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2 보다 더 중요하다는 바로 그 공식이지요.
자스민님 소식을 들은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제일 처음 든 생각이 ‘아참, 자스민님 돌아가셨지.’ 였어요.
얼굴 한번 뵌적 없는 분인데 마치 피붙이를 잃은 양 내내 마음이 쓰입니다.
82가 저에게 친정이라면 자스민님은 그중에 친정엄마격인 분중에 하나이셨지요 저는 자스민님과의 특별한 일화가 있습니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제가 첫째를 임신했을때 자스민님께서 음식을 보내주신적이 있어요.
키톡에 댓글과 몇 번 쪽지 주고 받은 인연이 전부였는데
낯선 곳에서 입덧으로 고생하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위해
불고기, 총각김치 지짐과 다른 반찬들이 빼곡히 들어있었어요.
(지금도 그때 그 반찬통 하나를 가지고 있어요)
마침 신간 이었던 새책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막상 그 음식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앗싸라비야 이제 왠 횡재냐! 하고 맛있게 먹고 키톡에 인증 포스팅을 남겼는데
자스민님께 다시 연락이 왔어요.
‘당신이 음식을 보내준 것을 알면 고독님도 내 안티들한테 욕먹는다고 사진 내리는게 어떠냐고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짐작이 갔어요.
미국으로 이사와서도 자스민님과의 인연을 계속 되었죠.
본격적으로 부엌이 풀 가동되기 시작했고
그때는 자스민님 블로그가 교과서였습니다.
댓글과 대댓글을 주고 받으며 제가 자스민님께 받은 인상은
호의는 있으나 과하지 않고 딱 필요한 말씀만 하시는 스타일이었어요.
마치 별로 안 친하다 혹은 차갑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딱 도와주는 직장 선배 같은 느낌?
무엇보다 가식이 전혀 없고
힘들면 힘들다.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 마치 스크린너머로 투덜거림이 전해오는 듯 하기도 했어요. .
자스민님 부고를 듣고 그분 블로그에 다시 들어가서 올리신 글들을 하나하나 넘겨보았는데
‘방대하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정도로 올리신 글이 많았고
그 중에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제 것이 되어버린 레시피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블로그글을 보는데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블로그 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
사람들이 언제들 찾아보고 마치 오늘 아침 밥상이었던 것 처럼 그분을 생생히 느낄수가 있는데
막상 그 주인은 가고 없다니. 무언가를 꾸준히 하시는 분들 그게 무엇이든 정말 존경합니다.
자스민님은 새로운 음식 시도도 많이 하시는 편이었어요.
(자스민님 블로그를 통해서 접한 음식들 이름을 실제 미국에 와서 발견하고 아는 체를 했던적도 있어요.)
그중에서 카우팟크라우(태국식 볶음밥)를 소개합니다.
간 고기(저는 주로 돼지고기로 하는데 다른 고기로 하셔도 됩니다.
이 소스 두개가 필요해요.
칠리 갈릭소스-엄청 매워요. 개운하게 매운 맛. 피시소스 (없으면 액젓 쓰시면 됩니다. )
기름에 향채를 볶다가 고기를 볶다가 고기가 반쯤 익었을때 소스를 넣으면 되는데요.
어짜피 맵고 짭짤한 맛으로 먹는지라 소스는 취향껏 넣으시면 됩니다. (대략 칠리갈릭:피시소스:간장 = 1.5~2 : 1 : 1 ).
여기에 계란 후라이 반숙과 생오이를 곁들여 먹어요
맵고 짭쪼름한 고기와 오이 그리고 계란 이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립니다. 소식듣고 오랫만에 만들어봤어요.
남편에게도 이런분이 돌아가셨다라고 설명을 해준후
수저를 들기 전에 같이 잠깐 묵념을 했어요.
Thank you, Jasmine. Thank you for sharing your experience and knowledge. It meant a lot.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셔서 고마웠습니다.) 하고 말이지요.
저는 아마도 한동안은 그분의 블로그를 더 자주 들락날락 할것 같아요.
자스민님이 새벽에 일어나서 동동거리며 밥을 해서 두 아이들을 키우신 그 레시피 그 정성으로
저도 제 두 아이들을 키우게 되겠죠?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도 키톡에 글을 더 자주 올리겠습니다.