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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막장에 막빵 (드라마 아님요)

| 조회수 : 13,788 | 추천수 : 6
작성일 : 2020-01-10 01:26:23

동지섣달 긴긴 밤 평안들 하신가요?

보름이라 그런지 쟁반같은 달이 걸렸습니다.

에~   저는 농한기고 하니 조금씩 '장' 비축에 들어갑니다.

다들 알고 계실테지만

일주일만에도 먹을 수 있는 초스피드 간단 장입니다.



작년 이맘때 담갔던 첫 막장인데 아주 맛있게 되었어요.

생*두* 된장, 소문난 맛집 된장 이것 저것 먹어봐도 영 입맛에 안찼는데

요거 아주 신세계였네요. 유레카!!




한달된 막장인데 보리밥할 때 현미쌀을 섞었더니 밥알이 덜 삭았군요.




지난해 담근 정월 된장과 적절히 섞어서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작년봄 실내에서 익어가는 장을 참 불안하게 지켜보았더랬는데..

그런데로 괜찮은 된장이 나왔어요.


자 그럼,

막장을 담가 볼까요?


재료  :  막장가루(메주가루 ok) 500그램, 보리쌀 200그램, 엿기름 50그램, 천일염 220그램

            고추가루 조금, 육수(다시마/표고/북어대가리.. 등)

 

1.  엿기름을 물에 불린후 가라앉혀 윗물만 받아 놓는다.


2.  질게 푹퍼진 보리밥을 한다. (아예 엿기름물을 섞어서 밥을 지어도 됨)


3.  보리밥을 한김 식힌후에 엿기름물을 붓고 막장가루를 넣어 고루 섞어준다.


4.  육수에 소금을 넣어 녹인 후 3. 에 섞는다.  육수량은 농도를 봐가면서 조절하세요.

     고루 섞어주면서 고춧가루도 적당량 넣는다.

    ( 저는 고추씨도 조금 넣고 집간장도 한 국자 넣어주었습니다.)


5.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킨다.


6.  어느정도 숙성되면 옮겨 담아 냉장보관한다.


싱거워서 시어지면 헛수고가 될터이니 혀가 오그라 들도록 세게 간을 하셔야합니다.

짠거는 나중에 콩물이라도 부어 조절이 가능하니까요.

숙성중 보리밥만 삭으면 바로 먹어도 됩니다.

정말 쉽고 빠르지 않나요?

날 풀리는 춘삼월 전까지 부지런히 만들어 둡니다.


어릴 적 겨울밤 컴컴한 골목길을 돌고 돌아 끊일 듯 이어지던

찹싸~알 또억 메미~일 무욱..    아득한 유년의 기억들이 주는 것 또한 행복입니다.

60, 70?년대를 추억하며 막걸리빵을 한솥 쪘어요.


막 생겼지만 맛은 보장해요.







집앞 천변에 징검다리.




돌고 돌아


걸림 없이


흐르는 저 강물처럼


살라 하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니네
    '20.1.10 8:51 AM

    글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겨울밤에 들렸던 찹쌀떡~메밀묵소리~~

  • 수니모
    '20.1.10 2:45 PM

    넘치도록 행복했던 유년의 기억이 제 삶의 에너자이져!
    고맙습니다 미니네님~

  • 2. 초록
    '20.1.10 9:53 AM

    저 술빵...우리엄마가 간식으로 한소쿠리 쪄서 면보덮어두면 그걸 삼남매가 놀면서 간식으로 먹었어요
    엄마 없으면 된장어쩌냐고 있을때 많이씩 가져다두라고하시는 엄마.....
    ㅠㅠ
    엄마생각이 나는 글이에요

    반전으로....엄마한테 전화해야겠어요^^

  • 수니모
    '20.1.10 3:25 PM

    시어머니 돌아가신 후 도전했던 첫 장에
    하얗게 핀 장꽃을 보고 망했다 낙심했던 바보시절이 있었어요.
    하다보니 살림도 장맛처럼 푸욱 익어 있는 시간이 또 오더라구요.

    퍼주고 퍼주어도 끊임없이 내어주는
    화수분같은 엄마의사랑 ㅠ

  • 3. 테디베어
    '20.1.10 10:29 AM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장이 맛있게 되었네요~
    수니모님 막장보니 막장이 막~담고 싶어집니다.^^
    막빵도 너무 맛있겠습니다.
    따뜻한 겨울 이야기 감사합니다^^

  • 수니모
    '20.1.10 3:40 PM

    금방해서 막장일까요? 아님 마구잡이로 해서리 막장일까 궁금하네요.
    저두 님처럼 주말집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태양을 온몸으로다 흡수하며..
    장항아리 옆에 지키고 앉아 매일을 들여다 보았었네요^^

  • 4. 넬라
    '20.1.10 10:52 AM

    막걸리빵..저도 엄마 생각나는..
    유난히 최근에 엄마 생각이 나는것 보니 제가 늙어가나봐요.
    어느새 거울엔 내가 기억하던 중년의 엄마 모습이 보이는게 참 신기해요. (엄마랑 하나도 안 닮았는데도요)
    막장 도전하고 싶은 그런 글 잘 보았습니다.

  • 수니모
    '20.1.10 4:15 PM

    엄마도 늙으셨네 했던 제가
    언제부턴가 엄마랑 동년배마냥 같은 모습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장년을 지나서는 그냥 다 같은 노인 ㅠ
    넬라님 감사합니다~

  • 5. 코스모스
    '20.1.10 11:22 AM

    막장 도전해 보고 싶네요.

    막생긴 막걸리빵!!!! 얼릉 집어서 한모금 꿀떡 하고 싶을 만큼 먹고싶네요.

    긴 겨울동안 편안히 잘 지내세요.

  • 수니모
    '20.1.10 4:31 PM

    옆에 계심 따끈하게 김 다시 올려 그중 잘빠진 애로 하나 드려볼텐데..
    님도 올 겨울 건강하게 지내세요.

  • 6. 찬미
    '20.1.10 1:37 PM

    며느리가 며느리 볼때까지
    된장.막장 .김장 을 담가주시는 시어머니께
    막빵이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솜씨가 ㅠ

    불떼서 팥삶고 아랫목에 이불덮어
    발효하는걸 귀찮아 않으시고
    겨울이면 대광주리 한소쿠리씩 만들어주시던
    울엄마 ᆢ저는 그솜씨를 못받아서 엄두가 안나네요

    수니모님의 솜씨가 바지런함이 참 부럽네요^^

  • 수니모
    '20.1.10 7:26 PM

    귀찮아도 팥앙금만 한번 넉넉히 만들어 놓으면 빵은 의외로 수월하니
    찬미님도 한 번 해보세요.
    다 게으른데 입으로 들어가는것만 바지런을 떱니다 제가ㅎ

  • 7. 따뜻한동행
    '20.1.10 2:00 PM

    막빵 레시피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너무 맛있게 보여요

  • 수니모
    '20.1.11 12:26 AM

    막빵은 맘대로 불러본 거였고.. 찐빵인거죠.

    우리밀가루 3컵, 소금 1작은술, 설탕 1/2컵을 먼저 섞은 후에
    생막걸리 1컵을 넣어 반죽해서 (질기는 식빵반죽 정도로) 랩씌워
    해드는 곳이나 따뜻한 곳에 두어 두배이상 부풀도록 발효시킵니다.
    반죽이 된 듯 하면 막걸리 조금 더 추가하고 설탕도 취향따라 조절합니다.

    크게 부풀어 오른 반죽을 가스를 빼주고 10 여분 그대로 둡니다.

    손에 밀가루를 바른 후 반죽을 적당량 떼어 팥앙금을 넣고 재빨리 오므려
    면보 깐 찜기에 밑으로 가도록 얹습니다. (커지니까 사이을 넉넉히 띄웁니다)
    다 마치면 나머지 면보를 반죽 위로 끌어 덮어준 후 뚜껑 덮어 20분간 찝니다.

    * 앙금 넣으면서 너무 주무르면 떡이 되기 쉬우니 재빨리 해치우세요.
    혹시 반죽이 남으면 냉장보관했다가 다시 쓰시면 됩니다.

    맛나게 해드세요~

  • 8. 살구색제라늄
    '20.1.10 2:20 PM

    막장 레시피 감사해요^^
    장만은 사먹거나 얻어먹는데 한번 담가볼래요

  • 수니모
    '20.1.11 12:36 AM

    왜 여태 이걸 안해봤을까 탄식(?)할 정도로
    보상이 되니까 함 해보세요 제라늄님^^

  • 9. 소사벌
    '20.1.10 5:08 PM

    막장 담아봐야겠어요!~

  • 수니모
    '20.1.11 12:43 AM

    뭐 메주 한말도 아니고..
    쬐끔이니까 크게 일벌일 것두 없답니다 ㅎ

  • 10. 씨페루스
    '20.1.12 11:10 AM - 삭제된댓글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어렸을적 외숙모가 해주신 술찐빵이네요.
    제가 해도 외숙모의 그맛이 나올까요?
    막장은 된장과 쓰임새가 같지요?
    된장찌개나 된장국에 넣으면 되나요?
    꼭 해보고싶어요.
    레시피 정말 감사합니다.

  • 수니모
    '20.1.12 10:12 PM

    아마도 그시절 여염집 공통 간식거리가 술빵이었나 봅니다.
    외숙모의 그맛은 아니어도 추억의 맛으로는 충분하답니다.

    저는 막장만으로 찌개를 하기도.. 또 된장과 섞어서도 찌개, 국 다 한답니다.
    원글엔 안썼는데, 보리밥은 죽이다 싶게 묽게 해야 더 빨리 삭는것 같았어요.
    항아리를 따뜻한 실내에 두면 자칫 상할 수 있으니 신경쓰시고요.
    저는 바깥 에어컨 실외기에 올려두고 숙성시켰어요 양이 많지않아서요.
    꼭 한번 해보세요 정말 맛있어요~

  • 11. 소년공원
    '20.1.13 11:23 PM

    작명 센스 대단해요!
    막장에 막빵 ㅎㅎㅎ

    막장은 제게는 재료구입부터 너무 고난이도라 슬쩍 넘어가고...
    막빵은 막걸리는 귀하지만 이스트로 발효해도 부푸는 것은 비슷할테니 틈날 때 한 번 만들어 먹어보겠습니다!

  • 수니모
    '20.1.15 12:03 AM

    방금 막인지 아무렇게나 막인지를 모르겠어요.
    명왕성엔 자태 고운 징빵이 있쟈나요 ^^
    다음 포스팅 기다리고 있어요 소년공원님~~

  • 12. 삼오공
    '20.1.21 9:55 PM

    마음이 따뜻...ㅎㅎ

  • 13. kris
    '20.2.18 1:14 PM

    재료준비완료
    오늘 막장 실천 해 봅니다^^~

  • 14. 주라임
    '20.3.29 5:20 PM - 삭제된댓글

    김치도 잘 못 하면서 무슨 용기가 났는지 수니모님 따라 막장을 담갔습니다.
    일단 모양은 수리모님 막장과 비슷하게 나왔어요.^^
    유리 김치통에 담아 해가 안들어 추운 베란다에 두었는데... 문득 어릴 때 할머니는 장항아리 뚜껑을 열고 해를 보던 생각이나서요. 이 막장은 해를 안 보이고 그대로 두어도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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