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명왕성 주민 소년공원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며칠 전에 둘리양 초등학교에 갔다가 이런 벽보를 보았어요.
날개를 펼쳐보기 전까지는 얼마나 멀리 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군요.
요즘의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해서 사진을 찍어왔어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세상에서 제일가는 나라가 될 줄 알고 계셨던 분, 손 들어 보세요 :-)
(저는 공손하게 손내림 ㅎㅎㅎ)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배울 때도, 선생님의 포부가 비현실적으로 크셨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
이렇게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 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만 하고, 세계 인류가 사모하는 문화의 힘을 가지게 될 줄이야...
저같은 어리석은 백성은 감히 짐작하지 못했어요.
국난극복이 취미인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사상초유의 국난을 또 취미생활 하듯이 극복하고 계시지요?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명왕성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찾아올거라며 주지사가 모든 공립학교를 무족권 2주간 닫는다는 발표를 지난 금요일에 했어요.
그 전에도 저희 아이들 다니는 학교가 속한 교육청에서는 매일 이메일로 코로나19 관련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었기에 많이 놀라운 발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장 이번 주말 이후부터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게 된다고 하니, 무언가 계획을 세워야겠더군요.
참, 저와 남편의 학교도 우선은 임시 방학을 연장해서 가지고, 그 이후에는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만 하라는 지시가 있었어요.
그래서 졸지에 안하던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해야 하고, 교생실습 과목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란스러운 중입니다 ㅠ.ㅠ
최소한 2주일, 높은 가능성으로 한 달 이상, 어쩌면 여름방학 할 때까지...
어른과 아이들이 집에만 있게 될 것 같으니, 아이들과 의논해서 이런 계획표를 세워보았어요.
이름하야, 2020 코로나19 비상 재택근무 계획서!
중학생이 된 코난군은 학교에서 받아온 컴퓨터로 접속해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초등 2학년 둘리양은 학교에서 우편으로 학습지 묶음을 보내준다고 해요.
그러면 집에서 각자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학교 시간표처럼 1교시 2교시 이렇게 틀을 세워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저역시 온라인 수업준비라든지 화상으로 하는 회의참석 등의 일을 해가면서 애들 밥을 챙겨주어야 하니까, 이렇게 해두면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각자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저희 아이들을 제가 잘 알다보니...
ㅎㅎㅎ
지금도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 남매가 마주치면 싱거운 장난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한 녀석은 울고 한 녀석은 화가나서 각자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는데, 24시간 내내 함께 붙어있으면 안봐도 유튜브...
ㅜ.ㅠ
그래서 이런 규칙을 정했어요.
공부 시간 중에는 절대로 서로 방해하지않기!
감정을 건드려서 서로를 화나게 하지않기!
어길 시에는 초범은 1시간 동안 아이패드나 아이폰 등의 오락용 전자기기 사용금지!
두 번째 어길 시에는 두 시간 사용금지!
삼진아웃 제도를 적용해서 세 번째 같은 말썽을 일으키면 24시간 사용금지!!!
하지만 삼진아웃이 하루에 한 번인지, 일주일에 한 번인지, 사용금지 시간은 쉬는시간에만 적용될지 아닐지, 남은 금지 시간은 다음날로 넘어가는지 아니면 자정을 기해 소멸할지...
등등의 디테일은 일부러 정하지 않았어요.
애들한테는 일단 큰 메세지만 던져주는 거죠.
"늬들, 집에 머무는 동안 말썽 부리지마!"
상세한 규정 적용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독재자인 엄마가 정하기로...
ㅋㅋㅋ
이래서 역대 독재자들이 그렇게도 열심히 독재를 했던가봅니다...
이 얼마나 내맘대로 편리한가!!!
ㅋㅋㅋ
채찍이 있으면 당근도 준비해야죠 :-)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고, 엄마도 점수를 주어서 2주일 후에는 엄마의 평가와 자신의 평가를 합산 평균을 내어 90점이 넘는 사람은 상을 주기로 했어요.
엄마인 저도, 일 해야 할 시간에 82쿡 너무 오래 들여다보면서 농땡이 부리면 안되니까 매일 스스로 평가를 해서 90점을 넘겨보려고 해요.
벌칙을 정할 때도 아이들과 함께 의논했고, 상을 정하는 것도 아이들과 조율 중입니다.
제 자신에게는 무슨 상을 주면 좋을까요?
키친토크 게시판이니
이쯤에서 음식 사진 조금 올리고요...
월요일마다 특가로 사먹을 수 있는 동네 펍의 닭날개 튀김
같은 펍에서 파는 코난군의 단골메뉴 모나리자 샌드위치
요즘 저희 가족은 외식을 무척 자주 해요.
바빠서이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정이 있거든요...
이건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사먹은 브리또
회원으로 가입한 빵집에서 생일이라며 공짜로 준 페스트리 :-)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가족의 생일이 몰려 있지만, 미역국은 못먹고 케익만 사다 먹었어요.
(참고: 마카롱은 10, 초는 1, 그래서 이것은 남편의 생일케익 :-)
둘리양의 생일은 컵케익을 구워서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끝!
왜냐하면...
저희 가족이 이사를 계획하고 있거든요.
지금 한창 짓고 있는 집입니다.
실평수가 한 100평 될거예요.
이 정도는 되어야 명왕성에서는 아~ 조금 숨쉴 틈이 있겠구나야... 하는 느낌입니다 :-)
다 지어지면 이런 모습이 될거래요.
명왕성에는 땅이 넓고 건축 기술이 부족하여 고층 아파트는 짓지 않습니다.
저희 동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5층을 넘어가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에서 아파트 분양 하듯이, 명왕성에서는 주택 건설을 분양합니다.
이런 건축 회사에서 미리 택지를 잘 조성해놓고, 주택의 메뉴를 정해두어요.
그러면 메뉴판을 보고, "이걸로 지어주세요" 하고 주문을 하는 방식입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듯, "봉골레 스파게티 하나 주세요. 그런데 새우는 빼고 주세요." 혹은 "마늘은 조금만 넣어주세요" 등등의 세부적인 주문을 집을 주문할 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한국에서 오실 손님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손님전용 침실과 욕실을 주문했구요, 온가족이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는 큰 서재를 추가 주문했어요.
새 집이 완공되면 집값을 치르고 입주를 해야 하니, 그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 하죠.
그게 또 상당히 힘든 프로젝트입니다.
우리집이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된 날이 오다니... ㅎㅎㅎ
이렇게 가증스럽도록 잘 치워놓고 사진을 찍어서 부동산 사이트에 올려둡니다.
그리고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온가족은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합니다 ㅠ.ㅠ
주인 없는 빈집에서 마음껏 둘러보라는 뜻이죠.
가끔 주말에는 오픈하우스 라고해서, 서너시간 동안 집을 비워놓고 나가면 우리집을 팔기로 전담한 중개인이 찾아오는 사람들을 안내하며 집을 보여주는 행사도 해요.
(오늘도 오후에 오픈하우스가 있어서 얼른 이 글을 마치고 도망가야 한답니다... ㅠ.ㅠ)
코로나19가 우리집 파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라 어떤 결과가 생길지도 아무도 모르는거죠.
그냥 팔자려니... 생각하려고 해요.
좋은 값에 팔리면 좋고...
기다려도 안팔리면 할 수 없고...
그냥 우리 모두, 손이나 자주 씻고,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고, 조용히 잘 기다려 보자구요.
모두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