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눈물을 멈춘 리베카같은 양준일을 보고..

| 조회수 : 19,789 | 추천수 : 8
작성일 : 2019-12-14 04:06:46

그리움도 원망도 아름답게 남았다는 양준일의 리베카를 반복해서 듣습니다.

때에 맞게 피었다가 아름답게 사라지는 존재란,

자연에서도 인간사에서도 쉽지 않습니다.


우린 늘 너무 일찍 피었거나, 너무 늦게 피웁니다.



피었는데 겨울인..

그래서 쓸쓸한 이 꽃은

시대를 앞서간 양준일같고, 또 누구누구같고, 또 나와 같습니다.


누군들 시의적절하게 타이밍 타고,

누군들 제대로 인정받으며,

누군들 오해없이 순탄하게,

누군들 마음껏 재능을 펼치고 싶지 않았을까요


양준일의 슈가맨 무대를 반복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그의 노래와 파격적이였던 그의 퍼포먼스가 가슴을 두드리는 이유는

시대의 운을 빗겨 간 한 재능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감정이입에 있습니다.


어찌 한번 잘 해 볼 수도 있었던,

귀한 지난 젊은 나날의 도전과 좌절을 이제야 알아 보는 관객에겐

남의 일같지 않는 연민과 회한이 부채감과 디범벅되어

표정관리가 힘들어지는 그런 무대였지요.




그러나, 돌이켜 보니..

앞서간 가수의 무대에 대한 몰이해와  돌을 던진 관객에게 상처 받았던 그를

예전 활동을 담은 유투브를 통하여, 편견없이 평가하며,

다시 그를 불러 내게 한 어린 세대들의  열린 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귀하게 주어진 그런 부름에

준비되고 관리된 몸과 마음으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가능케한 양준일씨에게도 브라보~


두번째 기회에 박한 세상사

이제는 지겹게도 가늘고 길게 길게 사는 우리가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자신을 위해 두번째 판을 깔고

양준일 가수의 손가락 한 마디 한 마디 살아 있는 각처럼

그리고 그 잔망스런 토끼춤 스텝처럼

어찌 한번 해 봅시다




그 사이

기술 배우라던 세상 덕에

이젠 김치정도는 풋~끔이 되어 버린 우리가 아닙니까?





그리움도

원망도

아름답게 남았으니.

눈물을 멈추고..


나의 사랑

나 자식


둠칫둠칫~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poon
    '19.12.14 9:09 AM

    두둠칫~


    동양서림 간판이 얼마전 새것으로 바뀌었어요
    깔끔해 졌지만 뭔가 잃어 버린 허전함이...
    볼때 마다 군데 군데 녹슨 간판이 참 좋았는데
    말이죠...

  • 쑥과마눌
    '19.12.14 10:38 AM

    맞아요.
    초록색의 둥글둥글한 글자..참 정감있었는데 말이죠 ㅠㅠㅠ

  • 2. 테디베어
    '19.12.14 9:36 AM

    귀여운 대중소의 소?? 박스 피아노맨 예뻐요.
    때를 맞춰 꽃피우기가 제일 어려운 것같아요.
    그래도 화이팅!!! 외치며 늘 한결같이~~~

  • 쑥과마눌
    '19.12.14 10:39 AM

    소짜의 박스 피아노맨
    지가 쓰고 싶을 때 써야지,
    귀엽다고 씌우면 인상 씀요.

    우리에겐 오직 화이팅!뿐이요~~~

  • 3. 백만순이
    '19.12.14 10:45 AM

    나한테는 두번째 판조차 허락되지않는걸 눈치채고 아직 미련못버려 넘나 허망한 이시간에.....때마침 이때에........이런 글을 올려 날 울릴일이유?!

    그냥 오늘도 가진 기술이나 집구석에서 가다듬게요

  • 쑥과마눌
    '19.12.14 11:56 AM

    나한테 쓰는 글을 보고, 나처럼 느낀 그대 누규?
    님하..
    님은 기술의 레벨이 아니라, 달인의 레베르이므니다.
    털썩 ㅠㅠ

  • 백만순이
    '19.12.14 12:21 PM

    알아요....어차피 귀결은 '나때문'
    근데 자갸......가끔은 세상이, 시대가 넘 서운하드라구~



    no sibal......keep going(갱년기 갬성)

  • 4. 몽자
    '19.12.14 3:34 PM

    그래도 다시 들쳐 볼 수 있는, 시선에 아랑곳 없이 한껏 피어났던 시절이 있었음에,
    나혼자서만 두려워 하다 한껏 피어나야 할 때를 놓쳐버린 이는
    뒤늦은 아쉬움과 추억 마저도 살짝 슬픈 부러움이......

  • 쑥과마눌
    '19.12.16 5:33 AM

    아..이 글도 공감요
    피어났음에도 자각도 못하고 지나가버린 그 날도 있어요

  • 5. 라붕
    '19.12.14 4:30 PM

    내 기억속에 양준일오빠야는 더 똘기충만이였는데
    그 역시 꼬마라붕이에게도 꼰대기질이 있었나봅니다요.

    레베카가 아니라 리베카였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는...

  • 쑥과마눌
    '19.12.16 5:35 AM

    똘기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재능이 아니라눈..

    리베카 최근에 안 이 2222222

  • 6. Harmony
    '19.12.14 6:43 PM - 삭제된댓글

    양준일이라는 가수 있었는지도 모르다가
    요즘은 하루종이 양준일 노래를 듣네요.

    신 노동요

    Fantasy때문에 일도 즐겁고요
    올려주신 갬성 충만
    아드님의 박스피아노맨 보고 뒤로 넘어집니다~~~^^
    3번이죠?
    15년후
    아님 더 빠르면 몇년후가 기대됩니다.^^

  • 7. Harmony
    '19.12.14 6:44 PM

    양준일이라는 가수가
    있었는지도 모르다가
    요즘은 하루종일 양준일 노래를 듣네요.

    신 노동요 라는
    Fantasy때문에 일도 즐겁고,
    올려주신 갬성 충만
    아드님의 박스피아노맨 보고 뒤로 넘어집니다~~~^^
    3번이죠?
    15년후
    아님 더 빠르면 몇년후 기대 됩니다.^^

  • 쑥과마눌
    '19.12.16 5:36 AM

    이름은 기억안나도, 그 춤과 삘은 남아 있었더군요.
    우리 소짜 3번입니다.
    무대위에선 쫄아서 방구석 피아노맨으로 ㅋ

  • Harmony
    '19.12.22 2:57 AM

    그 춤과 삘을 보러 12월31일 팬미 갑니다.
    가시는 분 계시려나요? 오렌지머플러로 접선요~^^

  • 8. 행복나눔미소
    '19.12.14 10:55 PM

    꽃은 일찍 피거나 늦게 피지않아요.
    적당한 때가 되었기에 피었을 뿐이지요
    그 때를 선택한 것은 꽃의 운명 ㅠ

    이르거나 늦은 때를 선택한 꽃에게 시련이 다가오긴 하겠지만
    그 꽃을 보며 위로받는 사람이 있지요.

    어제 부산역에서 철쭉과 장미를 보았어요


    미소의 아무말대잔치^^

  • 쑥과마눌
    '19.12.16 5:37 AM

    공감이요.

    피었더니 겨울인데, 그렇다고 피다 말리?
    눈비야~내려라~난 내 운명대로 맞으면서도 핀다.
    이 말이시!

  • 9. 풀잎처럼서다
    '19.12.15 7:55 AM

    제가 하려면 말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셨습니다^^
    마음으로 쓰신 글 감사합니다~

  • 쑥과마눌
    '19.12.16 5:38 AM

    풀잎처럼 서다..라는 아이디가 너무나 좋네요.
    저도 감사합니다.

  • 10. 초록
    '19.12.16 2:00 PM

    지난간것이 좋으면 늙는거라지만
    당최 몇곡빼고는 요즘 노래는 알아듣지도못하니..ㅋㅋ

    노래는 핑계요 그시절이 그리운가봅니다....

  • 쑥과마눌
    '19.12.18 5:33 AM

    저는 평생 노래가사를 알아듣는데 힘이 드는 사람이랍니다.
    심지어 송대관 노래도 가사를 못 알아들어요 ㅠㅠㅠ

    핑게면 어떤가요..그리우면 그리워하믄 그만인것을요

  • 11. 오로라리
    '19.12.16 4:13 PM

    양준일 팬이예요~~~글 잘읽었습니다 모두 시인들같아요

  • 쑥과마눌
    '19.12.18 5:33 AM

    맞아요.
    자게에 올라 온 숱한 소감문에 감동했어요 ㅠ

  • 12. Iris81
    '19.12.17 2:44 AM

    김치와 양준일이 이렇게 또 어울리게 글이 올라오는 게시판 클라스...커커두루두~~

  • 쑥과마눌
    '19.12.18 5:34 AM

    기술 배우라 해서 배운 김치유~~
    안 어울릴리가...ㅋ

  • 13. 소년공원
    '19.12.19 10:04 PM

    바빠서 뒤쳐져 있다가 올 겨울 방학 동안에 따라잡아야겠다고 결심한 두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펭수와 양준일
    ㅋㅋㅋ
    인터넷 보면 다들 펭수랑 양준일 이야기로 난리난리...
    이지만 저는 아는 게 없어서 묵묵...

    저 김치, 라면과 함께 먹으면 천상의 궁합일 것 같아요.

    대중소 삼형제와 함께 매일 개그콘서트 촬영하실 것만 같은 쑥과마눌 님,
    메리 크리스마스~~

  • 쑥과마눌
    '19.12.21 10:13 AM

    소년공원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조만간 겨울방학 특집으로 다시 오실 것을 알기에...기다림요

  • 14. 크리스티나7
    '19.12.21 8:51 PM

    시대를 앞서간 사람은 정말 너무 많죠. 다시 지금이라도 재조명되어 너무 다행이구요.
    좋은 착한 사람들이 위로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 쑥과마눌
    '19.12.22 11:54 AM

    따뜻한 글에 행복하네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 15. aloka
    '19.12.21 11:49 PM

    무대를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참 착잡해졌는데 이런 이유때문이었군요
    -남의 일같지 않는 연민과 회한이 부채감과 디범벅되어-

  • 쑥과마눌
    '19.12.22 11:53 AM

    그 복잡한 마음을 어찌 다 표현하리오 ㅠㅠ

  • 16. 시간여행
    '20.1.4 11:49 AM

    저도 쑥과마눌님 글보고 양준일 검색해서 봤는데
    와우 유툽 열개도 넘게 봤네요 ㅋㅋㅋ
    선한 인상과 타고난 끼의 조합이 매력이네요~ 흥하길 바랍니다~~

  • 쑥과마눌
    '20.1.7 5:19 AM

    맞아요. 한번만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도록..
    오래오래 되새길 스타로 흥하길 바랍니다.

  • 17. 다람맘
    '20.1.5 11:15 AM

    82죽순이인데 맨날 자게만 보느라 이 글 지금에서야 봤어요.
    제가 양준일 무대를 보면서 울컥한 이유가 이거였군요..
    저도 잘 몰랐던 제 맘을 너무 콕 찝어주셨어요. 댓글들도 참 좋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쑥과마눌
    '20.1.7 5:20 AM

    자게가 82의 하일라이트 맞아요.
    저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18. 솔이엄마
    '20.1.6 9:45 PM

    일단 제목이 예술입니다.
    믿고 보는 쑥과마눌님의 글과 사진.
    오늘도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이네요.
    재미와 감동, 늘 감사해요!!!

  • 쑥과마눌
    '20.1.7 5:21 AM

    넵. 솔이엄마님 감사해요.
    올해도 솔이엄마님과 함께 씩씩하게 다만 화이팅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133 겨울왕국-아이슬란드 여행 50 시간여행 2020.01.04 12,757 6
40132 어제 오늘 내일 37 고고 2020.01.02 14,723 9
40131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엣헴~ 크루즈 여행에 대해 말씀드리겠.. 56 소년공원 2020.01.01 16,181 8
40130 2019년을 보내며 46 솔이엄마 2019.12.31 12,655 12
40129 종무식 33 테디베어 2019.12.31 9,850 8
40128 세 가정의 송년 디너 상차림 20 에스더 2019.12.29 15,500 7
40127 다짐육과 함께 하는 아저씨의 추억팔이입니다. 29 Mattari 2019.12.29 10,804 11
40126 ,, 19 수니모 2019.12.23 10,718 4
40125 영국여행 이야기^^ 52 시간여행 2019.12.21 16,424 6
40124 불멍~~~해보고 싶은 요즈음 17 주니엄마 2019.12.16 13,796 6
40123 눈물을 멈춘 리베카같은 양준일을 보고.. 37 쑥과마눌 2019.12.14 19,789 8
40122 아저씨에게 김장이란? 30 Mattari 2019.12.12 12,972 6
40121 시트콤은 아닙니다만 49 백만순이 2019.12.11 14,944 10
40120 118차 봉사후기) 2019년 11월 함께하는 김장 그리고 생굴.. 28 행복나눔미소 2019.12.10 7,963 6
40119 괜시리 맛 보았어요 12 이호례 2019.12.04 11,261 2
40118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feat.완용의 처가 기가 막혀) 56 쑥과마눌 2019.12.01 12,078 16
40117 다래미 6 이호례 2019.11.30 7,184 3
40116 물김치? 3 이호례 2019.11.29 8,124 2
40115 먹고 놀고 14 뽀롱이 2019.11.27 12,294 4
40114 잘 익은 멸치젓~ 여행 28 테디베어 2019.11.25 11,494 5
40113 늙은 호박전 13 개굴굴 2019.11.25 14,830 3
40112 가을 마무리 32 백만순이 2019.11.20 15,650 5
40111 어머, 이게 어떻게 된 거냐하면요..... 15 윤양 2019.11.19 16,725 3
40110 장 보러 갑시다. 39 고고 2019.11.18 12,489 8
40109 산지재료와 솔이엄마의 부지런함이 만났을때 28 솔이엄마 2019.11.18 16,768 6
40108 동그랑땡 좀 만들줄 아는 아저씨입니다. 63 Mattari 2019.11.17 13,989 10
40107 야~~~호 성공이다 12 이호례 2019.11.16 8,981 3
40106 게으름이 빚어낸 부지런함: 코난군의 오늘 도시락 35 소년공원 2019.11.15 12,76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