꼬박 나흘 걸리더군요.
오호라~ 몸이 만들어집니다.
흔들리지 않는 우아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스윙이 되는 겁니다.
골프는 진짜 재밋는 게 남의 불행이 바로 내 옆에서 보기 때문에
욕망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필드에서는 더 하지요.
연습장만해도 뒤에서 삑사리 나면 내 공에 아싸 힘이 들어가 뒤땅치고
그런 욕망의 파도 속에서 연습합니다.^^
맨날 신는 운동화가 살짝 미끌립니다.
자, 돈이 들어갑니다.
8만원 주고 인터넷에서 샀습니다.
저 버튼, 신문물입니다.
조이는 건 되는데 푸는 게 안돼 또 톡톡으로 물어보고 ㅎㅎ
시간을 너무 끌어 죄송합니다.
말을 까먹었어요. ㅎㅎㅎ
얼마 전 본 책에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무슨 종류와 범주든 두 종류로 나누기를 하는 사람과 안 나누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판단이나 평가할 때
한창 공에 미쳐 있을 때 저는 필드에서 사람을 판단했었습니다.
나쁜 놈, 좋은 놈, 봐줄만한 놈, 담에는 좀 괜찮아 질 놈, 아주 멋진 놈
썩을 놈 ㅎㅎㅎ
거의 남자놈들과 공을 치러 다녀 전투적으로 배웠습니다.
그 잔재가 지금 마구 드러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노후에 계속 할 수 있는 운동이 뭔가 고민해본 결과
골프였습니다. 필드를 나가지 않아도 제겐 운동이 충분히 되는데다
이미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스윙인데 그거 썩히는 것도 아깝고
공 하나에 집중되는 그 시간이 저는 좋습니다.
돈도 저처럼하면 적게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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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차에서 본 제 영화 리스트입니다.
최근 순으로
하이- 라이즈 (펜트하우스가 이 영화 구조를 조금 따오고 무도회 장면도 따라한 영화인데
재미 졸라 없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 따라댕기느라 본 영화여요.
저는 데이빗 보위와 제레미 아이언스, 영국남자가 왜이리 좋은가 몰러요^^)
데드 링거 (제레미 아이언스 실컷 볼 수 있습니다. 무려 1988년 영화, 제레미와 쌍둥이에 대한
새로운 고찰 뭐 이런 재미로만 보면 그럭저럭)
유령작가 (이완 맥그리거 주연 스릴러 영화입니다. 그럭저럭)
눈 먼자들의 도시 (인간은 시각적인 동물이다 라는 명제에 정확하게 입각한 영화,
줄리언 무어가 멋집니다. 좀 잔인하지만 뭔가 찡한 게 있습니다.)
리바이어던 (러시아영화 입니다. 인내심 갖고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좋았습니다.)
다르덴 형제의 "아들"
이 영화 강추합니다. 인간은 이래서 인간입니다.
타인의 취향 (프랑스영화인데 재밋습니다.^^)
컨버세이션 (1974년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 감독 영화입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체리향기 (이란 영화 / 칸영화제 철이 다가와 수상작만 찾아 본 겁니다.
순진한 교훈이 따뜻하게 들립니다.)
레이디맥베스 (플로렌스 퓨 배우가 매력적이어서 따라 다니다 본 영화입니다. 강추)
- 미드소마 감독판은 호불호가 좀 많아요.
대학살의 신 (이 영화 진짜 웃깁니다. 조디 포스터와 케이트 윈슬렛의 듀엣이 환상적)
온리 드 브레이브 (어렷을 적부터 존경해 온 소방관아저씨, 영웅담보다는 그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좋은 영화입니다. 스포는 안 보고 꼭 보시길)
베스트 오퍼 (이건희 미술관 장소 확정을 앞두고 기념으로 본 영화,
몇 만점이 그것도 인류의 문화와 역사가 왜 창고에 쳐박혀 있었는 지에 대해 분노)
-- 밥도 안 묵고 영화만 보셨나할까봐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또 열심히 영화보고 책보고 공치고 잘 먹고 오겠습니다.
돈은 언제 버남?^^
제목과 내용의 상관성은 소주 한 병 드시고
이 글을 두 시간째 두드렸다는 겁니다. ㅎ
< 관리자님 키톡하고 관계없는 내용이라 메인화면에 안 걸렸슴 좋겠습니다.>
키톡 게시판 양심 상 올리는 사진,
지금 먹는 오늘 아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